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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전공하다
나는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다시 편입학하여 학업을 계속했습니다. 이미 삶의 깊은 고뇌의 체험을 통하여 자각적으로 선택한 철학의 길이었기 때문에, 내가 철학이라는 학문을 대하는 태도는 일반 철학과 학생들과는 좀 달랐습니다. 나의 주체적 삶의 체험 속에서 철학적 진리를 용해(鎔解)시키려고 맹렬하게 노력했습니다. 신학에서 철학으로 제가 문학(問學, 묻고 배우다)의 길을 바꾼 이유는 실로 매우 단순했습니다. 신학은 전제가 있는 학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철학은 무전제의 학문이었습니다.
철학과 3학년 때의 일이었죠. 불교학개론은 이미 저학년 때 들었고, 3학년 때 노장철학과 대승불학을 들었습니다. 점점 불교학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져감에 따라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불교를 실제로 스님이 되어 체험해보지 않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한 학기를 휴학하고서라도 절깐에 가서 스님체험을 하고, 그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해인사로 출가를 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입니다. 1960년대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고풍스러운 절들이 엉성하게 방치되어 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나는 고향 광덕면에 있는 광덕사라는 아름다운 절을 생각해냈습니다. 마곡사의 말사인 광덕사는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고찰(진덕여왕 6년)인데, 조선왕조에 들어서서 세조가 이곳에 거동하여 대찰의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 아담한 규모의 강천사. 심플 이즈 원더풀(Simple is wonderful)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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