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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사저포기(萬福寺摴蒲記) - 2화: 양생의 소원을 부처님이 들어주다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만복사저포기(萬福寺摴蒲記) - 2화: 양생의 소원을 부처님이 들어주다

건방진방랑자 2020. 11. 1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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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생의 소원을 부처님이 들어주다

 

김시습(金時習)

 

 

俄而有一美姬, 年可十五六. 丫鬟淡飾, 儀容婥妁, 如仙姝天妃. 望之儼然. 手携油甁, 添燈揷香.

三拜而跪, 噫而歎曰: “人生薄命, 乃如此邪?”

遂出懷中狀詞, 獻於卓前. 其詞曰: “某州某地居住, 何氏某, 竊以曩者, 邊方失禦倭寇來侵, 干戈滿目, 烽燧連年. 焚蕩室廬, 盧掠生民, 東西奔竄, 左右逋逃. 親戚僮僕, 各相亂離. 妾以蒲柳弱質, 不能遠逝, 自入深閨, 終守幽貞. 不爲行露之沾, 以避橫逆之禍. 父母以女子守節不爽, 避地僻處, 僑居草野, 已三年矣. 然而秋月春花, 傷心虛度, 野雲流水, 無聊送日. 幽居在空谷, 歎平生之薄命, 獨宿度良宵, 傷彩鸞之獨舞. 日居月諸, 魂銷魄喪, 夏日冬宵, 膽裂腸摧. 惟願覺皇, 曲垂憐愍. 生涯前定, 業不可避, 賦命有緣, 早得歡娛, 無任懇禱之至.” 女旣投狀, 嗚咽數聲.

生於隙中, 見其姿容, 不能定情, 突出而言曰: “向者投狀, 爲何事也?” 見女狀辭, 喜溢於面, 謂女子曰: “子何如人也, 獨來于此?” 女曰: “妾亦人也, 夫何疑訝之有, 君但得佳匹, 不必問名姓, 若是其顚倒也.”

時寺已頹落, 居僧住於一隅. 殿前只有廊廡, 蕭然獨存, 廊盡處, 有板房甚窄. 生挑女而入, 女不之難. 相與講歡, 一如人間.

 

 

 

 

 

 

해석

俄而有一美姬, 年可十五六.

얼마 뒤에 한 아름다운 아가씨가 들어오는데, 나이는 열대 여섯쯤 되어 보였다.

 

丫鬟淡飾, 儀容婥妁,

머리를 두 갈래로 땋고 깨끗하게 차려 입었는데, 아름다운 얼굴과 고운 몸가짐이

 

如仙姝天妃. 望之儼然.

마치 하늘의 선녀 같아 바라볼수록 얌전했다.

 

手携油甁, 添燈揷香.

손수 기름병을 가지고 와서 등잔에 붓고 향을 꽂았다.

 

三拜而跪, 噫而歎曰:

세 번 절하고 꿇어앉아 슬피 탄식하며 말했다.

 

人生薄命, 乃如此邪?”

인생이 박명하다지만, 어찌 이와 같습니까?”

 

遂出懷中狀詞, 獻於卓前. 其詞曰:

마침내 품속에서 축원문(祝願文)을 꺼내 불탁 위에 바쳤다. 그 글은 다음과 같다.

 

某州某地居住, 何氏某,

아무 고을 아무 동네에 사는 소녀 아무개가

 

竊以曩者, 邊方失禦倭寇來侵,

지난번에 변방의 방어가 무너져 왜구가 쳐들어오자,

 

干戈滿目, 烽燧連年.

싸움이 눈앞에 가득 벌어지고 봉화가 여러 해나 계속되었습니다.

 

焚蕩室廬, 盧掠生民,

왜놈들이 집을 불살라 없애고 생민들을 노략질하니,

 

東西奔竄, 左右逋逃.

사람들이 동서로 달아나고 좌우로 도망갔습니다.

 

親戚僮僕, 各相亂離.

우리 친척과 종들도 각자 서로 흩어졌습니다.

 

妾以蒲柳弱質, 不能遠逝,

저는 버들처럼 가냘픈 몸이라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自入深閨, 終守幽貞.

스스로 깊숙한 규방에 들어가 끝까지 정절을 지켰습니다.

