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원의 지조를 용납하지 못한 세상에게
조굴원부(弔屈原賦)
가의(賈誼)
迂齋云: “誼謫長沙, 不得意, 投書弔屈原而因以自諭. 然譏議時人, 太分明, 其才甚高, 其志甚大, 而量亦狹矣.”
○ 誼弔屈原而惜其不早去, 善矣. 然己之傅長沙傅ㆍ梁, 可以遠讒毁而安之以俟矣. 未幾, 自傷以死, 曷不以其所以惜屈原者, 自廣哉. 然誼之文, 當爲西漢第一.
인재를 괴롭히는 세상에 대해
恭承嘉惠兮, 竢罪長沙. 仄聞屈原兮, 自湛汨羅. 造托湘流兮, 敬弔先生. 遭世罔極兮, 迺殞厥身. 烏虖哀哉兮, 逢時不祥. 鸞鳳伏竄兮, 鴟鴞翶翔. 闒茸尊顯兮, 讒諛得志. 賢聖逆曳兮, 方正倒植. 謂隨夷溷兮, 謂跖ㆍ蹻廉. 莫邪爲鈍兮, 鉛刀爲銛. 于嗟黙黙, 生之亡故兮. 斡棄周鼎, 寶康瓠兮. 騰駕罷牛, 驂蹇驢兮. 驥垂兩耳, 服鹽車兮. 章甫薦屨, 漸不可久兮. 嗟苦先生, 獨離此咎兮.
굴원을 품지 못한 세상에게
誶曰: “已矣, 國其莫吾知兮. 予獨壹鬱其誰語. 鳳縹縹其高逝兮, 夫固自引而遠去. 襲九淵之神龍兮, 沕淵潛以自珍. 偭蟂獺以隱處兮, 夫豈從蝦與蛭螾. 所貴聖之神德兮, 遠濁世而自臧. 使麒麟可係而覊兮, 豈云異夫犬羊. 般紛紛其離此郵兮. 亦夫子之故也. 歷九州而相其君兮. 何必懷此都也. 鳳凰翔于千仞兮, 覽德輝而下之. 見細德之險微兮. 遙增擊而去之. 彼尋常之汙瀆兮, 豈容呑舟之魚. 橫江湖之鱣鯨兮, 固將制於螻螘.”
해석
迂齋云: “誼謫長沙,
우재가 말했다. “가의가 장사왕태부(長沙王太傅)로 좌천되어
不得意, 投書弔屈原而因以自諭.
뜻을 얻지 못하자 글을 멱라수에 던지고 굴원을 조문하여 이 일로 스스로를 비유했다.
然譏議時人, 太分明,
그러나 당시 사람들을 비난하고 의론한 것이 매우 분명하니,
其才甚高, 其志甚大, 而量亦狹矣.”
그 재주는 심히 높고 그 뜻은 매우 크더라도 역량은 또한 협소했다.
○ 誼弔屈原而惜其不早去, 善矣.
가의는 굴원을 조문했고 일찍 떠나지 않았음을 애석해했으니 좋구나.
然己之傅長沙傅ㆍ梁, 可以遠讒毁而安之以俟矣.
그러나 이미 자기가 장사왕의 스승이 되고 양왕의 스승이 되었으면 참소와 비방을 멀리하여 편안히 기다릴 수 있다.
未幾, 自傷以死, 曷不以其所以惜屈原者, 自廣哉.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속상해하다가 죽었으니 어찌 굴원을 애석하게 여긴 까닭으로 스스로를 넓히지 못했던가.
然誼之文, 當爲西漢第一.
그렇다 해도 가의의 문장은 마땅히 서한(西漢)에서 제일인 것이다.
인재를 괴롭히는 세상에 대해
恭承嘉惠兮, 竢罪長沙.
아름다운 은혜를 공손히 받들어 장사(長沙)에서 죄 받길 기다려야 하리.
仄聞屈原兮, 自湛汨羅.
곁에서 굴원의 이야기를 들음이여, 스스로 멱라수에 빠졌다 하네.
造托湘流兮, 敬弔先生.
나아가 소상강에 의탁하여 공경히 선생을 조문하도다.
遭世罔極兮, 迺殞厥身.
세상에 끝없음을 만남이여 이에 그 몸을 던졌구나.
烏虖哀哉兮! 逢時不祥.
