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밀 전황(田況)께 올린 편지
상전추밀서(上田樞密書)
소순(蘇洵)
1.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 공자와 맹자
田公名況, 字元鈞, 嘉祐三年, 爲樞密使.
○ 東萊云: “此篇, 議論反覆, 極有法度, 最宜詳味. 意實求知, 辭不卑屈.”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天之所以與我者, 夫豈偶然哉.
堯不得以與丹朱, 舜不得以與商均, 而瞽瞍不得奪諸舜, 發於其心, 出於其言, 見於其事, 確乎其不可易也. 聖人不得以與人, 父不得奪諸其子, 於此見天之所以與我者, 不偶然也.
夫其所以與我者, 必有以用我也, 我知之, 不得行之, 不以告人, 天固用之, 我實置之, 其名曰棄天. 自卑以求幸其言, 自小以求用其道, 天之所以與我者何如, 而我如此也, 其名曰褻天. 棄天我之罪也, 褻天亦我之罪也, 不棄不褻而人不我用, 不我用之罪也, 其名曰逆天.
然則棄天褻天者, 其責在我, 逆天者, 其責在人, 在我者, 吾將盡吾力之所能爲者, 以塞夫天之所以與我之意, 而求免夫天下後世之譏, 在人者, 吾何知焉. 吾求免夫一身之責之不暇, 而暇爲人憂乎哉.
공자와 맹자가 불우했음에도 자신의 역할을 다한 이유
孔子ㆍ孟軻之不遇, 老於道途, 而不倦不慍不怍不沮者, 夫固知夫責之所在也. 衛靈ㆍ魯哀ㆍ齊宣ㆍ梁惠之徒, 不足相與以有爲也, 我亦知之矣, 抑將盡吾心焉耳, 吾心之不盡, 吾恐天下後世無以責夫衛靈ㆍ魯哀ㆍ齊宣ㆍ梁惠之徒, 而彼亦將有以辭其責也, 然則孔子ㆍ孟軻之目, 將不瞑於地下矣.
해석
田公名況, 字元鈞,
전공의 이름은 황(況)이고 자는 원균이니
嘉祐三年, 爲樞密使.
가우 3년에 추밀사가 되었다.
○ 東萊云: “此篇, 議論反覆,
동래가 말했다. “이 글은 의론이 반복되어
極有法度, 最宜詳味.
매우 법도가 있으니 가장 마땅히 자세하게 음미할 만하다.
意實求知, 辭不卑屈.”
의미는 실제로 알아주길 구한 것이지만 말이 비굴하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天之所以與我者, 夫豈偶然哉.
하늘이 나에게 부여해준 까닭이 대체로 어찌 우연이겠습니까?
堯不得以與丹朱, 舜不得以與商均,
요임금은 아들인 단주에게 줄 수 없었고 순임금은 아들 상균에게 줄 수 없었으며
而瞽瞍不得奪諸舜,
순 임금의 아버지 고수는 순임금에게 빼앗을 수 없었으니
發於其心, 出於其言,
그 마음에서 발생하여 말로 나오고
見於其事, 確乎其不可易也.
그 일에 드러나니 확고하여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聖人不得以與人, 父不得奪諸其子,
성인이라해도 남에게 줄 수 없고 아버지라해도 자식에게 빼앗을 수 없으니
於此見天之所以與我者, 不偶然也.
이에 하늘이 나에게 준 까닭이 우연이 아님을 볼 수 있습니다.
夫其所以與我者, 必有以用我也,
대체로 나에게 준 까닭은 반드시 나를 쓰고자 해서지만
我知之, 不得行之, 不以告人,
내가 알고서 실행하질 못하고 남에게 알리질 못한다면
天固用之, 我實置之,
하늘이 진실로 나를 쓰려해도 내가 실제로는 버려두는 것이니
其名曰棄天.
그것을 ‘하늘을 버리는 것’이라 명명합니다.
自卑以求幸其言, 自小以求用其道,
스스로 낮추면서 그 말을 좋아해주길 구하고 스스로 비하하면서 그 도를 써주길 구한다면
天之所以與我者何如, 而我如此也,
하늘이 나에게 준 까닭이 무엇이기에 내가 이와 같이 하는 것입니까?
其名曰褻天.
그것을 ‘하늘을 더럽히는 것’이라 명명합니다.
棄天我之罪也, 褻天亦我之罪也,
하늘을 버린 것은 나의 잘못이고 하늘을 더럽힌 것 또한 나의 잘못이니
不棄不褻而人不我用,
버리지 않고 더럽히지 않았는데 남이 나를 쓰지 않은 것은
不我用之罪也,
나를 쓰지 않는 이의 잘못이니,
其名曰逆天.
그것을 ‘하늘을 거스르는 것’이라 명명합니다.
然則棄天褻天者, 其責在我,
그러나 하늘을 버리고 하늘을 더럽힌 것은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고
逆天者, 其責在人,
하늘을 거스른 것은 그 책임이 남에게 있습니다.
在我者, 吾將盡吾力之所能爲者,
나에게 있는 것이라면 나는 장차 나의 힘의 할 수 있는 것을 다하여
以塞夫天之所以與我之意,
하늘이 나에게 준 까닭의 뜻에 부응하고
而求免夫天下後世之譏,
천하 후세의 비난을 피하길 구해야 하지만
在人者, 吾何知焉.
남에게 있는 것을 내가 어찌 알겠습니까?
吾求免夫一身之責之不暇,
저는 한 몸의 책임 피하길 구하는데도 겨를이 없는데
而暇爲人憂乎哉.
어느 겨를에 남을 위하여 근심하겠습니까?
공자와 맹자가 불우했음에도 자신의 역할을 다한 이유
공자와 맹자는 불우하여 길에서 늙었지만
而不倦不慍不怍不沮者,
게으르지 않고 화내지 않으며 안색이 변하지 않고 저상(沮喪)하지 않은 것은
夫固知夫責之所在也.
대체로 진실로 책임이 있는 곳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위령공과 노애공과 제선왕과 양혜왕의 무리는 서로 함께 하기에 부족한 것은
我亦知之矣, 抑將盡吾心焉耳,
공자와 맹자 또한 그것을 알았지만 장차 나의 마음을 다할 뿐이니,
吾心之不盡,
나의 마음을 다하지 않는다면
나는 천하 후세에 위령공과 노애공과 제선왕과 양혜왕의 무리를 책임 지우지 못할까 걱정하며
而彼亦將有以辭其責也,
저들이 또한 장차 그 책임을 사양할 게 있었을 것이다.’라 했으니
然則孔子ㆍ孟軻之目, 將不瞑於地下矣.
그러하다면 공자와 맹자의 눈이 장차 지하에서 감기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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