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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하권 76. 의주 통군정과 변새시의 종류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하권 76. 의주 통군정과 변새시의 종류

건방진방랑자 2021. 10. 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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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주 통군정과 변새시의 종류

 

 

소화시평권하 76권하 75에 이어 정두경의 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단순히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77까지 네 편이나 정두경을 다루기 있기 때문에 홍만종이 정두경에게 얼마나 매료(魅了) 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의미를 부여했는지를 알 수가 있다. 왜 홍만종이 후기 학자들은 비판 일색으로 정두경을 묘사한데 반해 홍만종만은 칭찬일색으로 정두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왜 이렇게 경도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저번 후기에서 밝힌 그대로다. 그러니 여기선 그런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논의는 재론하지 않겠고 바로 그의 시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다.

 

지금은 북한 땅에 있어 가볼 수 없는 곳, 의주. 지금은 중국과 접경지역이며 압록강이 펼쳐져 있는 곳이지만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그곳은 주인이 없는 땅으로 남겨져 있었다. 그러니 우리에겐 오랑캐라 불리던 흉노족과 국지전이 펼쳐지던 곳이었던 거다. 그곳에 있는 통군정(統軍亭)은 바로 오랑캐를 방비하기 위한 곳이고 어느 곳보다 삼엄한 경계를 자랑하던 곳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시인들도 그곳을 지날 때면 통군정을 소재로 많은 시를 남겼나 보다. 아무래도 일상적인 미감이 넘쳐나는 곳보다 늘 위험이 도사리는 곳, 그리고 조선 반도의 끝자락에 있어 수많은 상상을 자아내는 곳이니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랴라는 말처럼 시인도 그곳에 가면 고민하려 하지 않아도 절로 시상이 떠오르고 저절로 써지게 되는 상황을 겪었던 것이다.

 

 

 

 

바로 그런 국경지역에서 쓰는 시를 변새시(邊塞詩)라고 한단다. 김형술 교수님은 변새시는 세 가지 내용으로 쓰여진다고 알려줬다.

첫째는 변방에 와서 고생하는 군사들을 대상으로 시를 쓰는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군사들이란 전문적인 전투 훈련자들이 아닌 뭇 백성의 아들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낯설고 험악한 의주란 곳까지 와서 경계를 서며 살고 있으니 그들의 삶은 더 힘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바로 시인들은 그들의 상황과 처지를 시로 그려내는 것이다.

둘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사회시적인 면모로 고생하는 그들을 통해 조선이란 사회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것이다. 이건 마치 정약용이 아들 학연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한 시대를 속상해하고 풍속을 분개한 게 아니면 시가 아니다[不傷時憤俗非詩也].’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한 것처럼 보인다.

셋째는 이런 방식과는 완전히 달리 위험이 가득한 곳에서 주눅 들지 않고 의기 높게 군역을 담당하는 병사들의 모습을 서술하는 것이다. 의주는 깎아지른 산들이 있고 앞엔 압록강이 흐르는 천해자연의 요새다. 그곳의 군사들은 어느 군사들 못지않게 용맹을 자랑하며 위용은 하늘을 찌를 듯할 것이기 때문에 바로 그런 광경을 시로 묘사하는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이미지는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북방 국경지역을 담당하는 브릭스 병사들을 떠올리면 어렵지 않게 이미지를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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