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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만복사저포기(萬福寺摴蒲記) - 7회: 류씨와 여인, 양생이 주고받다②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만복사저포기(萬福寺摴蒲記) - 7회: 류씨와 여인, 양생이 주고받다②

건방진방랑자 2020. 11. 1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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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류씨와 여인, 양생이 주고받다

 

김시습(金時習)

 

 

, 淡粧素服, 不甚華麗, 而法度有常. 沈黙不言,

微笑而題曰:

確守幽貞經幾年 香魂玉骨掩重泉 春宵每與姮娥伴 叢桂花邊愛獨眠

却笑春風桃李花 飄飄萬點落人家 平生莫把靑蠅點 誤作崑山玉上瑕

脂粉慵拈首似蓬 塵埋香匣綠生銅 今朝幸預鄰家宴 羞看冠花別樣紅

娘娘今配白面郞 天定因緣契闊香 月老已傳琴瑟線 從今相待似鴻光

女乃感氏終篇之語, 出席而告曰: “余亦粗知字畵, 獨無語乎.”

乃製近體七言四韻, 以賦曰:

開寧洞裏抱春愁 花落花開感百憂 楚峽雲中君不見 湘江竹下泣盈眸

晴江日暖鴛鴦竝 碧落雲銷翡翠遊 好是同心雙綰結 莫將紈扇怨淸秋

生亦能文者. 見其詩法淸高, 音韻鏗鏘, 唶唶不已.

卽於席前, 走書古風長短篇一章, 以答曰:

今夕何夕 見此仙姝 花顔何婥妁 絳脣似櫻珠 風騷尤巧妙 易安當含糊 織女投機下天津 嫦娥抛杵離淸都 靚粧照此玳瑁筵 羽觴交飛淸讌娛 殢雨尤雲雖未慣 淺斟低唱相怡愉 自喜誤入蓬萊島 對此仙府風流徒 瑤漿瓊液溢芳樽 瑞腦霧噴金猊爐 白玉牀前香屑飛 微風撼波靑紗廚 眞人會我合巹巵 綵雲冉冉相縈紆 君不見文簫遇彩鸞 張碩逢杜蘭 人生相合定有緣 會須擧白相闌珊 娘子何爲出輕言 道我掩棄秋風紈 世世生生爲配耦 花前月下相盤桓

 

 

 

 

 

 

해석

, 淡粧素服,

류씨는 엷게 화장하고 흰옷을 입어

 

不甚華麗, 而法度有常.

아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법도가 있어 보였다.

 

沈黙不言, 微笑而題曰: “確守幽貞經幾年 香魂玉骨掩重泉 春宵每與姮娥伴 叢桂花邊愛獨眠

却笑春風桃李花 飄飄萬點落人家 平生莫把靑蠅點 誤作崑山玉上瑕

脂粉慵拈首似蓬 塵埋香匣綠生銅 今朝幸預鄰家宴 羞看冠花別樣紅

娘娘今配白面郞 天定因緣契闊香 月老已傳琴瑟線 從今相待似鴻光

말없이 가만있다가 미소 지으며 시를 지어 읊었다.

 

確守幽貞經幾年

금석같이 굳세게 정절을 지켜온 지 몇 해던가.

香魂玉骨掩重泉

향그러운 넋과 옥 같은 얼굴이 구천에 깊이 묻혔네.

春宵每與姮娥伴

그윽한 봄밤이면 달나라 항아(姮娥)와 벗을 삼아

叢桂花邊愛獨眠

계수나무 꽃그늘에 외로운 잠을 즐겼다오.

 

却笑春風桃李花

우습구나. 복사와 오얏꽃은 봄바람에 못 이겨서

飄飄萬點落人家

이리저리 나부끼다 남의 집에 떨어지네.

平生莫把靑蠅點

한평생 내 절개에 쇠파리가 없을지니

誤作崑山玉上瑕

곤산옥(崑山玉) 같은 내 마음에 티가 될까 두려워라.

 

脂粉慵拈首似蓬

연지도 분도 싫은 데다 머리는 다북 같고

塵埋香匣綠生銅

경대에는 먼지 쌓이고 거울에는 녹이 슬었네.

今朝幸預鄰家宴

오늘 아침엔 다행히도 이웃 잔치에 끼였으니

羞看冠花別樣紅

머리에 꽂은 붉은 꽃이 보기만 해도 부끄러워라.

 

娘娘今配白面郞

아가씨는 이제야 백면 낭군을 만났으니

天定因緣契闊香

하늘이 정하신 인연 한평생 꽃다워라.

月老已傳琴瑟線

월하노인이 이미 거문고와 비파 줄을 전했으니

從今相待似鴻光

이제부터 두 분이 양홍 맹광처럼 지내소서.

 

女乃感氏終篇之語, 出席而告曰:

여인은 류씨가 읊은 시의 마지막 장을 듣고 감사하여, 앞으로 나와서 말했다.

 

余亦粗知字畵, 獨無語乎.”

저도 또한 자획은 대강 알 정도이니, 어찌 홀로 시를 짓지 않겠습니까?”

 

乃製近體七言四韻, 以賦曰: “開寧洞裏抱春愁 花落花開感百憂 楚峽雲中君不見 湘江竹下泣盈眸

晴江日暖鴛鴦竝 碧落雲銷翡翠遊 好是同心雙綰結 莫將紈扇怨淸秋

그리고는 칠언율시 한 편을 지어 읊었다.

