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청요직에 있으면서도 청렴했던 윤정이 쓴 시
尹渟, 宣廟朝人, 職淸要.
在直廬, 欲推微細之物, 將訴于官, 同僚薄之.
尹賦一絶曰: “弊屣堯天下, 淸風有許由. 分中無棄物, 猶絜自家牛.” 至今膾炙.
然以巢父事歸許由, 而世人不能看別, 可資一嗤.
해석
尹渟, 宣廟朝人, 職淸要.
윤정은 선조 때 사람으로 청요직【청요직(淸要職): 사간원(司諫院), 사헌부(司憲府), 홍문관(弘文館)을 일컬음】을 맡았다.
在直廬, 欲推微細之物,
숙직할 적에 작은 물건을 따져서
將訴于官, 同僚薄之.
장차 관아에 소청하려 하자 동료들이 그를 야박하다고 했다.
尹賦一絶曰: “弊屣堯天下, 淸風有許由. 分中無棄物, 猶絜自家牛.”
윤정이 한 절구(「탄식하며有歎」)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弊屣堯天下 淸風有許由 | 요임금의 천하를 헌신짝처럼 버렸으니 맑은 풍도는 허유에게 남았지만 |
分中無棄物 獨挈自家牛 | 분에 맞으면 버리는 물건이 없어서 다만 자기 집 소를 끌고 갔다네. |
至今膾炙.
지금까지 회자된다.
然以巢父事歸許由,
그러나 소보의 일로 허유【허유(許由)와 소보(巢父)가 기산(箕山) 영수(潁水)에 숨어 살았는데, 요(堯) 임금이 제위(帝位)를 맡기려 하자 허유가 이를 거절하고서 더러운 말을 들었다면서 귀를 씻으니, 이 말을 들은 소보가 “그대가 만약 높은 산 깊은 골에 살면서 세상과 통하지 않았다면 누가 그대를 알아볼 수 있었겠는가[子若處高岸深谷 人道不通 誰能見子]?”라고 꾸짖고는, 귀를 씻은 더러운 물을 자기 소에게 마시게 할 수 없다고 하며 소를 끌고 상류로 올라가서 물을 먹였다는 전설이 전한다. -『高士傳』 「許由」】에게 귀속시켰는데도
而世人不能看別,
세상 사람들이 보고 분별하질 못했으니,
可資一嗤.
한바탕 웃음거리로 삼을 만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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