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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8.11.13 - 논어와 맹자 업로드를 마치며 본문

건빵/일상의 삶

18.11.13 - 논어와 맹자 업로드를 마치며

건방진방랑자 2019. 12. 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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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맹자 업로드를 마치다

 

 

임용 시험은 이제 1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고, 임고반은 후끈 후끈 달아오른다. 마지막 스퍼트를 위해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나 또한 마음이 떨리고 불안이 가중된다. 그건 마치 지하철을 타러 갈 때와 같다. 별로 시간이 급하지도 않고 늦지도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뛰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맘이 급해져서 발은 뛰고 있으니 말이다. 조급증, 그건 어찌 보면 사회화된 인간이 가질 수밖에 없는 두려움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휩쓸리지 말고 내가 가던 그 길을 꾸준히 갈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 물론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기록에 남겨 놓는 거지만 말이다.

어쨌든 꼬박꼬박 임용고시일은 다가오고 있었기에 마무리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해야 했다. 그래서 정한 것이 교육학과 한문과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마무리 짓지 못한 논어맹자를 마무리 짓자고 생각했다. 어쨌든 시험 현장에 가선 보지 못한 원문이 나올 테니 기본기나 충실히 닦아주자는 심보였고, 그래도 가장 기본이 되는 이 책들은 마무리를 짓고 가자는 안전망 같은 거였다.

저번 주부터 하지 못한 것들을 하기 시작해서 목요일에 마침내 논어를 끝마쳤고 금요일부터 맹자를 하기 시작해서 오늘에서야 마칠 수 있었다. 확실히 논어보단 맹자가 양이 더 많으니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꼬박 그것만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제 내일부턴 교육학과 한문과 교육과정을 본격적으로 공부해서 시험을 대비하면 된다.

 

 

 

업로드할 때까지의 좌충우돌

 

끝낸 이 시점의 기분은 매우 미묘하다. 논어를 끝냈을 땐 그래도 기분도 좋았고 이렇게 한 걸음씩 간다는 사실이 눈으로 확인이 되어 기뻤는데 지금은 그렇지만도 않으니 말이다. 아마도 시험이 바로 다음 주에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부담감이 지금 당장 느껴야 할, 또는 느껴져야 할 기분을 가로막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건 어찌 보면 현재의 기분을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좀 먹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지만, 이 또한 모든 임고생들이 갖고 있는 불안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예전과는 달리 올핸 블로그를 최대한 활용하여 공부를 하기로 맘먹었고 그 생각은 확장되어 사서四書까지도 올려볼까 하는 생각으로 발전했다. 당연히 그 첫 타자는 양혜왕1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해석을 해서 블로그에 올려놓긴 했는데, 여러 가지 부분이 걸리더라.

첫째 블로그는 언제든 접속해서 보기 위한 것인데, 막상 스마트폰으로 열어보면 그렇게 가독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었다. 무언가를 했다는 위안으로 만족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론 그다지 메리트가 없었다. 그래서 계속 올릴까? 아니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으니 한 번 올린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때리게 됐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끙끙 앓았던 것 같다.

바로 여기서 나의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무언가가 하고 싶을 때 할 만큼 충분히 해보고 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왜 그리 신중한지 해보기도 전부터, 생각에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둘째 해석 실력이 형편없는데 이렇게 해도 될까?’라는 점이었다. 그건 어찌 보면 두 가지 마음이 상존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지금 이 때의 내 실력을 들춰내는 게 뭐 어때서라는 대인배적인 마음과 그래도 좀 더 갖춰진 다음에, 좀 더 알게 된 다음에 해야지라는 신중파적인 마음의 대결이었던 거다. 바로 이 생각을 정하질 않으면 올릴 수 없고, 올리더라고 공개할 수 없는 건 자명한 이치였다.

 

 

 

그래 결심했어~ 난 올릴 거야

 

그러다 결국 맘을 정하게 됐다. 첫 번째 가독성의 문제는 계속 올리는 와중에 틀이 잡힐 거라 생각했다. 그건 계속 활용해보면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문제지 해보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가독성이 높아지지라고 생각만 해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둘째 해석실력의 문제는 지금의 내 실력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첫 술 밥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특히 나처럼 다시 한문공부를 하겠다고 돌아온 사람의 경우에 해석실력이 형편없는 건 너무도 자명한 이치다. 바로 그 당연함을 아무렇지 않게 내 보이며 뭐 어때 그게 난데.’라는 정신으로 가는 것이다.

두 가지로 나누어 말한 꼴이 됐지만 기본 밑바닥의 정신은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못해도 좋고 어설퍼도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의 눈치를 봐가며 나를 치장하거나 문식하거나 있는 척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 나를 드러내며 뚜벅뚜벅 내 발자취를 남기며 가겠다라는 정신. 그러려면 나를 드러내 보이는 것에 주저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맘을 먹으니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것들이 재밌고 신이 났다. 임용을 하면서 주희의 주를 그렇게 세심하게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주자 주까지 해석을 하며 보다 보니 좀 더 내용이 풍성해지고 재밌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논어를 마치며

 

위에서 얘기했다시피 논어는 저번 주 목요일에 마쳤다. 처음으로 업로드하기 시작한 건 59일로 나오지만 아마 그것보단 좀 더 일찍 올렸었던 것 같다. 그걸 최신 업로드로 바꾸는 통에 몇 개가 업로드한 시간이 바뀌었던 것뿐이니 말이다.