아! 슬프도다. 상서롭지 못함을 만났도다.
鸞鳳伏竄兮, 鴟鴞翶翔.
난새와 봉황이 숨음이여 솔개와 올빼미가 날아다니도다.
闒茸尊顯兮, 讒諛得志.
못난이들이 존귀해지고 현달해짐이여 아첨꾼들이 뜻을 얻으며
賢聖逆曳兮, 方正倒植.
현인과 성인이 거꾸로 끌려 다니고 바른 이들이 뒤집혀 세워졌구나.
변수(卞隨)와 백이(伯夷)를 혼탁하다 하고 도적인 도척(盜跖)과 장교(莊蹻)를 청렴하다 하며
莫邪爲鈍兮, 鉛刀爲銛.
명검 막야검을 무디다 하고 납칼을 날카롭다 하도다.
于嗟黙黙, 生之亡故兮.
아! 묵묵히 선생의 연고도 없었음이여.
斡棄周鼎, 寶康瓠兮.
주나라의 솥을 굴려버리고 강호(康瓠)를 보물로 여기는구나.
騰駕罷牛, 驂蹇驢兮.
힘들어하는 소에 멍에 매어 타고 절뚝이는 나귀를 참마로 삼으니,
천리마는 두 귀를 늘어뜨리고 소금 수레에 멍에 매여졌도다【염거(鹽車): 현재(賢才)가 세상에 제대로 쓰이지 못한 채 매몰되어 곤경에 처한 것을 말한다. 옛날 천리마(千里馬)가 소금 수레(鹽車)를 끌고 태항산(太行山)을 올라가다가 더 이상 못 가고 쓰러졌는데, 백락(伯樂)이 이 말을 알아보고는 통곡을 하며 옷을 벗어 덮어 주자, 천리마가 백락을 쳐다보며 슬프게 울었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다. 『전국책(戰國策)』 「초책(楚策)」 4】.
章甫薦屨, 漸不可久兮.
장보관을 신에 까니 점점 오래 버틸 수 없었구나.
嗟苦先生, 獨離此咎兮.
아! 괴로운 선생이여 이 허물에 걸렸구나.
굴원을 품지 못한 세상에게
誶曰: “已矣,
정리하며 말하겠다. “그만두자.
國其莫吾知兮. 予獨壹鬱其誰語.
나라에 나를 아는 이가 없으니 내가 홀로 한결같은 답답함을 누구와 말하랴.
鳳縹縹其高逝兮, 夫固自引而遠去.
봉황새 훨훨 높이 날아갔으니 진실로 스스로 이끌어 멀리 떠났구나.
襲九淵之神龍兮, 沕淵潛以自珍.
구룡에 숨어 있는 신룡이여 아득한 연못에 잠겨 스스로 보배로 여겨라.
偭蟂獺以隱處兮, 夫豈從蝦與蛭螾.
교달(蟂獺)과 수달을 피하고 은둔하여 거처하니 어찌 새우와 거머리와 지렁이를 따르겠는가.
所貴聖之神德兮, 遠濁世而自臧.
성인의 신묘한 덕을 귀중히 여기니 혼탁한 세상을 멀리하고 스스로 감춤이로다.
使麒麟可係而覊兮, 豈云異夫犬羊.
가령 기린을 얽어매어 묶어두면 어찌 개와 양과 다르겠는가.
般紛紛其離此郵兮, 亦夫子之故也.
어지럽고 어지럽게 이 허물에 걸림이여 또한 부자의 잘못이로다.
歷九州而相其君兮. 何必懷此都也.
구주를 지나 임금을 보니 어떻게 반드시 이 도읍지를 품겠는가.
鳳凰翔于千仞兮, 覽德輝而下之.
봉황이 천인을 날다가 덕이 빛나는 곳을 보고 내려앉고
見細德之險微兮. 遙增擊而去之.
자잘한 덕의 험하고 미세함을 보고 아득히 날갯짓을 더하고 떠나도다.
彼尋常之汙瀆兮, 豈容呑舟之魚.
저 보통의 작은 도랑이여 어찌 배를 삼킬 만한 물고기를 용납하겠는가.
橫江湖之鱣鯨兮, 固將制於螻螘.”
강호를 가로지르는 고래여, 진실로 장차 땅강아지에게 제압당했도다.”
인용
이규보 - 屈原不宜死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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