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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사저포기(萬福寺摴蒲記) - 6회: 양생 친척 정씨, 오씨, 김씨와 화답한 시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만복사저포기(萬福寺摴蒲記) - 6회: 양생 친척 정씨, 오씨, 김씨와 화답한 시

건방진방랑자 2020. 11. 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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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양생 친척 정씨, 오씨, 김씨와 화답한 시

 

김시습(金時習)

 

 

其一曰. 其二曰. 其三曰. 其四曰. 皆貴家巨族. 而與女子, 同閭閈親戚, 而處子者也. 性俱溫和, 風韻不常, 而又聰明識字, 能爲詩賦. 皆作七言短篇四首以贐.

氏態度風流, 雲鬟掩鬢, 乃噫而吟曰:

春宵花月兩嬋娟 長把春愁不記年 自恨不能如比翼 雙雙相戱舞靑天

漆燈無焰夜如何 星斗初橫月半斜 惆悵幽宮人不到 翠衫撩亂鬢鬖䯯

摽梅情約竟蹉跎 辜負春風事已過 枕上淚痕幾圓點 滿庭山雨打梨花

一春心事已無聊 寂寞空山幾度宵 不見藍橋經過客 何年裴航遇雲翹

, 丫鬟妖弱, 不勝情態, 繼吟曰:

寺裏燒香歸去來 金錢暗擲竟誰媒 春花秋月無窮恨 銷却樽前酒一盃

漙漙曉露浥桃腮 幽谷春深蝶不來 却喜隣家銅鏡合 更歌新曲酌金疊

年年燕子舞東風 腸斷春心事已空 羨却芙蕖猶竝蔕 夜深同浴一池中

一層樓在碧山中 連理枝頭花正紅 却恨人生不如樹 靑年薄命淚凝瞳

, 整其容儀, 儼然染翰, 責其前詩, 淫佚太甚, 而言曰: “今日之事, 不必多言, 但叙光景, 胡乃陳懷, 以失其節, 傳鄙懷於人間.” 遂郞然賦曰:

杜鵑鳴了五更風 寥落星河已轉東 莫把玉簫重再弄 風情恐與俗人通

滿酌烏程金叵羅 會須取醉莫辭多 明朝捲地東風惡 一段春光奈夢何

綠紗衣袂懶來垂 絃管聲中酒百巵 淸興未闌歸未可 更將新語製新詞

幾年塵土惹雲鬟 今日逢人一解顔 莫把高唐神境事 風流話柄落人間

 

 

 

 

 

 

해석

其一曰. 其二曰. 其三曰. 其四曰.

첫째는 정씨이고 둘째는 오씨이며, 셋째는 김씨이고 넷째는 류씨인데,

 

皆貴家巨族.

모두 문벌이 높은 귀족집의 따님들이었다.

 

而與女子, 同閭閈親戚, 而處子者也.

이 여인과는 한 마을에 사는 친척 처녀들이었다.

 

性俱溫和, 風韻不常,

성품이 온화하며 풍운이 보통 아니었고,

 

而又聰明識字, 能爲詩賦.

총명하고 글도 또한 많이 알아 시를 잘 지었다.

 

皆作七言短篇四首以贐.

이들이 모두 칠언절구 네 수씩을 지어 양생을 전송하였다.

 

氏態度風流, 雲鬟掩鬢,

정씨는 태도와 풍류가 갖추어진 여인인데, 구름같이 쪽진 머리가 귀밑을 살짝 가리고 있었다.

 

乃噫而吟曰: “春宵花月兩嬋娟 長把春愁不記年 自恨不能如比翼 雙雙相戱舞靑天

漆燈無焰夜如何 星斗初橫月半斜 惆悵幽宮人不到 翠衫撩亂鬢鬖䯯

摽梅情約竟蹉跎 辜負春風事已過 枕上淚痕幾圓點 滿庭山雨打梨花

一春心事已無聊 寂寞空山幾度宵 不見藍橋經過客 何年裴航遇雲翹

정씨가 탄식하며 시를 읊었다.