재밌는 점은 임고반에 들어온 315부터 임용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생각은 딱 하나였다. ‘우선 다른 공부를 하기 전에 논어맹자는 한 번 떼고서 다른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말이다. 그래서 당연한 듯 3월 중순부터 논어를 읽기 시작했었다. 거의 한 달 동안 어떻게 해서든 읽긴 했다. 그 방식은 예전 그대로의 방식이었다. 눈으로 읽고 머리 속으로 해석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넘어가는 방식 말이다.

거의 한 달이 걸려 읽었지만 그건 읽었다기보다 그냥 훑어봤다고 하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 것이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에 꾸벅꾸벅 졸고 있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으며 창가 너머의 모악산이나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하는 흉내만 냈지, 정말 뭐를 봤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그러니 분명히 요왈편까지 모두 끝냈음에도 머리엔 아무런 기억조차 남지 않는 놀라운 체험을 했다. 이건 마치 비싼 스테이크를 먹긴 했지만, 한참이 지난 후에 저번에 먹었던 게 돼지 갈비 맞지?’라고 묻는 꼴이다. 먹었지만 뭘 먹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남는 게 없었고 읽었지만 뭘 봤는지 모를 정도로 대충 봤으니 말이다.

그러다 맹자를 업로드한 것이 계기가 되어 당연히 논어도 공부한 내용들은 업로드하기 시작했는데, 그때서야 명확히 알게 됐던 게 있다. 눈으로만 읽고 머리로만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것이야말로 공부하지 않았다는 말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해석을 제대로 해보니 역시나 처음 보는 문장처럼 하나도 해석이 안 됐고 주희의 주 또한 생소하기 그지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좌충우돌하는 순간들을 지나 어쨌든 업로드하며 한 번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확실히 봤다는 것에 묘한 쾌감이 들었다. 그래서 저번 주 목요일에 논어의 업로드가 끝났을 땐 뭐라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끼며 행복에 젖었던 것이다.

 

 

 

 

 

맹자 편집을 통해 여러 가지 노하우를 익히다

 

오늘 맹자의 업로드까지 끝나고 나니 처음 고민했던 가독성문제는 어느덧 해결이 되었다. 맹자야 말로 하나의 문장들이 길다 보니 가독성의 문제는 두고두고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막상 올렸는데 보고 싶지 않아선 올리는 게 그다지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올리는 과정 속에 올린 내용을 보면서 머릿속으론 계속 아쉬워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고민들이 쌓이고 쌓여 맹자의 편집 방향은 크게 3번 바뀌었다.

초반엔 경문을 통째로 해석하고 주 또한 통으로 해석했다. 그렇게 했더니 문제는 원문과 해석을 일대일로 매칭하기 어려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첫 번째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통으로 되어 있는 것을 적절히 끊어내기로 했다. 너무 자잘하게 끊으면 내용이 길어질 거 같아 보통 4어절 정도로 끊어 놓은 것이다. 그랬더니 예전보다 훨씬 보기 편해졌고 인터넷에서 볼 때에도 좀 더 일목요연해진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봐야 하는 스마트폰으로 볼 땐 너무 길게 느껴진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좀 더 잘 게 끊어서 문장이 끝나면 그게 아무리 짧은 문장이어도 문단을 나누며, 그것보다 훨씬 길 땐 해석이 한 줄을 넘어가지 않도록 끊어내는 것이다. 그랬더니 훨씬 보기 좋아졌고 원문과 해석을 확실히 대조하며 볼 수 있게 됐다.

그런데도 뭔가 자꾸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더라. 그렇게 끊어내는 건 어디까지나 주에 한정해서였지 경문은 전혀 편집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었으니 말이다. 고민이 됐던 건 경문까지 건드려도 될까? 하는 부분이었다. 누군가 여기에 신성한 의미를 부여한 사람도 없는데 나는 마치 내가 어떻게 해선 안 되는 전능한 문장을 다루듯 전전긍긍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확실히 맘을 잡았다. 어쨌든 이런 편집의 기본은 내가 보기 편해야 한다는 거였으니 말이다. 그러니 경문도 내 편의에 따라 편집할 수 있어야 하고 경문의 내용에 따라 주 또한 이동 시켜 편집해도 되니 말이다. 그래서 마지막 세 번째 변화를 주면서 맹자해석과 편집이 마무리 된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은 것은 기존 책엔 들어있지 않지만, 경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른 주들이 있다면 그것 또한 삽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완전히 나만의 방식으로 이 책들을 새롭게 편집하는 형식이 된다. 분명한 건 그게 경서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斯道를 자임한 공자처럼, 저들을 무에 두려워하냐고 외친 맹자처럼

 

어쨌든 한 고비는 넘겼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했다고 사서에 해박해진 건 물론 아니지만, 그저 눈대중으로 볼 때보단 훨씬 깊숙하게 봤다는 건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이 힘으로 다른 문장들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제 다음 주면 정말 임용시험이다. 지금의 모토는 나에게 당당하자이기 때문에 알든 모르든 그런 것에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가서 아는 건 풀어보고 모르는 건 내 실력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거다. 오늘 읽은 맹자의 문장 중에 진심34는 내 정신을 번쩍 깨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대인을 설득할 적엔 그를 하찮게 여겨 드높음은 보지 말아라라고 일갈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게 나에겐 중요하지 않고 내가 바라는 것도 아니기에 그들 앞에 가서 주눅들 필욘 없다는 것이다. 바로 그 정신이 내면적인 성숙을 이룬 자의 정신이라 생각한다.

공자는 죽을 위험에 처해서 하늘이 이 을 없애고자 하지 않으시니, 광땅 사람들이 나를 어찌하랴라고 일갈했던 것도 똑같은 정신의 발로였다고 생각한다. 맹자든 공자든 다들 멋지게 산다. 나도 다시 주어진 공부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멋지게 누려볼 테다.

 

 

 

인용

지도

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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