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각각의 재능을 지닌 계곡과 택당과 동명
近世谿谷ㆍ澤堂ㆍ東溟三人, 並稱當世哲匠, 論者各以所尙, 優劣而輕重之, 甚無謂也.
凡文章之美, 各有定價, 豈以好惡爲抑揚乎?
余觀谿谷文章渾厚流鬯, 如太湖漫漫, 微風不動; 澤堂精妙透徹, 如秦臺明鏡, 物莫遁形; 東溟發越俊壯, 如白日靑天, 霹靂轟轟, 三家氣像, 自是各別.
至若東溟之‘海上白雲間, 蒼蒼皆骨山. 山僧飛錫去, 笑問幾時還’. 俊逸中極閑雅, 風神骨格, 酷似太白, 二子亦所未道也.
해석
근세의 계곡ㆍ택당ㆍ동명 세 사람은 아울러 당세의 철장【철장(哲匠): 현명하고 재예(才藝)가 있는 사람】으로 일컬어졌다.
論者各以所尙, 優劣而輕重之,
의론하는 사람들이 각각 숭상하는 것으로 우열과 경중을 매기지만
甚無謂也.
매우 쓸데없는 소리다【무위(無謂): 생각할 걸 요구하지 않는 씨잘데기 없는 말[不要以爲; 漫說]】.
凡文章之美, 各有定價,
모든 문장의 아름다움은 각각 정해진 가치가 있으니
豈以好惡爲抑揚乎?
어찌 호오(好惡)로 억누르거나 드높이거나 하겠는가?
余觀谿谷文章渾厚流鬯,
내가 보건대 계곡의 문장은 크고 두터우며 유창하니
如太湖漫漫, 微風不動;
큰 호수가 아득해서 미풍에 움직이지 않는 것 같고,
澤堂精妙透徹,
택당은 정밀하고 오묘하며 섬세하니,
如秦臺明鏡, 物莫遁形;
진대의 밝은 거울【진대명경(秦臺明鏡): 진대경(秦臺鏡)을 가리킨다. 진(秦) 때 넓이는 4척(尺), 높이는 5척 9촌(寸)의 네모난 거울이 있었는데, 오장 육부까지도 환하게 비췄다고 한다.】이 외물이 형체를 숨기지 못하는 것 같으며,
東溟發越俊壯,
동명은 발명하고 우뚝하며 준수하고 건장하니,
如白日靑天, 霹靂轟轟,
흰 해가 뜬 푸른 하늘에 벼락이 쾅쾅 치는 것 같아
三家氣像, 自是各別.
세 사람의 기상이 원래 각각 다르다.
至若東溟之‘海上白雲間, 蒼蒼皆骨山. 山僧飛錫去, 笑問幾時還’.
그러나 동명의 「풍악의 오산인을 전송하고 겸하여 통천 수령 이국이에게 부치며[送楓岳悟山人兼寄李通川國耳]」라는 시에 이르면 다음과 같으니
海上白雲間 蒼蒼皆骨山 | 바닷가 흰 구름 사이의 푸르디 푸른 개골산으로 |
山僧飛錫去 笑問幾時還 | 스님은 석장을 날려 떠나가니 웃으며 언제 돌아올지 묻는다네. |
俊逸中極閑雅,
준수하고 방일한 가운데에 매우 한가하고 우아하여
風神骨格, 酷似太白,
분위기와 격조가 이태백과 흡사하니
二子亦所未道也.
두 사람이 또한 말하지 못한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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