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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Ⅴ. 대대(待對)와 무대(無對) - 2. 대대 논리의 해체: 무대(無對), 우는 사람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 본문

고전/장자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Ⅴ. 대대(待對)와 무대(無對) - 2. 대대 논리의 해체: 무대(無對), 우는 사람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

건방진방랑자 2021. 7. 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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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는 사람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

 

 

단순히 동시에 생긴다[方生]는 관념이 동시에 소멸한다[方死]는 관념을 함축한다는 지적으로 우리는 이것과 저것이란 대대 관계를 해체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해 장자는 발제 원문에서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진술을 하고 있다. “스스로를 저것[]으로 여기면 자신을 보지 못하고, 스스로를 이것[]이라고 여기면 자신을 알게 된다[自彼則不見, 自是則知之].” 한문에서 자신을 의미하는 자()라는 글자는 동사와 결합되어 쓰이는 경우 재귀문을 형성하게 된다. 예를 들어 자동(自動)이라는 표현은 문법적으로 자신이 자신을 움직인다로 번역된다. 따라서 위 원문에 나오는 자피(自彼)자신이 자신을 저것이라고 여긴다번역되고, 자시(自是)자신이 자신을 이것이라고 여긴다로 번역된다.

 

자신을 저것으로 여긴다는 사태와 자신을 이것으로 여긴다는 사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간단한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내 앞에 어떤 사람이 슬픔에 젖어 하염없이 울고 있다고 해보자. 이런 경우 나는 그 사람에 대해 두 가지 경우로 반응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내가 마치 스스로 그 슬픔에 빠진 사람인 것처럼 같이 슬퍼하는 경우다. 물론 이 경우는 내가 저 사람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라는 판단 끝에 이루어지는 것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갓난아이들에게 자의식이 생기기 전에는 나와 너라는 구별이 생기지 않는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나와 너라는 구별은 바로 자의식의 출현과 동시적인 사태라고 할 수 있다. 갓난아이들이 여럿이 모여 있는 경우, 그 중 한 아이가 울게 되면, 모여 있는 모든 갓난아이들은 동시에 울곤 한다. 바로 이 경우가 자피(自彼)의 한 사례다.

 

다음으로 우리는 슬픔에 빠진 사람에 다음과 같이 반응할 수도 있다. 우리는 슬픔에 빠진 사람은 슬픔에 빠진 사람이고 나는 나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왜 우느냐?”고 위로하곤 한다. 갓난아이들에게 자의식이 생기면, 그들은 이전처럼 집단적으로 울지 않는다. 오히려 이 경우 어떤 아이가 울면 멀뚱멀뚱 바라보면서 자신이 하던 놀이를 계속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이제 아이들이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자의식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 경우가 자시(自是)의 사례다. 우리는 자시(自是)의 사례가 이것과 저것이 동시에 생긴다[方生]’의 경우를 설명하고 있다면, 자피(自彼)의 사례는 이것과 저것이 동시에 소멸한다[方死]’의 경우를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용

목차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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