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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시평 하권 - 74. 윤순지의 시 본문

문집/소화시평

소화시평 하권 - 74. 윤순지의 시

건방진방랑자 2021. 10. 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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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4. 윤순지의 시

 

 

余近得涬溟子尹順之詩稿而觀之, 其詩非唐非宋, 自成一家, 格淸語妙, 句圓意活, 深造古人閫域. 第世罕知之, 略揀七言近體數首.

覓句戱占詩日: ‘結習多生未忘癡, 尙從文字鬪新奇. 但令美玉連城在, 不厭良金鼓槖遲. 活意有時勝驥足, 苦心終夜引蛛絲. 尋花問柳閒閒處, 笑爾沈吟復索詩.’

望海亭詩曰: ‘鴻荒開闢坎離門, 碣石崑崙左右蹲. 垂手恰堪扶日轂, 側身今已躡天根. 挾山超海非難事, 暴虎憑河不足論. 落帆長風吹萬里, 眼邊吳楚浪中飜.’

又曰: ‘劈海危亭峻欲飛, 任公曾作釣鰲磯. 風雷傾洞喧蛟窟, 金碧參差瀁日暉. 尙父提封看隱約, 薊門烟樹望依微. 吾生豪橫誠堪詫, 貝闕珠宮踏得歸.’ 嬌嬌騰踔, 可與芝川詩爭衡.

 

 

 

 

해석

余近得涬溟子尹順之詩稿而觀之, 其詩非唐非宋, 自成一家, 格淸語妙, 句圓意活, 深造古人閫域.

내가 최근에 행명자(涬溟子) 윤순지(尹順之)의 시고를 얻어서 보니 그 시는 당시체도 아니고 송시체도 아니라 스스로 일가를 이뤘으니 격조는 맑고 시어는 오묘했으며 시구는 원만하고 뜻은 살아있어 깊이 옛 사람의 경지에 나아갔다.

 

第世罕知之, 略揀七言近體數首.

다만 세상에 드물게 알려졌으니 대략 7언 근체 몇 수만을 추려본다.

 

覓句戱占詩日: ‘結習多生未忘癡, 尙從文字鬪新奇. 但令美玉連城在, 不厭良金鼓槖遲. 活意有時勝驥足, 苦心終夜引蛛絲. 尋花問柳閒閒處, 笑爾沈吟復索詩.’

멱구희점(覓句戱占)이란 시는 다음과 같다.

 

結習多生未忘癡 여러 생에 걸친 습벽(習癖)이라 어리석음을 잊질 못하고
尙從文字鬪新奇 여전히 문자를 쫓으며 신이하고 기이함을 다투네.
但令美玉連城在 다만 아름다운 구절[美玉]이 문집[連城]에 있으니
不厭良金鼓橐遲 좋은 금을 풀무로 바람내는 것을 느리게 해도 싫지 않네.
活意有時騰驥足 이따금 살아있는 뜻은 준마가 발을 달리는 듯하고
苦心終夜引蛛絲 밤새도록 하는 고심은 거미가 실을 뽑아내는 듯하네.
尋花問柳閒閒處 꽃을 찾고 버들을 묻는 한가롭디 한가로운 곳에서
笑爾沈吟復索詩 웃으며 나지막이 읊조리다가 다시 시를 찾는다네.

 

望海亭詩曰: ‘鴻荒開闢坎離門, 碣石崑崙左右蹲. 垂手恰堪扶日轂, 側身今已躡天根. 挾山超海非難事, 暴虎憑河不足論. 落帆長風吹萬里, 眼邊吳楚浪中飜.’

망해정(望海亭)이란 시는 다음과 같다.

 

鴻荒開闢坎離 혼돈이 감리의 문에서 열렸고
碣石崑崙左右蹲 갈석산과 곤륜산이 좌우에 쭈그려 있네.
垂手恰堪扶日轂 손을 드리우면 흡사 해바퀴를 붙들 것 같고
側身今已躡天根 몸을 기울이면 제 이미 천근을 밟을 것 같네.
挾山超海非難事 산을 끼거나 바다를 건너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고
暴虎憑河不足論 호랑이를 맨 손으로 때려잡거나 맨몸으로 강을 건너는 건 논할 것도 없다네.
落帆長風吹萬里 만 리를 부는 거센 바람이 돛에 떨어지니
眼邊吳楚浪中飜 눈가엔 오나라와 초나라의 파도만 일러이네.

 

又曰: ‘劈海危亭峻欲飛, 任公曾作釣鰲磯. 風雷傾洞喧蛟窟, 金碧參差瀁日暉. 尙父提封看隱約, 薊門烟樹望依微. 吾生豪橫誠堪詫, 貝闕珠宮踏得歸.’

또 다른 시는 다음과 같다.

 

劈海危亭峻欲飛 바다를 쪼개고 위태로운 정자 날 듯이 솟아나니
任公曾作釣鰲磯 임공이 일찍이 만든 자라 낚던 곳이라네.
風雷傾洞喧蛟窟 바람과 우레가 골짜기에 기울어쳐서 교룡의 굴을 시끄럽게 하고
金碧參差瀁日暉 단청[金碧]이 엎치락뒤치락 햇볕에 일렁거리네.
尙父提封看隱約 여상이 봉함받은 제()나라는 희미하게 보이고
薊門烟樹望依微 계주(薊州)의 안개 속 나무는 희미하게 보이지.
吾生豪橫誠堪詫 내 삶은 호쾌하고 멋대로여서 참으로 자랑할 만하니
貝闕珠宮踏得歸 조개궁궐과 구슬궁궐 밟고서야 돌아가리라.

 

嬌嬌騰踔, 可與芝川詩爭衡.

아리땁고 아리따워 치솟아 지천의 ()()이란 시와 다툴 만하다.

 

 

인용

목차 / 작가 / 서설

한시사 / 한시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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