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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양리(詰楊吏) - 2. 왕실 무덤이 많기에 당해야 했던 양주 백성들의 고초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힐양리(詰楊吏) - 2. 왕실 무덤이 많기에 당해야 했던 양주 백성들의 고초

건방진방랑자 2021. 8. 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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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왕실 무덤이 많기에 당해야 했던 양주 백성들의 고초

 

本州事多端 難罄簡與繒 우리 고을의 일 복잡해 죽간과 비단[각주:1]에 다 쓰기 어렵습죠.
圻邑皆魯衛 輸租及伐氷 경기의 고을들[각주:2]은 모두 노나라와 위나라[각주:3]처럼 실정(實情)이 비슷하지만 세금 바치는 것과 얼음 켜는 일을
他州所無課 獨本州難勝 다른 고을에선 부과하지 않지만 유독 우리 고을만은 걷잡기 어렵습니다.
東西兩大路 水陸均所乘 동서 두 개의 큰 대로에 물과 뭍에서 실어온 것이 균등하니,
此固不可論 其他亂葛藤 이것은 실로 논할 게 없지만 다른 것들은 어지럽기가 칠덩쿨 같습죠.
廣州三園陵 本州九園陵 광주엔 세 개의 원릉이 있고 양주엔 아홉 개의 원릉이 있는데[각주:4]
齋宮動有事 役急師旅興 재궁[각주:5]에 걸핏하면 일이 생겨 부역이 급하다면서 군사를 일으킵니다.
有以國舅葬 有以相臣薨 임금의 장인[각주:6]을 장례 지낸 일도 있었고 의정부 최고관직[각주:7]을 장사 지내다 보니
有觸中官怒 有被外朝淩 내시[각주:8]의 분노에 저촉한 일도 있었고 조정[각주:9]의 능멸을 입은 입기도 했습죠.
有祭舊主燕 有庇大君綾 옛 군주인 연산군[각주:10]을 제사 지내고 대군인 능원[각주:11](綾原)을 지키다 보니,
有時游鄠社 有時騁淄澠 이따금 여름 휴양지인 호현(鄠縣)ㆍ두양현(杜陽縣)[각주:12]처럼 여기며 놀러 오기도 하고 이따금 치수(淄水)와 승수(澠水)[각주:13]처럼 여기며 말을 몰기도 하여
有江本無舡 有魚亦無罾 강은 있지만 본래부터 대신들이 타고 가 고기잡을 배는 없고 물고기는 있지만 대신들이 써서 고기 잡을 그물은 없어
米有日幾斗 鹽有日幾升 쌀은 하루에 몇 말 두어야 하고 소금은 하루에 몇 되 두어야 했던지요.
連日有呼酒 連夜有張燈 연일 술을 달라하고 밤마다 등을 켜놓고서
餘外有雜物 督出有黎蒸 그 외 여러 물건은 독촉하여 백성[각주:14]에게 내도록 하니
午有涉漭沆 宵有越峻嶒 낮엔 넓게 퍼진 물[각주:15]을 건넜고 밤엔 험준한 산[각주:16]을 넘었답니다.
上有展孝思 闔境肅兢兢 주상께서 효성스런 생각(孝思殿)을 펼치기라도 하면 온 양주의 경내[각주:17]가 엄숙하고도 삼가는데
有一有違期 已有上司繩 한 번이라도 기한을 어기는 일이 생기면 이미 조정 고관들의 지시 떨어집니다.

 

 

 

 

인용

전문

해설

 

 

