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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 - 가수재전(賈秀才傳) 본문

한문놀이터/인물

김려 - 가수재전(賈秀才傳)

건방진방랑자 2019. 2. 2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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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장수 가수재 이야기

가수재전(賈秀才傳)

 

김려(金鑢)

 

 

가수재의 특징과 그런 이름으로 불리게 된 내역

賈秀才, 不知何許人. 常來往赤城淸源寺, 賣乾魚爲業. 長八尺餘, 辮髮貌甚黑. 人或問其姓, : “我姓, 玄黃.” 問者絶倒. 強之, : “我賈也, 姓賈也.” 故一寺中皆呼云.

每晨起, 擔乾魚赴遠近. 虛日得銅錢五十, 沽酒飮, 平生未嘗啖飯也.

 

진흙에 발이 빠졌지만 태연하게 유생 곁에서 잠을 자다

寺在縣南僻凈, 縣中諸生, 僦山房讀書. 一日天大雪新霽, 足淋漓陷泥濘中. 直上坐諸生間, 諸生怒叱之. 睨曰: “爾威過秦始皇, 我賈不及呂不韋, 怕也怕也.” 遂倒卧齁. 諸生益怒, 使僧牽出之, 堅不可扛.

翌日, 聞佛殿上, 有人讀李白遠別離, 音甚瀏亮. 諸生往視之, . 諸生始恠之, 賈能詩乎?” : “.” “能筆乎?” : “諸生給筆札使賦. 就硯池上狂磨墨, 左手蘸禿毫, 向紙背亂草如飛. 題曰: “靑山好綠水好, 綠水靑山十里道. 賣魚沽酒歸去來, 百年長在山中老.” 擲筆笑吃吃不止, 字畫似孤山黃耆老. 諸生始敬重之, 復請, 輒怒詬, 終不肯.

 

복어와 가수재

嘗大醉, 持鰒魚, 供如來佛卓上, 合掌禮拜. 諸僧驚逐之, 賈曰: “爾不讀佛經, 經道如來啖鰒魚.” 僧曰: “在甚經?” : “菩提經, 我能誦.” 輒向佛卓下跏跌坐, 說道. “如是我聞, 一時佛在西洋海中, 爾時如來向大衆中, 啖婆娑國獻大鰒魚. 佛於頂上, 放千萬丈無畏光明, 惟時比丘及諸大衆拜佛頂禮, 欽聽慈旨, 佛告大衆, ‘惟是鰒魚居大海中, 飮淸凈水, 喫淸凈土, 是爲如來無上妙味.’” 聞者皆大笑, 住寺凡一年餘去.

 

만나고 싶었으나 만나지 못하다

異矣夫, 秀才之爲人也. 抱奇偉之才, 負卓犖之志, 何爲是猖狂自恣, 使人愰然莫知其端倪也. 殆古所謂隱君子流耶. 駒城叔訪余廬陵, 道其事甚詳. 余欲往見之, 及至寺, 去已三日矣. 藫庭遺藁卷之九

 

 

 

 

 

 

해석

 

가수재의 특징과 그런 이름으로 불리게 된 내역

 

賈秀才, 不知何許人.

가수재는 어떠한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常來往赤城淸源寺, 賣乾魚爲業.

항상 적성현 청원사에 왕래하며 건어물을 파는 일을 했다.

 

長八尺餘, 辮髮貌甚黑.

키는 8척쯤이었고 땋은 머리는 몹시도 새까맸다.

 

人或問其姓, : “我姓, 玄黃.”

사람들이 간혹 성을 물으면, 가수재는 말했다. “저는 성이 이고 이름은 이며, 자는 玄黃이라오.”

 

問者絶倒.

묻는 사람들이 포복절도했다.

 

強之, : “我賈也, 姓賈也.”

억지로 더 물으면, 가수재는 말했다. “저는 장사하는 사람으로, 성이 (원랜 로 읽어야 함)입니다.”

 

故一寺中皆呼云.

절에선 모두 가수재라고 불렀다.

 

每晨起, 擔乾魚赴遠近.

매일 새벽에 일어나 건어물을 매고서 머나 가까우나 다녔다.

 

虛日得銅錢五十, 沽酒飮,

하루 종일 동전 50전을 얻으면 술을 사서 마시고는,

 

平生未嘗啖飯也.

평생 일찍이 밥을 먹진 않았다.

 

 

 

진흙에 발이 빠졌지만 태연하게 유생 곁에서 잠을 자다

 

寺在縣南僻凈, 縣中諸生, 僦山房讀書.

청원사는 적성현 남쪽의 벽정처(僻淨處)에 있었으니, 현의 유생들은 선방을 빌려 공부를 했다.

 

一日天大雪新霽, 足淋漓陷泥濘中.

하루는 큰 눈이 오다 그쳤고 가수재의 발이 진창에 빠져 흠뻑 젖었는데

 

直上坐諸生間, 諸生怒叱之.

곧바로 유생들 사이에 앉으니 유생들이 그에게 화를 냈다.

 

睨曰:

그러자 가수재가 노려보며 말했다.

 

爾威過秦始皇, 我賈不及呂不韋, 怕也怕也.”

그대들의 위엄이 진시황을 넘어서는데 나는 여불위에 미치질 못하니 무섭고도 무섭네.”

 

遂倒卧齁.

쓰러져 코를 골며 자버렸다.