 

不爲行露之沾, 以避橫逆之禍.

윤리에 벗어난 행실을 저지르지 않고서 난리의 화를 면하였습니다.

 

父母以女子守節不爽,

저의 어버이께서도 여자로서 정절을 지킨 것이 그르지 않았다고 하여,

 

避地僻處, 僑居草野, 已三年矣.

외진 곳으로 도망가 초야에 기거한 지가 이미 삼 년째입니다.

 

然而秋月春花, 傷心虛度,

그러나 가을 달밤과 꽃 피는 봄날을 상심하며 헛되이 보내고,

 

野雲流水, 無聊送日.

뜬구름과 흐르는 물 같이 무료하게 허송세월했습니다.

 

幽居在空谷, 歎平生之薄命,

쓸쓸한 골짜기에 외로이 머물면서 평생의 박명함을 탄식했고,

 

獨宿度良宵, 傷彩鸞之獨舞.

홀로 좋은 밤을 지새우며 채란(彩鸞)의 외로운 춤에 속상해했습니다.

 

日居月諸, 魂銷魄喪,

그런데 날이 가고 달이 가니 이제는 혼백마저 사라져

 

夏日冬宵, 膽裂腸摧.

여름날과 겨울밤에는 간담이 찢어지고 창자까지 꺾입니다.

 

惟願覺皇, 曲垂憐愍.

오직 부처님께 비오니, 가련함을 곡진히 드리우소서.

 

生涯前定, 業不可避,

인간의 생은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으며 업은 피할 수 없고

 

賦命有緣,

운명에 맞는 인연이 있을 것이오니,

 

早得歡娛, 無任懇禱之至.”

빨리 배필을 얻게 해주셔서 간절한 기도의 지극함을 져버리지 마소서.”

 

女旣投狀, 嗚咽數聲.

여인이 축원문을 던지고 나서 여러 번 흐느껴 울었다.

 

生於隙中, 見其姿容,

양생은 불좌 틈으로 여인의 얼굴을 보고

 

不能定情, 突出而言曰:

마음을 걷잡을 수가 없었으므로, 갑자기 뛰쳐나가 말했다.

 

向者投狀, 爲何事也?”

조금 전에 글을 올린 건 무슨 일 때문인지요?”

 

見女狀辭, 喜溢於面, 謂女子曰:

그는 여인의 축원문을 보고 기쁨이 얼굴에 흥건한 채 여인에게 말했다.

 

子何如人也, 獨來于此?”

아가씨는 어떤 사람이기에 혼자서 여기까지 왔습니까?”

 

女曰: “妾亦人也,

여인이 대답했다. “저 또한 사람입니다.

 

夫何疑訝之有,

대체 무슨 의심이 있는지요?

 

君但得佳匹,

당신께서는 다만 좋은 배필만 얻으면 되실 테니까,

 

不必問名姓, 若是其顚倒也.”

구태여 이름을 묻거나 이와 같이 그렇게 의심할 건전도(顚倒): 번뇌 때문에 잘못된 생각을 하거나 현실을 잘못 파악함. 없습니다.”

 

時寺已頹落, 居僧住於一隅.

이때 만복사는 이미 퇴락하여 스님들은 한쪽 구석진 방에 머물고 있었다.

 

殿前只有廊廡, 蕭然獨存,

법당 앞에는 행랑만이 쓸쓸하게 남아 있고,

 

廊盡處, 有板房甚窄.

행랑이 끝난 곳에 아주 좁은 판자방이 있었다.

 

生挑女而入, 女不之難.

양생이 여인의 손을 잡고 판자방으로 들어가자, 여인도 어려워하지 않고 들어왔다.

 

相與講歡, 一如人間.

서로 즐거움을 나누었는데, 한결같이 인간 같았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전문

1: 양생, 불상과 저포놀이하다

2: 양생의 소원을 부처님이 들어주다

3: 차려진 술상, 뭔가 이 세상 것이 아니네

4: 여인의 집을 찾아가는 길

5: 여인의 집에서 3일 밤

6: 양생 친척 정씨, 오씨, 김씨와 화답한 시

7: 류씨와 여인, 양생이 주고받다2

8: 여인의 부모와 만나다

9: 여인의 마지막 제삿날

10: 양생의 후일담

줄거리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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