 

春宵花月兩嬋娟

봄이라 꽃피는 밤 달빛마저 고운데

長把春愁不記年

내 시름 그지없이 나이조차 모르겠네.

自恨不能如比翼

한스러워라, 이 몸이 비익조(比翼鳥)나 된다면

雙雙相戱舞靑天

푸른 하늘에서 쌍쌍이 춤추고 놀련만.

 

漆燈無焰夜如何

칠등(漆燈)엔 불빛도 없으니 밤이 얼마나 깊었는지

星斗初橫月半斜

북두칠성 가로 비끼고 달도 반쯤 기울었네.

惆悵幽宮人不到

서글퍼라. 무덤 속을 그 누가 찾아오랴

翠衫撩亂鬢鬖䯯

푸른 적삼은 구겨지고 쪽진 머리도 헝클어졌네.

 

摽梅情約竟蹉跎

매화 지니 정다운 약속도 속절없이 되어 버렸네.

辜負春風事已過

봄바람 건듯 부니 모든 일이 지나갔네.

枕上淚痕幾圓點

베갯머리 눈물 자국 몇 군데나 젖었던가.

滿庭山雨打梨花

산비도 무심하구나 배꽃이 뜰에 가득 떨어졌네.

 

一春心事已無聊

꽃다운 청춘을 하염없이 지내려니

寂寞空山幾度宵

적막한 이 빈 산에서 잠 못 이룬 지 몇 밤이던가.

不見藍橋經過客

남교(藍橋)에 지나는 나그네를 님인 줄 몰랐으니

何年裴航遇雲翹

어느 해나 배항(裴航)처럼 운교(雲翹)부인을 만나려나남교(藍橋): () 나라 때 배항(裵航)이 선녀인 운교부인(雲翹夫人)을 만났을 때, 운교부인이 배항에게 시()를 주어 경장을 한번 마시면 온갖 감정이 생기고, 현상을 다 찧고 나면 운영을 만나리라. 남교가 바로 신선이 사는 곳인데, 하필이면 기구하게 옥경을 오르려 하나[一飮瓊漿百感生 玄霜搗盡見雲英 藍橋便是神仙窟 何必崎嶇上玉京]”라 하였는데, 뒤에 배항이 남교를 지나다가 목이 말라 한 노구(老嫗)의 집에 들어가 물을 요구하자, 노구가 처녀 운영(雲英)을 시켜 물을 갖다 주었다. 그래서 배항이 그 물을 마시고는 앞서 운교부인의 예언을 생각하여 운영에게 장가들기를 청하자, 노구가 옥저구(玉杵臼)를 얻어 오면 들어 주겠다.”라 하므로, 뒤에 배항이 옥저구를 얻어서 마침내 운영에게 장가들어 신선이 되어 갔다는 전설에서 온 말이다.

 

, 丫鬟妖弱,

오씨는 두 갈래로 땋은 머리에 가냘픈 몸매로

 

不勝情態, 繼吟曰: “寺裏燒香歸去來 金錢暗擲竟誰媒 春花秋月無窮恨 銷却樽前酒一盃

漙漙曉露浥桃腮 幽谷春深蝶不來 却喜隣家銅鏡合 更歌新曲酌金疊

年年燕子舞東風 腸斷春心事已空 羨却芙蕖猶竝蔕 夜深同浴一池中

一層樓在碧山中 連理枝頭花正紅 却恨人生不如樹 靑年薄命淚凝瞳

속에서 일어나는 정회를 걷잡지 못하며, 뒤를 이어 읊었다.

 

寺裏燒香歸去來

만복사에 향 올리고 돌아오던 길이던가

金錢暗擲竟誰媒

가만히 저포를 던지니 그 소원을 누가 맺어 주었나.

春花秋月無窮恨

꽃 피는 봄날 가을 달밤에 그지없는 이 원한을

銷却樽前酒一盃

임이 주신 한 잔 술로 녹여 보세.

 

漙漙曉露浥桃腮

복사꽃 붉은 뺨에 새벽이슬이 젖건마는

幽谷春深蝶不來

깊은 골짜기라 한 봄 되어도 나비조차 아니 오네.

