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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조선후기의 황량과 조선시의 자각 - 6. 후사가와 죽지사(박제가)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조선후기의 황량과 조선시의 자각 - 6. 후사가와 죽지사(박제가)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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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가(朴齊家, 1750 영조26~1805 순조5, 次修在先修其, 楚亭貞蕤葦杭道人)는 본관이 밀양이며, 승지(承旨) ()의 서자(庶子)이다. 소년시절부터 시서화(詩書畵)에 뛰어나 문명(文名)을 떨쳤으며, 19세를 전후하여 박지원(朴趾源)의 문하에 출입하면서 이덕무(李德懋)유득공(柳得恭) 등과 교유하였고, 1776년에 한객건연집(韓客巾衍集)에 시편이 올라 청()의 이조원(李調元)과 반정균(潘庭筠)으로부터 호평(好評)을 받았다. 1779년에 이덕무(李德懋)유득공(柳得恭)ㆍ서리수(徐履修) 등과 초대 규장각 검서관에 배수되었으며, 1778, 1790(두 차례), 1801년의 연행을 통하여 대륙의 문물을 직접 목도하고 가까이 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연행에서 청()의 석학인 이조원(李調元), 반정균(潘庭筠)과 교유할 기회를 가졌고 돌아와서 북학의(北學議)를 저술했다.

 

박제가(朴齊家)의 시에 대해서는 일찍이 이조원이 초정집서(楚亭集序)에서 그의 문()을 천하의 기문(奇文)이라 하였거니와 시도 역시 기()가 뛰어나다고 하였다. 이덕무(李德懋)초정시고서(楚亭詩稿序)에서 그가 답습을 경계한 시인이었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는 박지원(朴趾源)초정집서(楚亭集序)에서 학고(學古)와 창신(創新)을 아울렀다고 말한 것과 사실상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다.

 

그는 천성(天性)과 천기(天氣)를 보존하여 성정을 바르게 펼 것을 주장하였고, 박학다식(博學多識)의 과정을 통해 천진(天眞)을 구현하는 상태 즉 자득적(自得的) 문학세계를 중요시하였다. 때문에 그는 전겸익(錢謙益)의 문학론, 그리고 왕사정(王士禎)의 문학론을 두루 섭렵하면서도 참된 시는 각각 작가의 말에서 나온다[眞詩各出自家言]’이라 하여 개성 있는 시작법을 추구하였다. 그래서 그의 시에 대한 관심은 격식과 모방을 경계하고 천연의 경지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박제가(朴齊家)의 시세계는 백탑(白塔)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시기와 중년 이후의 시로 크게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초기의 시들이 시인 자신의 시정(詩情)과 갈등(葛藤)을 자연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면 후기의 시편에는 사회제도나 문명의 현실을 대상으로 비판의식을 드러낸 것들이 많다.

 

한편, 그 자신이 시서화에 능하여 산수화의 제재를 시화하기도 하고, 원근 구도에 따른 수묵화의 인상으로 시를 재구성하기도 하였다. 반정균이 한객건연집서(韓客巾衍集序)에서 사가(四家)의 시작(詩作) 중에는 경물을 그린 시가 많다고 한 것도 이를 두고 말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후대의 시선집에 전하는 시편으로는 대동시선(大東詩選)서경(西京(七絶), 백운대(白雲臺)(七絶), 북한문수사(北漢文殊寺)(七律), 서회(書懷)(七律) 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그가 젊은 날의 정열로 쓴 죽지사(竹枝詞) 서경(西京은 다음과 같다.

 

春城花落碧莎齊

봄날 성에 꽃 지고 잔디는 무성한데

終古芳魂此地棲

옛부터 고운 넋들 여기에 살고 있네.

何限人間情勝語

인간들의 정겨운 말 어찌 끝이 있으리오만,

死猶求溺浣紗溪

죽더라도 완사계(完紗溪)에서 빠져죽고 싶다 하네.

 

원제는 평양잡절송이무관(平壤雜絶送李懋官)으로 되어 있지만, 이 또한 이덕무(李德懋)선연동(嬋娟洞)유득공(柳得恭) 서경잡절(西京雜絶)과 마찬가지로 기생(妓生)들의 무덤이 있는 선연동(嬋娟洞)을 읊조린 것이다. 그러나 이덕무(李德懋)유득공(柳得恭)은 그들 특유의 뛰어난 기법으로 정감의 유로(流路)를 절제하고 있으나 사유구닉완사계(死猶求溺浣紗溪)’에서 보여준 박제가(朴齊家)의 정열은 누구보다도 직절하고 강열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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