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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Ⅹ. 날개 없이 나는 방법 - 3. 무매개적 소통의 철학적 함축, 매개적 소통과 무매개적 소통 본문

고전/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Ⅹ. 날개 없이 나는 방법 - 3. 무매개적 소통의 철학적 함축, 매개적 소통과 무매개적 소통

건방진방랑자 2021. 7. 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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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개적 소통과 무매개적 소통

 

 

여기서 잠깐 장자가 날개 없이 나는 것이라고 비유했던 무매개적 소통이 전제하는 철학적 함축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자. 무매개적 소통이라는 표현은 글자 그대로 주체와 타자 사이의 소통이 일체의 다른 외적인 매개를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이루어짐을 말한다. 무매개적 소통에 대한 주장은 소통의 결과로 매개가 그 흔적으로 출현하는 것이지, 결코 매개가 있어서 소통이 일어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무매개적 소통은 매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제약을 가할 뿐이다. 무매개적 소통은 매개 일반의 가능성의 조건에 대한 깊은 반성을 토대로 제기되는 입장이다. 이 입장에 따르면 매개적 소통 일반은 존재론적으로 이 무매개적 소통 위에 자리잡고 있다.

 

특정한 매개의 출현은 특정한 주체와 타자 사이의 소통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무매개적 소통은 일체의 매개를 소통의 당사자인 주체와 타자 사이의 소통으로부터 발생한 흔적이라고 본다. 소통이 무매개적이든지 아니면 매개적이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바로 주체 혹은 마음[]이다. 왜냐하면 마음은 인간이 자신을 넘어서 타자와 관계할 수 있는 실존적 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개의 유무에 따라 마음은 다르게 현상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마음은, 매개적 소통의 경우에는 인칭적이고 고착된 마음으로 은폐되는 반면, 무매개적 소통의 경우에는 비인칭적이고 유동적인 마음으로 자신의 본래성을 드러내게 된다.

 

주체와 타자 사이의 소통 과정에서 매개는 주체의 마음 안에서 표상(representation)의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에 모든 난점들이 집중되어 있다. 왜냐하면 매개적 소통에서 주체는 자신의 마음에 담겨진 매개를 자신과 동일시하고, 나아가 이 매개를 통해 세계를 혹은 타자를 분절해보기 때문이다. 결국 매개적 소통에서는 주체와 타자는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매개로 환원되고 매개로 규정된다. 주체와 타자가 매개로 규정되는 경우에 바로 주체화(subjectivation)와 객체화 (objectivation)가 관념적으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우리의 비인칭적인 소통의 마음은 인칭적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구성된 주체는 타자와의 소통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주체는 타자와의 소통을 통해서 임시적으로 구성되는 주체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반면 무매개적 소통을 옹호하는 입장은 마음으로부터 표상적 매개를 지우려는 노력[]을 한다. 여기서 표상적 매개를 지운다는 것은 자의식의 고착성의 근거, 즉 인칭성을 지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말은 나는 나다라는 자의식의 고착성을 비우고, 마음이 타자와 소통할 수 있는 비인칭적이고 따라서 유동적인 마음을 회복하려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랬을 때 주체와 타자는 매개로 환원되거나 규정되지 않는 실질적 소통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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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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