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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헤어지던 날 피로 맹세하다
喔喔晨鳴鷄 燭燭晨明月 | 꼬끼오 새벽닭이 울고 환하디 환한 새벽달이 밝아 |
蕭蕭征馬嘶 行子侵晨發 | 쓸쓸히 정벌하러 가는 말 울어대고 떠나는 이 새벽에 이르러 출발하네. |
逸仙送上舍 相送雲嶺頭 | 일선은 유생을 전송하러 서로 마운령(摩雲嶺) 정상에서 전송하네. |
嶺頭有流水 各自東西流 | 마운령 정상에서 흐르는 물 각각 절로 동쪽으로 서쪽으로 흘러 |
流波日以遠 千里復千里 | 흐르는 물결은 날로 멀어지니 천 리에 더하여 천 리라네. |
上舍謂逸仙 此別如此水 | 유생이 일선에게 말하네. “이 이별은 이 물과 같으니 |
盛年不可棄 空床難獨守 | 융성한 나이 버릴 순 없고 빈 침상은 독수공방하기 어렵우며 |
宛宛楊柳枝 一一行人手 | 구불구불 버들개지의 가지 하나하나 떠나는 이의 손에 있네. |
善事新夫壻 時時懷故人 | 잘 새로운 남편을 섬기더라도 이따금 옛 사람 생각해주시오.” |
逸仙含淚說 此言何忍聞 | 일선이 눈물을 머금고 말하네. “이 말을 어찌 차마 들으리오? |
同居二年餘 妾身猶君身 | 함께 지낸 지 2년여에 저의 몸은 그대의 몸이죠. |
兩身雖可離 兩心不可分 | 두 몸은 비록 떨어질 수 있더라도 두 마음은 나눌 수 없지요. |
竹死節不改 藕斷絲相連 | 대나무 고사해도 마디는 고치지 않고 연뿌리 끊어져도 실은 서로 이어져요. |
啓我含貝齒 破我春蔥指 | 저의 깨끗한 이 1를 열어 저의 봄파 같은 손가락을 깨물어 |
滴我丹砂血 寫我香羅袂 | 저의 단사 2의 피를 떨구 저의 향기나는 비단 소매에 쓰겠어요. |
妾心不可渝 血書不可滅 | ‘저의 마음 달라질 수 없고 혈서는 사라질 수 없네.’라고.” |
逸仙不顰蹙 上舍爲嗚咽 | 일선은 찡그리질 않았는데 유생은 오열하네. |
委委頭上髮 翦作同心結 | 차분하게 머리카락을 잘라 동심결 3을 만드네. |
報爾千金意 纏綿無時歇 | 너의 천금 같은 마음 보답함에 애틋함 쉴 때가 있으리오. |
喞喞復喞喞 此意難重陳 | 찌르찌르 다시 찌르찌르 풀벌레 우니 이 뜻 거듭 진술하기 어렵구려.” |
生人作死別 行路亦悲辛 | 산 사람이 사별 같은 이별을 하노라니 떠나는 길이 또한 슬프고 괴롭네. |
春山多蘼蕪 春海煙冥冥 | 봄산엔 많은 궁궁이풀 우거졌고 봄바다엔 안개 껴 어둑어둑하네. |
朝亦望君行 暮亦望君行 | 아침에도 또한 낭군 떠난 길 바라보고 저녁에도 또한 낭군 떠난 길 바라보네. |
望望不見君 佇立久彷徨 | 바라고 바라나 낭군 보이지 않아 우두커니 서서 오래도록 방황하네. |
인용
- 함패(含貝): ① 조개를 물다 ② 깨끗한 이를 형용 [본문으로]
- 단사(丹砂): 연단(鍊丹)을 해서 단약(丹藥)을 만들어 내는 광물의 이름이다. 옛날 도사(道士)들은 단사를 원료로 하여 불로장생의 비약(祕藥)을 구워냈는데 이를 연단술(鍊丹術)ㆍ연금술(鍊金術)ㆍ점금지술(點金之術)이라고도 한다. 여러 가지 쇠붙이를 금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 하였다. 본초(本草)에 의하면, "단사를 오래 먹은 자는 신명(神明)을 통하고 늙지 않으며 몸이 가벼워져 신선이 된다." 하였다. [본문으로]
- 동심결(同心結): 비단 띠[錦帶]로 두 고를 내고 양쪽에서 맞죄어 풀리지 않도록 굳게 매는 매듭인데, 여기에는 곧 부부간의 견정(堅貞)한 애정(愛情)을 부친 것이라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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