却喜隣家銅鏡合

기뻐라. 이웃집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고

更歌新曲酌金疊

새 곡조를 다시 부르며 황금술잔이 오가네.

 

年年燕子舞東風

해마다 오는 제비는 봄바람에 춤을 추건만

腸斷春心事已空

내 마음 애가 끊어져 모든 일이 헛되어라.

羨却芙蕖猶竝蔕

부럽구나. 저 연꽃은 꼭지나마 나란히 하여

夜深同浴一池中

밤 깊어지면 한 연못에서 함께 목욕하는구나.

 

一層樓在碧山中

푸른 산 속에 다락이 하나 높이 솟아

連理枝頭花正紅

연리지(連理枝)에 열린 꽃은 해마다 붉건마는

却恨人生不如樹

한스러워라. 우리 인생은 저 나무보다도 못하여

靑年薄命淚凝瞳

박명한 이 청춘에 눈물만 고였구나.

 

, 整其容儀, 儼然染翰,

김씨가 얼굴빛을 가다듬고 얌전한 태도로 붓을 잡더니,

 

責其前詩, 淫佚太甚, 而言曰:

앞에 읊은 시들이 너무 음탕하고 너무도 심하다 꾸짖으면서 말했다.

 

今日之事, 不必多言,

오늘 모임에서는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고,

 

但叙光景,

이 자리의 광경만 읊으면 됩니다.

 

胡乃陳懷, 以失其節,

어찌 자기들의 속마음을 베풀어 우리의 절조를 잃게 하고,

 

傳鄙懷於人間.”

비루한 감상을 인간세상에 전하겠습니까.”

 

遂郞然賦曰: “杜鵑鳴了五更風 寥落星河已轉東 莫把玉簫重再弄 風情恐與俗人通

滿酌烏程金叵羅 會須取醉莫辭多 明朝捲地東風惡 一段春光奈夢何

綠紗衣袂懶來垂 絃管聲中酒百巵 淸興未闌歸未可 更將新語製新詞

幾年塵土惹雲鬟 今日逢人一解顔 莫把高唐神境事 風流話柄落人間

그리고는 낭랑하게 시를 읊었다.

 

杜鵑鳴了五更風

밤 깊어 오경(五更)이 되니 소쩍새가 슬피 울고

寥落星河已轉東

희미한 은하수는 동쪽으로 기울었네.

莫把玉簫重再弄

애끊는 옥퉁소를 다시는 불지 마오

風情恐與俗人通

한가한 이 풍정을 속인이 알까 걱정스럽네.

 

滿酌烏程金叵羅

오정주(烏程酒)를 가득히 금술 잔에 부으리다

會須取醉莫辭多

취하도록 잡으시고 술이 많다 사양 마오.

明朝捲地東風惡

날이 밝아 저 동풍이 사납게 불어오면

一段春光奈夢何

한 토막 봄날의 꿈을 내 어이하려나.

 

綠紗衣袂懶來垂

초록빛 소맷자락 부드럽게 드리우고

絃管聲中酒百巵

풍류 소리 들으면서 백잔 술을 드소서.

淸興未闌歸未可

맑은 흥취 다하기 전엔 돌아가지 못하시리니

更將新語製新詞

다시금 새로운 말로 새 노래를 지으소서.

 

幾年塵土惹雲鬟

구름같이 고운 머리가 티끌 된 지 몇 해던가

今日逢人一解顔

오늘에야 님을 만나 얼굴 한번 펴보았네.

莫把高唐神境事

고당(高塘)의 신기한 꿈을 자랑하지 마소서.

風流話柄落人間

풍류스런 그 이야기가 인간에 전해질까 두려워라.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전문

1: 양생, 불상과 저포놀이하다

2: 양생의 소원을 부처님이 들어주다

3: 차려진 술상, 뭔가 이 세상 것이 아니네

4: 여인의 집을 찾아가는 길

5: 여인의 집에서 3일 밤

6: 양생 친척 정씨, 오씨, 김씨와 화답한 시

7: 류씨와 여인, 양생이 주고받다2

8: 여인의 부모와 만나다

9: 여인의 마지막 제삿날

10: 양생의 후일담

줄거리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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