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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용문산 여행 - 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용문산 여행 - 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2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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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그렇게 기운이 빠진 상태로 전철을 타서 가고 있는데, 단체 채팅방에선 전혀 다른 희망의 기운이 샘솟고 있었다. 일찍 서두른 아이들은 10시에 모이기로 했음에도 무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있었으니 말이다. 보통 20분 정도 일찍 오는 경우는 봤어도, 무려 1시간이나 일찍 오는 경우는 처음 봤다. 그런 상황이니 바스러진 마음은 그 아이들의 채팅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붙어가고 있었다.

 

 

아이들의 카톡은 싱그러움이었다. 살아 있는 생명들의 환호성 같은 느낌.

 

 

 

슬펐다가 기뻤다가 엉덩이에 뿔난 사연

 

왕십리역 중앙선 승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950분이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광경을 보고야 말았다. 평소에 늦던 아이들이 이미 와 있었으니 말이다. 보통 여행을 갈 땐 아침마다 신경전이 벌어지곤 했다. 늦던 아이들은 여전히 늦고 제 시간에 나오는 아이들은 제 시간에 나오니, 제 시간에 맞춰 나온 아이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그러니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부터 서로의 감정은 상하고, 그에 따라 내 기분도 안 좋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됐으니, 이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재밌던 점은 이날은 1명만 지각을 했는데, 이 아이는 평소에 지각을 하지 않던 아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이날은 특이하게도 늦던 학생들이 일찍 오고, 일찍 오던 학생이 늦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니, 금방까지 전화 통화를 하며 안 좋았던 기분이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보통 엄마들이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자신의 감정이 죽 끓듯 한다던데, 나 또한 학생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이토록 감정의 동요가 있었던 것이다.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그래도 함께 할 수 있음이 정말 좋다. 

 

 

 

경의중앙선은 경춘선과 다르다

 

경춘선은 전철을 타고 가다 보면, 서서히 사람이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더욱이 가평을 지나고 나면 사람이 급속도로 줄어들어 거의 텅텅 비게 된다. 더욱이 상봉역이 종점이다 보니, 조금만 서두른다면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고, 처음에 못 앉더라도 조금 지나면 앉게 된다.

하지만 경의중앙선은 그렇지 않았다. 141227일에 용산과 공덕 구간이 직결되면서 경의선과 중앙선이라는 다른 노선이 하나의 노선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중앙선을 왕십리나 용산에서 타더라도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실제로 우리가 왕십리에서 탔을 때도 사람들은 정말로 많아서 우린 앉아서 갈 수가 없었고, 중간 중간 자리가 나더라도 앉을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노인분들이 많이 타다 보니, 그분들에게 양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춘선처럼 조금만 더 가면 자리가 나겠거니 하고 기대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노선은 특이하게도 용문까지 가는 동안 사람이 그렇게 확 빠져 나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종점까지 거의 만차인 상태로 달렸으니 말이다.

 

 

종점이 코 앞인데,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게 웬 일이라니?

 

 

당연히 그런 상황을 보면서 멘붕에 빠졌다. 이 노선 자체가 원래 용문이나 양평에 사는 사람이 많아서 그곳까지 늘 사람이 꽉 찬 상태로 가는 것인지, 오늘만 특이하게 사람이 많았던 것인지 처음 타는 것이라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곧 그 이유를 알게 됐다. 그 이유는 다음 후기에 쓰도록 하겠다.

 

 

종점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렸다. 세상에~

 

 

드디어 우리가 목표로 하던 용문역에 도착했다. 이곳은 중앙선 기차역이자, 경의중앙선 전철역이 함께 지나는 곳이다 보니, 꽤 규모가 크더라. 여기서부터 단재학교 2학기의 본격적인 여행은 시작된다.

우린 배가 고팠기에 역 근처의 식당을 찾아야 했다. 이제 배를 먼저 채우러 갑시다. 렛츠~ !

 

 

용문이란 이름에 맞게 역도 아주 멋지다.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갑시다.

 

 

인용

목차

사진

1. 계획대로 안 되니까 여행이다

2. 여행에 들이닥친 두 가지 변수

3.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느낀 교사의 숙명

4. 슬펐다 기뻤다 왔다갔다

5. 용문 5일장

6. 중원폭포에서 놀다

7. 먼저 자리를 뜬 선배들의 사연

8. 무의미 속에 의미가 있다

9. 잘 먹는 게 중요하다

10. 잘 먹는 것만큼이나 잘 치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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