 

開寧洞裏抱春愁

개령동 골짜기에 봄시름을 안고서

花落花開感百憂

꽃 지고 필 때마다 온갖 근심을 느꼈었네.

楚峽雲中君不見

초협(楚峽) 구름 속에서 고운님을 여의고는

湘江竹下泣盈眸

소상강 대숲에서 눈물을 뿌렸었네.

 

晴江日暖鴛鴦竝

따뜻한 날 맑은 강에 원앙은 짝을 찾고

碧落雲銷翡翠遊

푸른 하늘에 구름이 걷히자 비취새가 노니누나.

好是同心雙綰結

님이여. 동심결(同心結)을 우리도 맺읍시다.

莫將紈扇怨淸秋

비단 부채처럼 맑은 가을을 원망하지 말게 하오.

 

生亦能文者. 見其詩法淸高,

양생도 또한 문장에 능한 사람이어서, 그들의 시법이 맑고도 운치가 높으며

 

音韻鏗鏘, 唶唶不已.

음운이 맑게 울리는 것을 보고 감탄함을 그치지 않았다.

 

卽於席前, 走書古風長短篇一章, 以答曰: “今夕何夕 見此仙姝 花顔何婥妁 絳脣似櫻珠 風騷尤巧妙 易安當含糊 織女投機下天津 嫦娥抛杵離淸都 靚粧照此玳瑁筵 羽觴交飛淸讌娛 殢雨尤雲雖未慣 淺斟低唱相怡愉 自喜誤入蓬萊島 對此仙府風流徒 瑤漿瓊液溢芳樽 瑞腦霧噴金猊爐 白玉牀前香屑飛 微風撼波靑紗廚 眞人會我合巹巵 綵雲冉冉相縈紆 君不見文簫遇彩鸞 張碩逢杜蘭 人生相合定有緣 會須擧白相闌珊 娘子何爲出輕言 道我掩棄秋風紈 世世生生爲配耦 花前月下相盤桓

그도 곧 즉석에서 붓을 내달려 고풍(古風) 장단편 한 장을 지어 화답하였다.

 

今夕何夕

이 밤이 어인 밤이기에

見此仙姝

이처럼 고운 선녀를 만났던가.

花顔何婥妁

꽃 같은 얼굴은 어이 그리도 고운지

絳脣似櫻珠

붉은 입술은 앵두 같아라.

風騷尤巧妙

게다가 시마저 더욱 교묘하니

易安當含糊

이안(易安)도 마땅히 입을 다물리라.

織女投機下天津

직녀 아씨가 북 던지고 인간세계로 내려 왔는가?

嫦娥抛杵離淸都

상아가 약방아 버리고 달나라를 떠났는가.

靚粧照此玳瑁筵

대모(玳瑁)로 꾸민 단장이 자리를 빛내 주니

羽觴交飛淸讌娛

오가는 술잔 속에 잔치가 즐거워라.

殢雨尤雲雖未慣

운우의 즐거움이 익숙하진 못할망정

淺斟低唱相怡愉

술 따르고 노래 부르며 서로들 즐겨하네.

自喜誤入蓬萊島

봉래섬을 잘못 찾아든 게 도리어 기뻐라.

對此仙府風流徒

신선세계가 여기던가, 풍류도를 만났구나.

瑤漿瓊液溢芳樽

옥잔의 맑은 술은 향그러운 술통에 가득 차 있고

瑞腦霧噴金猊爐

서뇌(瑞腦)의 고운 향내가 금사자 향로에 서려 있네.

白玉牀前香屑飛

백옥상 놓은 앞에 매운 향내 흩날리고

微風撼波靑紗廚

푸른 비단 장막에는 실바람이 살랑이는데,

眞人會我合巹巵

님을 만나 술잔을 합하며 잔치를 베풀게 되니

綵雲冉冉相縈紆

하늘에 오색구름 더욱 찬란하여라.

君不見文簫遇彩鸞

그대는 알지 못하는가. 문수(文蕭)와 채란(彩鸞)이 만난 이야기와

張碩逢杜蘭

장석(張碩)이 난향(蘭香) 만난 이야기를

人生相合定有緣

인생이 서로 만나는 것도 반드시 인연이니

會須擧白相闌珊

모름지기 잔을 들어 실컷 취해 보세나.

娘子何爲出輕言

님이시여. 어찌 가벼이 말씀하시오?

道我掩棄秋風紈

가을바람에 부채 버린다는 서운한 말씀을,

世世生生爲配耦

이승에서도 저승에서도 배필이 되어

花前月下相盤桓

꽃 피고 달 밝은 아래에서 끊임없이 노닐려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전문

1: 양생, 불상과 저포놀이하다

2: 양생의 소원을 부처님이 들어주다

3: 차려진 술상, 뭔가 이 세상 것이 아니네

4: 여인의 집을 찾아가는 길

5: 여인의 집에서 3일 밤

6: 양생 친척 정씨, 오씨, 김씨와 화답한 시

7: 류씨와 여인, 양생이 주고받다2

8: 여인의 부모와 만나다

9: 여인의 마지막 제삿날

10: 양생의 후일담

줄거리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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