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거시기와 예수, 거시기와 철학
거시기를 ‘예수’로 바꾸어 놓고 보아도 똑같습니다. 보통사람들에게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상이 신앙의 대상으로서 거시기화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의 궁극에 도달한 자는 깨달을 것입니다. 예수가 나의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내가 곧 예수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죠. 내가 곧 십자가를 멘 예수가 될 때에만이 그리스도(구세, 救世)의 의미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서산이 말한 거시기를 ‘철학’으로 바꾸어놓고 생각해봐도 동일하죠. 제가 철학과를 들어갔을 때는 물론 ‘철학(philosophy)’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철학자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저 거시기 초상화가 걸려있듯이, 도상화 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상체계, 그림화 될 수 있는 언어의 건물을 완성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인생을 이제 팔십 고개를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철학은 나의 언어의 걸개그림(=거시기)이 아니라 지금 살아 숨쉬는 나의 삶, 이 삶이 곧 나의 철학이다. 한마디로 거시기 철학은 없는 것이죠.
인용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고전 > 불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2장 한국불교의 흐름과 그 본질적 성격 - 경허 송동욱 (0) | 2021.07.12 |
---|---|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2장 한국불교의 흐름과 그 본질적 성격 - 서산과 삼가귀감 (0) | 2021.07.12 |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2장 한국불교의 흐름과 그 본질적 성격 - 서산의 입적시 (0) | 2021.07.12 |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2장 한국불교의 흐름과 그 본질적 성격 - 임진왜란과 승과 (0) | 2021.07.12 |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2장 한국불교의 흐름과 그 본질적 성격 - 서산과 해남 대둔사 (0) | 2021.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