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실천하길 싫어하지 않았으며, 가르치길 게을리 하지 않았다
7-33.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성(聖)과 인(仁)에 관해서는 내 어찌 감히 자처할 수 있으리오? 그러나 도를 실천함에 싫증내지 아니 하고, 사람을 가르치는 데 게으름이 없는 데는 자신 있다 말하리라.” 7-33. 子曰: “若聖與仁, 則吾豈敢? 抑爲之不厭, 誨人不倦, 則可謂云爾已矣.” 공서화가 옆에 있다가 말하였다: “선생님, 바로 그 점이 저희 제자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오니이다.” 公西華曰: “正唯弟子不能學也.” |
이 장의 내용은 이미 본편 제2장(7-2)에 나왔다. ‘가위운이이의(可謂云爾已矣)’는 강력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어기(語氣)이다. 공서화가 여기서는 히트를 한 방 쳤다. 그런데 ‘불능학야(不能學也)’를 모두 ‘배울 수 없다’라고 번역하는데 그 의미맥락은 이해가 가지만, 결코 배울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바로 그 점이 우리가 선생님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라고 번역했다.
이것은 또한 부자의 겸손한 말씀이다. ‘성(聖)’이라는 것은 우주의 거대함을 구현하여 그것을 저절로 체화해나가는 사람(『맹자』 「진심」하 25ㆍ7) 이요, ‘인(仁)’은 심덕(心德)의 온전함이요, 인도(人道)의 구비됨이다. ‘위지(爲之)’는 인성(聖)의 도를 실천한다는 것이요, ‘회인(誨人)’은 이 인성의 도로써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나 ‘불염불권(不厭不倦)’은 자기 스스로 인성의 도를 구현하고 있지 않으면 실제로 불가능한 것이니, 제자들이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此亦夫子之謙辭也. 聖者, 大而化之. 仁, 則心德之全而人道之備也. 爲之, 謂爲仁聖之道. 誨人, 亦謂以此敎人也. 然不厭不倦, 非己有之則不能, 所以弟子不能學也.
○ 조씨가 말하였다: “당시에 이미 부자를 성인 혹은 인자(仁者)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부자께서 사양하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사양만을 일삼으면 천하의 인재들을 나아가게 하고, 천하의 선(善)을 솔선수범 이끌 방도가 없어져 장차 성(聖)과 인(仁)은 의미없는 빈 그릇으로만 남아있어 사람들이 끝내 그리로 향하지를 않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자께서는 인과 성에 자처하지는 않으셨어도 반드시 도를 실천하는 데 싫증남이 없고 사람을 가르치는 데 게으름이 없는 것으로써 확고하게 자처하신 것이다. ‘가위운이이의(可謂云爾已矣)’는 달리 말할 건덕지가 없다는 뜻이다. 공서화가 우러러 탄식하였으니, 그도 부자의 뜻을 깊이 있게 깨달은 것이다.”
○ 晁氏曰: “當時有稱夫子聖且仁者, 以故夫子辭之. 苟辭之而已焉, 則無以進天下之材, 率天下之善, 將使聖與仁爲虛器, 而人終莫能至矣. 故夫子雖不居仁聖, 而必以爲之不厭, 誨人不倦自處也. 可謂云爾已矣者, 無他之辭也. 公西華仰而歎之, 其亦深知夫子之意矣.”
여기 조씨는 북송사람 조설지(晁說之, 츠아오 수어즈, Chao Shuo-zhi, 1059~1129)이다. 자가 이도(以道)이고 또 백이(伯以)라고도 한다. 사마광의 학문을 잇고 사마광을 흠모하여 스스로 호하기를 경우생(景迂生)이라 하였다. 원풍(元豐) 5년 진사에 급제하였다. 소동파(蘇東波), 범조우(范祖禹) 같은 이들이 그를 칭찬하였다. 하남성 청풍(淸) 사람이다. 사마광에게 『태현(太玄)』의 학을 배웠고 소강절의 제자 양현보(楊賢寶)로부터 선천지학(先天之學)을 전수받아 삼역(三易)의 종지를 연구하고 『주역(周易)』의 연구에 필생을 바쳤다. 장횡거의 학문을 계승하여, 경우학파(景迂學派)를 창시하였다. 장횡거의 학설을 따라 ‘문견지지(聞見之知)’와 ‘덕성지지(德性之知)’의 준별을 강조하였고, 『중용(中庸)』의 ‘계신(戒愼)’과 ‘공구(恐懼)’를 강조하였고 성(誠)을 말하였다. 왕안석(王安石)의 신법을 삼강오륜을 멸절시키는 악법이라고 공격하였다. 『설문해자』나 육덕명의 『음의』를 중시하였고, 또 말년에는 『법화경』에도 심취하여 자신을 ‘천태교승(天台敎會)’이라고 말하였다. 『송원학안』에 「경우학안」이 있다. 리학(理學) 발전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인 물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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