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한시미학산책, 한시와 현대시, 같고도 다르게 - 7. 밤비와 아내 생각② 본문

카테고리 없음

한시미학산책, 한시와 현대시, 같고도 다르게 - 7. 밤비와 아내 생각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8. 09:03
728x90
반응형

7. 밤비와 아내 생각

 

 

조운의 시조를 하나 더 읽어보자. 여서(女書)를 받고이다.

 

 

너도 밤마다

꿈에

나를 본다 하니

 

오고

가는 길에

만날 법도 하건마는

 

둘이 다 바쁜 마음에

서로 몰라 보는가

바람아 부지 마라

눈보라 치지 마라

 

어여쁜 우리 딸의

어리고 고운 꿈이

 

날 찾아

이 밤을 타고 이백 리를

온단다

 

 

딸의 편지를 받았다. “보고 싶은 아빠. 오늘도 그리워서 꿈길을 가서 아빠를 만났어요. 늘 건강하세요.” “그리운 내 딸아! 아빠도 네가 못 견디게 보고 싶어 꿈길을 자꾸 헤맨단다. 하지만 내 발걸음은 번번이 너를 놓쳐 안타깝구나. 서로 달려가기만 하느라 중간에 길이 어긋났던 게지. 바람아, 눈보라야! 어여쁜 우리 딸의 고운 꿈길에는 행여 얼씬할 생각도 마라. 그 여린 것이 밤마다 2백 리씩 애비 찾아 오가는 길을 아무 방해도 말아주려무나.”

 

相思相見只憑夢 서로 그려 만나볼 길 다만 꿈길뿐이라
儂訪歡時歡訪儂 그대 날 찾아올 젠 나도 그댈 찾는다오.
願使遙遙他夜夢 원컨대 아마득히 다른 밤 꿈속에선
一時同作路中逢 한때에 길을 떠나 길 위에서 만나요.

 

황진이의 한시 상사몽(相思夢)이다. 양주동 선생의 번역으로 더 유명하다. “꿈길 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 그 님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 / 이 뒤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꿈 / 같이 떠나 노중(路中)에서 만나를지고

 

두 사람 시의 의경이 맞춘 듯 똑같다. 하지만 임 그려 애타는 정을 담은 원시를 먼 데서 온 딸의 편지를 받고 느끼는 안타까운 부정(父情)으로 환치시킨 데 그의 빼어난 솜씨가 있다. 조운이 현대시조는 이렇듯 한시의 정서에 뿌리박아 참신한 풍격을 일궈낸 것이 많다.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동서양의 수법 차이

2. 한시와 모더니즘

3. 한시와 모더니즘

4. 지훈과 목월의 거리

5. 지훈과 목월의 거리

6. 밤비와 아내 생각

7. 밤비와 아내 생각

8. 밤비와 아내 생각

9. 낯선 마을의 가을비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