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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송시학의 수용과 한국시의 발견 - 송시학의 수용, 5) 이규보의 후예들(최자&김구)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송시학의 수용과 한국시의 발견 - 송시학의 수용, 5) 이규보의 후예들(최자&김구)

건방진방랑자 2021. 12. 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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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규보(李奎報)의 후예들

 

최자(崔滋, 1188 명종18~1260 원종1, 東山叟)이규보(李奎報)를 뒤이어 일시에 문병(文炳)을 잡았다. 당시 국정(國政)을 전담한 최이(崔怡)이규보(李奎報)로 하여금 그 후계를 천거(薦擧)케 하였을 때 이규보(李奎報)는 최자(崔滋)를 첫째로 천거(薦擧)하고 다음으로 김구(金坵)를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각각 동문선(東文選)등에 10여편의 시작(詩作)을 전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의 시작(詩作)이규보(李奎報)를 따르지 못했으며 알려진 명편(名篇)도 남긴 것이 별로 없다. 최자(崔滋)속파한집(續破閑集)보한집(補閑集)』】과 김구(金坵)지포집(止浦集)이 지금까지도 유전하고 있다. 먼저 최자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남제유(南堤柳)(五律)를 보인다.

 

南堤一株柳 濯濯秀風標 남쪽 제방 버들 한 그루 산뜻하게 그 풍채 뛰어나도다.
毒虺藏空腹 嬌鶯弄細腰 독사는 등걸 구멍에 숨고 꾀꼬리는 가는 가지를 희롱하네.
歲寒無勁節 春暖有長條 차운 날씨에 굳은 절개 없더니 따뜻한 봄엔 긴 가지 늘어지네.
但問材何用 休論百尺喬 그 재목 어디다 쓸 것인가 물을 뿐이지 백척의 교목 되고 안되는 것 논하지 말라.

 

최자의 보한집(補閑集)은 그 제명(題名)에서 보면 파한집(破閑集)을 속보(續補)한 것이지만, 이규보의 후계자답게 이규보의 기상(氣象)을 천하에 공언(公言)한 것도 이 보한집에서 비롯하고 있다. 최자 역시 이규보처럼 대상을 핍진(逼眞)하게 그리는 데 용공(用功)하고 있지만, 말이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意思)만 분명하게 드러내는 데서 그친 작품이 많다. 이 작품 또한 그러한 것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남쪽 뚝의 버드나무가 모진 추위에는 절개를 지키지 못하다가 몸이 따뜻해지면 가지가 뻗어나는 것을 비웃고 있다. 키가 백척(百尺)으로 자란다 해도 재목(材木)으로 쓰이지 못한다고 하여, 재목(材木)에서부터 부족한 소인(小人)을 경계하고 있다.

 

 

김구(金坵, 1211 희종7~1278 충렬왕4, 次山, 止浦) 역시 최자(崔滋)와 같이 이규보(李奎報)로부터 추천받은 시인이지만, 그 기상은 이규보에 미치지 못하여 오히려 섬약(纖弱)함을 보여준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는 낙이화(落梨花)(七絶)는 그 전형이 되고 있다.

 

飛舞翩翩去却廻 풀풀 춤추며 가다 간 되오고
倒吹還欲上枝開 솟을 바람 도리어 불자 가지에 올라 피려 하네.
無端一片黏絲網 아뿔사 한 조각이 그물에 걸리자
時見蜘蛛捕蝶來 때마침 거미가 보고 나비인줄 알고 잡으러 오네.

 

서거정(徐居正)동인시화(東人詩話)권상 36에서 이 시는 송()의 송기(宋祁), 여정(余靖) 등의 낙화시(落花詩)를 본떠 시어(詩語)는 공교(工巧)로우나 담긴 뜻이 얕다고 논한 것이 적평(適評)이라 하겠다. 어쩌다 배꽃 한 잎이 그물에 떨어져, 이를 나비인 줄 알고 거미가 잡으러 온다고 한 것이 의사(意思)의 전부다. 떨어지는 꽃잎의 움직임과 거미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하였으나 시어(詩語) 속에 깊은 의미가 내재하지 않음을 비판한 것이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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