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도은의 시적 재능을 질투한 삼봉
半山與東坡不相能. 然讀東坡『雪後又韻』詩, 追次至六七篇, 終曰: “不可及,” 時人服其自知甚明.
一日三峰假寐, 族姪黃鉉, 從傍誦陶隱『扈從』詩 ‘鼓角滄江動, 旌旗白日陰. 詞臣多侍從, 會見獻虞箴.’ 三峰忽開眼, 令鉉再誦曰: “語韻淸圓似唐詩,” 鉉曰: “李簽書崇仁所著也.” 三峰曰: “兒子輩何從得惡詩來乎.”
嗚呼! 以半山之執拗自是, 尙不廢公論, 鄭之不及半山, 亦遠矣.
해석
반산 왕안석(王安石)과 동파 소식(蘇軾)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然讀東坡『雪後又韻』詩,
하루는 동파의 「눈 내린 뒤에 또 읊다雪後又韻」라는 시를 읽고
追次至六七篇, 終曰: “不可及,”
따라서 차운하며 6~7편을 지었는데 마침내 “동파의 실력에 이를 수가 없다”라고 말했으니,
時人服其自知甚明.
당시 사람들이 ‘반산이 자신을 아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감복했다.
一日三峰假寐,
하루는 삼봉 정도전이 설잠을 자는데,
族姪黃鉉, 從傍誦陶隱『扈從』詩 ‘鼓角滄江動, 旌旗白日陰. 詞臣多侍從, 會見獻虞箴.’
종카인 황현이 곁에서 도은의 『호위하며[扈從]』라는 시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鼓角滄江動 旌旗白日陰 | 북 두드리고 나팔 부니 푸른 강 움직이고 깃발 나부껴 환한 해 떴음에도 그늘졌다. |
詞臣多侍從 會見獻虞箴 | 글 쓰는 신하들 많이 모시며 따랐으니 마침내 군왕께 경계하는 글 드리겠지. |
三峰忽開眼, 令鉉再誦曰: “語韻淸圓似唐詩,”
삼봉이 벌떡 갑자기 눈을 뜨고선 황현에게 다시 읊도록 하고선 “시어와 시운이 맑고 완만하여 당시(唐詩)와 같다.”라고 말했다.
鉉曰: “李簽書崇仁所著也.”
그러자 황현이 “이 시는 첨서 이숭인께서 지으신 것이랍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니,
三峰曰: “兒子輩何從得惡詩來乎.”
삼봉은 “어린놈이 어디서 이런 나쁜 시를 가져온 게야.”라고 역정을 내었다.
嗚呼! 以半山之執拗自是, 尙不廢公論,
아! 반산은 집요【집요(執拗): 자기의 의견을 우겨대는 고집】하며 스스로를 옳다고 여기는 데도 오히려 여러 사람의 논의를 없애려 하지 않았으니,
鄭之不及半山, 亦遠矣.
삼봉은 반산에 미치지 못함이 또한 멀기만 하구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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