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개념어 사전 - 에로티시즘(Eroticism) 본문

어휘놀이터/개념어사전

개념어 사전 - 에로티시즘(Eroticism)

건방진방랑자 2021. 12. 18. 16:52
728x90
반응형

에로티시즘

Eroticism

 

 

사랑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강아지나 조국에 대한 사랑도 있다. 그 사랑들은 대부분 감정과 관련된다. 그와 달리 성적인 사랑(이성애와 동성애)은 감정과 감각이 함께 관련되는 현상이다. 감정과 감각, 정신과 신체의 두 측면이 모두 작용하는 성적인 사랑을 에로티시즘이라고 부른다.

 

에로티시즘은 사랑의 신 에로스에게서 비롯된 개념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에로스가 아프로디테(Aphrodite)의 아들이라고 되어 있으나 이들은 후대에 모자로 맺어졌을 뿐이고 원래 에로스는 혼돈의 공허를 뜻하는 카오스(Chaos)의 아들이었다. 이렇게 사랑의 신이 상당히 초기의 신에 속한다는 것은 고대인들에게도 사랑의 관념이 중시되었음을 말해준다. 에로스는 유명한 큐피드(Cupid, 에로스의 로마식 이름)의 화살로 모든 신의 어버이인 우라노스(Uranos, 하늘)와 가이아(Gaea, 대지)를 짝지어준 것을 비롯해 신과 인간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짝을 맺어주었다. 기원전 6세기만 해도 준수한 청년의 모습이었던 에로스는 헬레니즘 시대의 예술과 문학에서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날개를 단 개구쟁이 소년의 이미지로 바뀌었는데, 당시 사람들은 청년보다 소년이 에로티시즘을 주관하기에 더 어울린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그리스도교가 생활 윤리로 자리 잡은 중세에는 적어도 외면적으로는 금욕주의가 강조되었으므로 에로티시즘이 용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억압된 에로티시즘은 은폐되고 왜곡되어 악마나 마녀를 숭배하는 이단적 비교(秘敎)의 형태를 취했다. 교회의 권위가 몰락하고 인간 이성이 해방된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자 예술과 문학에서 에로티시즘이 다시 부활했다.

 

근대에 에로티시즘의 역사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전설적인 플레이보이로 통하는 카사노바(Casanova), 돈 후안(Don Juan) 같은 인물들은 성적 금기를 깨는 데 앞장섰으며, 정치적 자유주의와 예술적 낭만주의의 시대를 맞아 에로티시즘은 일상생활의 영역까지 침투했다. 특히 프랑스의 귀족 사드(Marquis de Sade, 17401814)와 오스트리아의 작가 마조흐(Sacher-Masoch, 1836~1895)는 오늘날 성도착증의 하나인 사디즘(sadism, 가학성 음란증)과 마조히즘(masochism, 피학성 음란증)의 어원이 되었다.

 

 

에로티시즘이 처음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받은 것은 20세기의 일이다. 현대 사회에서 에로티시즘은 그 어느 때보다도 깊어지고 넓어졌다. 프로이트는 리비도개념을 도입해 에로티시즘에 학문적 깊이를 부여했으며, 영화와 패션 등 새로운 미디어와 산업은 에로티시즘을 폭넓게 대중화시켰다.

 

현대의 독특한 에로티시즘 이론은 프랑스의 작가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 1897~1962)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성욕과 살인의 욕구를 결합시키는가 하면 포르노에 가까우면서도 대단히 난해한 소설을 남겨 저주받은 작가라는 별명을 얻은 바타유는 마르크스 경제학에 나오는 과잉(잉여)’개념을 도입해 에로티시즘을 설명한다.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처럼 생산의 관점을 취하면 과잉은 부정적인 것이 되지만, 바타유는 소비의 관점에서 에로티시즘이 욕구의 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비생산적 소비의 효과를 가진다고 말한다. 번식과 상관없이 오로지 쾌락만을 목표로 하는 현대적 에로티시즘의 성행위는 그런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가진다.

 

 

 

 

 

 

인용

목차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