 

諸生益怒, 使僧牽出之, 堅不可扛.

유생들이 더욱 화를 내며 스님에게 끌고 나가도록 했는데 눌러 붙었는지 들 수가 없었다.

 

 

호방하게 글을 지어 주위를 놀래키다

 

翌日, 聞佛殿上, 有人讀李白遠別離,

다음날에 들어보니 불상에서 어떤 사람이 이백의 아득한 이별이란 시를 읽고 있으니,

 

音甚瀏亮.

소리가 매우 맑고 밝았다.

 

諸生往視之, .

유생들이 가서 보니 곧 가수재였다.

 

諸生始恠之, 賈能詩乎?”

유생들이 처음으로 그것을 괴이하게 여겨 물었다. “당신은 시를 읽을 수 있습니까?”

 

: “.”

그렇다고 대답했다.

 

能筆乎?” : “

쓸 수는 있습니까?”라고 물으니,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諸生給筆札使賦.

그러자 유생들이 붓과 종이를 가져다주고 짓게 했다.

 

就硯池上狂磨墨,

가수재는 벼루 곁에 나아가 미친 듯이 먹을 갈고

 

左手蘸禿毫, 向紙背亂草如飛.

왼손으로 뭉뚱한 붓을 담그고 종이 뒷면에 어지러이 써재끼니 그 모습이 비상하는 것 같았다.

 

題曰: “靑山好綠水好, 綠水靑山十里道. 賣魚沽酒歸去來, 百年長在山中老.”

 

靑山好綠水好

청산도 좋고 푸른 물도 좋다.

綠水靑山十里道

녹수청산 삼리 길에

賣魚沽酒歸去來

물고기 팔아 술을 사서 돌아오나니,

百年長在山中老

100년에 길이길이 산속에서 늙으리.

 

 

擲筆笑吃吃不止, 字畫似孤山黃耆老.

붓을 던지고 껄껄 웃는 것이 그치질 않았고 글씨는 고산 황기로와 비슷했다.

 

諸生始敬重之, 復請,

유생들이 비로소 그를 존경하고서 다시 짓길 청하자

 

輒怒詬, 終不肯.

갑자기 화내고 꾸짖더니, 끝내 짓질 않았다.

 

 

 

복어와 가수재

 

嘗大醉, 持鰒魚, 供如來佛卓上, 合掌禮拜.

하루는 만취해서 복어를 가지고 여래불의 탁자 위에 바치며 합장하며 예배했다.

 

諸僧驚逐之, 賈曰:

그러자 모든 스님들이 놀라 그를 쫓아내려 하니, 가수재가 말했다.

 

爾不讀佛經, 經道如來啖鰒魚.”

당신들은 불경을 읽지 않았구려. 불경에 여래께서도 복어를 드셨다고 말합디다.”

 

僧曰: “在甚經?”

스님이 어떤 불경에 있단 말인가?”라고 말하니,

 

: “菩提經, 我能誦.”

가수재는 보리경에 있으니, 나는 암송할 수 있소.”라고 말했다.

 

輒向佛卓下跏跌坐, 說道.

갑자기 부처의 탁자 아래 가부좌를 틀고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如是我聞, 一時佛在西洋海中,

이와 같이 내가 들었으니, 한 때에 부처님이 서해의 한 가운데 계셔,

 

爾時如來向大衆中, 啖婆娑國獻大鰒魚.

이때에 여래께서 대중 속에서 파사국이 헌납한 복어를 드셨다.

 

佛於頂上, 放千萬丈無畏光明,

그러자 부처님의 정수리에서 천만 줄기의 빛줄기가 나오니,

 

惟時比丘及諸大衆拜佛頂禮, 欽聽慈旨,

이때에 비구니와 대중들이 부처님께 이마를 받치는 예로 절하고, 공경히 사랑하는 뜻을 들었다.

 

佛告大衆, ‘惟是鰒魚居大海中,

그러자 부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이 복어는 큰 바다에 살아

 

飮淸凈水, 喫淸凈土,

맑디맑은 물을 마시고 맑디맑은 흙을 먹으니,

 

是爲如來無上妙味.’”

이것이 여래의 더 이상 뛰어날 게 없는 묘미로다.’”

 

聞者皆大笑, 住寺凡一年餘去.

듣는 스님들이 모두 기뻐했다. 가수재는 절에서 1년 여를 살다가 떠났다.

 

 

 

만나고 싶었으나 만나지 못하다

 

異矣夫, 秀才之爲人也.

기이하구나, 가수재의 인물됨이여.

 

抱奇偉之才, 負卓犖之志,

기이하고 위대한 재주를 지녔고 우뚝하고 탁월한 뜻을 지녔으면서도

 

何爲是猖狂自恣,

어째서 이렇게 미친 듯이 행동하여

 

使人愰然莫知其端倪也.

사람들에게 황홀하게 처음과 끝을 알지 못하게 했나.

 

殆古所謂隱君子流耶.

아마도 예전부터 말해진 은둔 군자의 무리일 것이다.

 

駒城叔訪余廬陵, 道其事甚詳.

구성의 정 아재께서 나의 허름한 집에 방문하여 이 일을 말해줬는데 심히 자세했다.

 

余欲往見之, 及至寺, 去已三日矣. 藫庭遺藁卷之九

내가 가서 뵙고자 하여 절에 도착했는데 이미 떠난 지 3일째였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문학통사

14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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