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모두가 좋아하는 시와 날 아는 이가 좋아하는 시
古人曰: “爲人而欲一世之皆好之, 非正人也; 爲文而欲一世之皆好之, 非至文也.” 信哉言乎! 其不知者, 則毁不足怒, 譽不足喜, 不如其知之者好之也.
客有自金剛來, 謁於張谿谷, 谿谷曰: “君今行, 豈無一詩耶?” 客以崔東皐杆城所題觀日出詩, 爲己作以瞞之.
谿谷擊節吟咏, 良久曰: “此非君詩. 是作必在八月十六七日夜.”
客大愕曰: “此詩本非警作. 而又何知其八月十六七日夜所吟也?”
谿谷曰: “古人於正秋多用玉宇文字.” 又日: “欲暮而月在西, 乃十六七日也. 第一句‘玉宇迢迢落月東’, 起得崔崒; ‘滄波萬頃忽飜紅’, 狀得怳惚; ‘蜿蜿百怪皆含火’, 極幽遐詭怪之觀; ‘捧出金輪黃道中’ 有高明廣大之象. 一語一字, 皆有萬鈞之力, 古今詠日出詩, 皆莫能及. 君從何得此來乎?”
客大驚服, 遂吐實. 谿谷曰: “非此老, 不能道此語.”
噫! 嚮使東皐爲詩 而必欲一世皆好之 則其能使谿谷敬服如是乎? 若不知者之毁譽, 何足爲喜怒哉?
해석
古人曰: “爲人而欲一世之皆好之, 非正人也;
옛 사람이 말했다. “사람이 되어 온 세상이 다 그를 좋아하기를 바란다면 올바른 사람이 아니고,
爲文而欲一世之皆好之, 非至文也.”
문장을 지어 온 세상이 다 그걸 좋아하기를 바란다면 지극한 문장이 아니다.”
信哉言乎! 其不知者,
참이로구나 그 말이여! 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則毁不足怒, 譽不足喜,
헐뜯어도 분노할 게 없고 칭찬해도 기뻐할 게 없다.
不如其知之者好之也.
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그 작품을 좋아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客有自金剛來, 謁於張谿谷, 谿谷曰:
나그네가 금강산에서 와서 계곡 장유를 뵈었는데 계곡이 말씀했다.
“君今行, 豈無一詩耶?”
“그대 이번 여행에서 어찌 하나의 시도 없는 것인가?”
客以崔東皐杆城所題觀日出詩,
나그네가 최동고가 간성에서 일출을 보고 지은 시를
爲己作以瞞之.
자기가 지은 것이라 하며 그를 속였다.
谿谷擊節吟咏, 良久曰:
계곡이 무릎을 치며 읊으니 실로 오래 지나서야 말했다.
“此非君詩. 是作必在八月十六七日夜.”
“이것은 그대의 시가 아니네. 지은 작품은 반드시 8월 16~7일 밤이었을 게야.”
客大愕曰: “此詩本非警作.
나그네가 크게 놀라며 말했다. “이 시는 본래 놀랄 만한 작품이 아닙니다.
而又何知其八月十六七日夜所吟也?”
그러나 또한 어찌 8월 16~7일 밤에 읊은 것임을 알았습니까?”
최립의 「십칠일 아침十七朝」이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玉宇迢迢落月東 | 가을 하늘은 아득한데 달은 동쪽으로 지니 |
蒼波萬頃忽飜紅 | 푸른 물결 만 이랑이 갑자기 붉게 넘실대네. |
蜿蜿百怪皆含火 | 꿈틀꿈틀 온갖 괴물이 모두 불을 머금고 |
捧出金輪黃道中 | 금빛 바퀴 누런 길 가운데에 받들러 나오네.『簡易集』 |
谿谷曰: “古人於正秋多用玉宇文字.”
계곡이 말했다. “옛 사람들은 한 가을에 옥우(玉宇)【玉宇: 천제가 있는 곳 / 천하】라는 문제를 많이 쓴다네.”
又日: “欲暮而月在西, 乃十六七日也.
또한 말했다. “저물려고 할 때 달은 서쪽에 있으니, 곧 16~7일이라네.
第一句‘玉宇迢迢落月東’, 起得崔崒;
제 1구는 일으킴이 드높음을 얻었고
‘滄波萬頃忽飜紅’, 狀得怳惚;
제 2구는 묘사한 모습이 황홀함을 얻었으며,
‘蜿蜿百怪皆含火’, 極幽遐詭怪之觀;
제 3구는 매우 그윽하고 기괴한 경관이고,
‘捧出金輪黃道中’ 有高明廣大之象.
제 4구는 높이 밝으며 광대한 기상이 있지.
一語一字, 皆有萬鈞之力,
한 어구와 한 글자가 모두 만 균의 힘이 있으니
古今詠日出詩, 皆莫能及.
고금에 일출을 읊은 시가 모두 미칠 수가 없다네.
君從何得此來乎?”
그대는 어디에서 이것을 얻어왔는가?”
客大驚服, 遂吐實.
나그네는 크게 놀라 탄복하고 마침내 실상을 이야기했다.
谿谷曰: “非此老, 不能道此語.”
계곡이 말했다. “이 어르신이 아니라면 이 시어를 말할 수 없었을 것이네.”
噫! 嚮使東皐爲詩 而必欲一世皆好之
아! 만약【嚮使 = 假使】 동고가 시를 지어 반드시 온 세상이 모두 그것을 좋아하기를 바랐다면,
則其能使谿谷敬服如是乎?
계곡이 놀라 탄복하길 이와 같이 할 수 있었겠는가?
若不知者之毁譽,
모르는 사람의 헐뜯음과 칭찬 같으면,
何足爲喜怒哉?
어찌 기쁘게 하겠으며 화나게 하겠는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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