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김석주와 홍만종의 우정
金斯伯錫冑, 號息菴, 博洽群書, 識優才贍, 爲文自成一家.
嘗與余唱酬, 稱余詩爲本色. 蓋斯伯工於詞賦, 晩業於詩, 故有此過許. 然其詩往往有古法.
曾以接慰官在東萊, 寄余一詩曰: “相離千里遠, 相憶幾時休. 以我虛漂梗, 憐君誤決疣. 靑春愁已過, 碧海暮長流. 夢裏還携手, 同登明月樓.” 時余誤針左手痰核, 伏枕呻吟, 故頷聯云.
余次韻以寄曰: “世故殊難了, 離愁苦未休. 緣詩君太瘦, 隨事我生疣. 夜月誰同酌, 春天獨泛流. 還朝知不遠, 匹馬候江樓.” 時余適泛舟西湖, 故頸聯及之, 可謂投之瓊琚, 報之木瓜矣.
해석
金斯伯錫冑, 號息菴, 博洽群書,
사백 김석주는 호가 식암으로 여러 책을 두루 읽어
識優才贍, 爲文自成一家.
식견은 넓다랗고 재주는 넉넉하여 문장 짓는 것으로 스스로 일가를 이루었다.
嘗與余唱酬, 稱余詩爲本色.
일찍이 나와 수창하였는데 나의 시가 본래의 모습이라며 칭찬했다.
蓋斯伯工於詞賦, 晩業於詩,
아마도 사백은 사와 부에는 뛰어나지만 느지막이 시를 썼기 때문에
故有此過許.
이런 지나친 허여함이 있었던 것이리라.
然其詩往往有古法.
그러나 그의 시는 이따금 옛 법이 있었다.
曾以接慰官在東萊, 寄余一詩曰: “相離千里遠, 相憶幾時休. 以我虛漂梗, 憐君誤決疣. 靑春愁已過, 碧海暮長流. 夢裏還携手, 同登明月樓.”
일찍이 접위관으로 동래에 있을 적에 나에게 준 하나의 시는 다음과 같다.
相離千里遠 相憶幾時休 | 서로의 거리 천 리나 머니 그리워하는 마음 언제나 그칠까? |
以我虛漂梗 憐君誤決疣 | 나는 부질없이 떠도는 신세로 그대가 잘못 혹을 째버림을 가엾게 여기네. |
靑春愁已過 碧海暮長流 | 푸르른 봄날은 시름 속에 지나버렸고 푸른 바다는 저물도록 길게 흐르는 구나. |
夢裏還携手 同登明月樓 | 꿈에서나 도리어 손을 잡고서 함께 명월루에 올라보세. |
時余誤針左手痰核,
당시에 나는 왼손의 담핵에 잘못 침 놓아
伏枕呻吟, 故頷聯云.
베개에 엎드려 신음하고 있었기 때문에 함련에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余次韻以寄曰: “世故殊難了, 離愁苦未休. 緣詩君太瘦, 隨事我生疣. 夜月誰同酌, 春天獨泛流. 還朝知不遠, 匹馬候江樓.”
내가 차운하여 부쳤으니 다음과 같다.
世故殊難了 離愁苦未休 | 세상일 매우 이해하기 어려우니 이별시름 기어이 그치지 않네. |
緣詩君太瘦 隨事我生疣 | 시 때문에 그대는 너무 야위었고 일 때문에 나는 혹이 났구려. |
夜月誰同酌 春天獨泛流 | 달밤에 그 누가 술자리 함께 하랴. 봄날에 홀로 배를 띄웠다네. |
還朝知不遠 匹馬候江樓 | 돌아올 날 멀지 않다는 걸 알겠으니, 필마로 강의 누각에서 기다리겠네. |
時余適泛舟西湖, 故頸聯及之,
당시에 나는 마침 서호에 배를 띄웠기 때문에 경련에서 이렇게 언급한 것이니,
可謂投之瓊琚, 報之木瓜矣.
‘경거를 던져줬더니 모과로 보답했다.’라고 할 만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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