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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목릉성세의 풍요와 화미 - 4. 당파의 광망(정철)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목릉성세의 풍요와 화미 - 4. 당파의 광망(정철)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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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鄭澈, 1536 중종31~1593 선조26, 季涵, 松江)은 선조 연간의 문신으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김만중에 의해 동방의 이소(離騷)로 칭송을 받은 그의 가사 관동별곡(關東別曲),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續美人曲)및 시조 훈민가(訓民歌), 장진주사(將進酒辭)등은 모두 국문시가문학의 권능(權能)을 아낌없이 보여준 수작(秀作)이다. 또 그의 국문시가는 권필(權韠)이안눌(李安訥)의 한시 소재가 되는 등 우리 문학의 폭을 확장하는 구실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철(鄭澈)의 한시는 국문시가에 비하여 높은 성가(聲價)를 얻지 못했다.

 

정철(鄭澈)의 한시는 충절시(忠節詩), 영물시(詠物詩), 취락시(醉樂詩) 등 다양한 면모를 지닌다. 이정구(李廷龜)송강집서(松江集序)에서 정철(鄭澈)의 시를 평하여 말마다 날아 움직이는 듯하고 구마다 맑고 빼어나니 진실로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희귀한 소리[言言飛動 句句淸絶 眞可謂驚代希聲也]’라 하였는데 이것은 그의 시어가 갖는 생동감과 청절(淸絶)함을 특장으로 파악한 것이다.

 

그의 시로는 우야(雨夜)(), 통군정(統軍亭)(五絶), 함흥시월간(咸興十月看)(), 서회(書懷)(七絶), 금사사유감(金沙寺有感)(五律), 차사암운(次思庵韻)(七律) 등이 유명하다. 남용익(南龍翼)호곡시화(壺谷詩話)9에서 송강이 여러 시체(詩體) 중에서도 절구(絶句)에 가장 장기를 지녔다고 평가하고 그의 통군정(統軍亭)함흥객관대국(咸興客館對菊), 서회(書懷)를 그 예로 들었다. 통군정(統軍亭)은 그가 젊을 때에 원접사(遠接使)로 가서 지은 것이고, 서회(書懷)는 우국지정(憂國之情)을 읊조린 것이다.

 

 

정철(鄭澈)함흥객관대국(咸興客館對菊)은 어사(御使)로 함흥 지방에 가서 시월의 국화를 보고 지은 것인데 시는 다음과 같다.

 

秋盡關河候雁哀 가을이 다 지나간 관하에는 기러기 소리 슬픈데
思歸且上望鄕臺 고향 생각에 다시금 망향대에 오른다.
慇勤十月咸山菊 은근히 시월에 핀 함산의 국화는
不爲重陽爲客開 중양절을 위해서가 아니라 길손 위해 피었구나.

 

이 시는 국조시산(國朝詩刪)함흥시월간(咸興十月看)의 시제로 되어 있는데, ‘격조가 초매(超邁)하고 사의(思意)가 깊다[格超思淵]’고 하였다. 어사의 임무를 띠고 민정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을씨년스러운 초겨울의 슬픈 기러기 울음소리는 시인으로 하여금 고독과 향수의 감정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러나 변방지방에서 철 늦게 핀 국화는 시인에게 새로운 정감에 젖어들게 한다. 이러한 탁월한 정경의 교융(交融)은 그의 높은 시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철(鄭澈)이 임무를 마치고 조정으로 돌아오자 당시의 재상인 박충원(朴忠元)은 그를 맞이하며 이 시를 읊조려 그의 시재(詩才)를 칭송하였다고 한다.

 

 

정철(鄭澈)임진전쟁 기간 중에 많은 우국시(憂國時) 및 충절시(忠節詩)를 창작하였다. 그는 유배 도중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임금의 명을 받들어 남행(南行)하는 도중에 황해도 장연(長淵)의 금사사(金沙寺)에 이르러 금사사(金沙寺)를 지었다. 이 시에는 그의 기개와 포부가 호방한 필치로 형상화되어 있다. 마천령(磨天嶺)같은 충절시도 그의 굳센 시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여기서는 금사사유감(金沙寺有感)한 수를 보인다.

 

十日金沙寺 三秋故國心 구월 십일 금사사에 있노라니 늦가을이라 고국 그리는 마음.
夜湖噴爽氣 歸雁有哀音 밤 조수는 삽상한 기운 풍겨오고 돌아가는 기러기의 슬픈 울음.
虜在頻看鏡 人亡欲斷琴 오랑캐 남아 있어 자주 칼을 바라보고 백성들 죽어 거문고 줄 끊으려네.
平生出師表 臨難更長吟 평생토록 품어온 출사표를 전란에 임하여 다시 길게 읊조리네.

 

늦가을의 쓸쓸하고 황폐한 물경과 기러기의 슬픈 울음소리는 전란에 휩싸여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의 운명을 근심하는 시인에게 한층 상념을 일깨운다. 그러나 시인의 이러한 상념은 일전(一轉)하여, 제갈공명(諸葛公明)이 촉한(蜀漢)을 흥기시키기 위하여 출사(出師)에 임했던 상황을 연상하고 시인 자신도 조국의 부흥을 위하여 제갈공명처럼 신명을 다할 것을 결심하는 굳센 기개를 유감없이 토로하고 있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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