  1. 증(繒): ①비단. 명주(明紬). ② 주살. 오늬에 줄을 매어 쏘는 화살. 繒繳(증작). ③ 평평하지 않은 모양. ④ 종묘 제사에, 신에게 고하는 글을 단서(丹書)하는 비단. ⑤ 높다. [본문으로]
  2. 기읍(圻邑): 경기지방 [본문으로]
  3. 노위(魯衛): 『논어(論語)』 「자로(子路)」에 나오는 말로, 노(魯) 나라는 주공(周公)의 봉국(封國)이고 위(衛) 나라는 주공의 아우 강숙(康叔)의 봉국인데, 두 나라의 정치 상황이 마치 형제처럼 엇비슷하다고 했다. 그래서 '형제(兄弟)'의 의미로 쓰이며, '비슷하단' 의미를 지니게 됐다. [본문으로]
  4. 원릉(園陵): 릉(陵)은 임금이나 왕후의 묘소를 말하고, 원(園)은 세자나 세자빈이나 왕을 낳은 후궁의 묘소를 말한다. 광주(廣州)에는 지금은 서울의 강남으로 편입된 곳(조선시대엔 한강 이남이 광주였음)으로 선릉(宣陵)ㆍ정릉(靖陵)ㆍ헌릉(獻陵)의 3개 릉이 있고 양주(楊州)에는 지금의 구리시에 편입된 곳으로 태조 건원릉(健元陵)ㆍ목릉(穆陵)ㆍ현릉(顯陵)ㆍ휘릉(徽陵)ㆍ숭릉(崇陵)ㆍ혜릉(惠陵)ㆍ원릉(元陵)ㆍ경릉(景陵)ㆍ수릉(綏陵)의 9개 릉이 있다. [본문으로]
  5. 재궁(齋宮): ① 예전에, 각 마을에 있는 문묘를 이르던 말 ② 나라의 태묘제(太廟祭)에 재(齋)를 드리는 곳. [본문으로]
  6. 국구(國舅): 임금의 장인 [본문으로]
  7. 상신(相臣): 예전에,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합하여 이르던 말이다. [본문으로]
  8. 중관(中官): 내시(內侍)의 별칭이다. [본문으로]
  9. 외조(外朝): 국왕이 국정을 처리하던 곳 [본문으로]
  10. 구주연(舊主燕): 왕 또는 왕비의 무덤을 능(陵)이라고 하지만 연산군은 그 지위가 군(君)으로 강봉되었기 때문에 묘(墓)라 하였다. 그 후 중종 7년(1512) 12월 부인 신씨가 상소하여 묘를 강화에서 능성구씨(綾城具氏)의 선영(先塋)이며 연산군의 사위와 딸의 무덤이 있는 양주군 해등면 원당리(현 도봉구 방학동)로 이장하기를 청하여, 이듬해(1513) 2월 왕자군(王子君)의 예(禮)로 이장하고 양주군의 관원으로 하여금 제사를 관리하도록 하였다. [본문으로]
  11. 대군릉(大君綾): 선조(宣祖)의 손자인 능원대군(綾原大君)으로 이름은 이보(李俌)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인조를 따라 세자·백관과 함께 남한산성으로 들어갔다. 예조판서 김상헌(金尙憲)과 뜻을 같이하여 척화(斥和)를 주장했고 성품이 온화하여 종실의 모범이 된다하여 그가 죽은 후엔 왕도 친히 조상할 정도였다. 무덤은 현재 남양주 화도읍 녹촌리에 있다. [본문으로]
  12. 호사(鄠社): 장안현(長安縣)의 서쪽을 말한다. / 아마도 호두(鄠杜)의 오기(誤記)가 아닌가 싶다. 호두(鄠杜)는 중국 부풍(扶風)에 있는 호현(鄠縣)ㆍ두양현(杜陽縣)을 말한다. 『한서(漢書)』 「원후전(元后傳)」에 "여름에는 어숙현(篽宿縣)ㆍ호현ㆍ두양현의 사이에서 노닌다." 하였다. [본문으로]
  13. 치승(淄澠): 치(淄)와 승(澠)은 현재 중국 산동성(山東省)에 있는 두 강의 이름이다. 『열자(列子)』 「설부(說符)」에 "백공(白公)이 묻기를 '물에다 물을 타면 어떻겠습니까?' 하니, 공자(孔子)가 이르기를 '치수(淄水)와 승수(澠水)를 섞어놓으면 역아(易牙)는 그것을 구별한다.'고 하였다[淄‧澠之合, 易牙嘗而知之]." 하였다. 『신론구류(新論九流)』 ① 서로 취미가 같음 ② 현재(賢才)와 둔재(鈍才)를 비유한 말 ③ 두 가지 사물의 성격이 판이한 경우를 일컫는 말로 쓰인다. / 『전국책(戰國策)』 「제책(齊策)」에 전단(田單)이 적인(狄人)을 공격하기 전에 노중련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노중련은 이기지 못할 것이라 단언했다. 이에 화가 나 인사도 없이 떠났지만 싸움에서 정말 이기지 못하자 노중련을 찾아가 이유를 물었다. 이에 노중련은 "지금에 이르러 장군은 동쪽으로 야읍의 봉양이 있고 서쪽으론 치수(菑水)의 즐거움이 있으며 황금 혁대를 두르고 치수(淄水)와 승수(澠水)의 사이에서 말 달리니 삶이 즐거움만 있지 결사(決死)의 마음은 없습니다. 이것이 이길 수 없는 이유입니다[當今將軍, 東有夜邑之奉, 西有菑上之虞, 黃金橫帶, 而馳乎淄ㆍ澠之間, 有生之樂, 無死之心. 所以不勝]"라고 말했다. 여기서 치수(淄水)와 승수(澠水)는 휴양의 즐거움을 누리는 곳이란 뜻이다. [본문으로]
  14. 여증(黎蒸): 여민(黎民)·여수(黎首)·여서(黎庶)·금수(黔首)라고도 하며, 서민이나 일반 백성들을 말한다. [본문으로]
  15. 망항(漭沆): 물이 넓게 퍼져 있는 모양. [본문으로]
  16. 증(嶒): 산 높고 험하다. [본문으로]
  17. 합경(闔境): '일정한 구역 안의 전체'를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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