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읽을 것들
1, 『다산 맹자요의』(정약용, 이지형 옮김, 현대실학사, 1994)
정약용의 저서는 너무도 많습니다. 그의 저술들이 실려 있는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는 아직도 원문조차 모두 번역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나마 다행히 중요한 그의 저서들 몇 권이 번역되어 일반 독자들도 정약용의 사상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세기 동아시아 철학의 집대성자였던 정약용의 유학 사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책으로 이지형이 번역한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많은 번역서들 가운데 유독 이 책을 택한 이유는, 정약용의 『맹자요의(孟子要義)』가 유학자로서의 독창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데 가장 결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지형의 번역서는 번역 상태가 매우 훌륭해서 일반 독자들이 편하게 읽기에도 손색이 없습니다.
2. 『실천적 이론가 정약용』 (금장태, 이끌리오, 2005)
사실 정약용과 관련된 책들은 넘치고 남을 정도로 많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 책이 눈에 띄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저자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철저한 사료 고증을 거쳐서 탄생된 정약용 평전이기 때문이지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정약용의 삶과 사상뿐만 아니라, 그가 살았던 조선 후기 사회의 풍경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다산에 대한 통속적인 존경심을 거둬내면서, 그가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한 시대를 살면서 고민했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정약용의 인간적 삶과 사상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3. 『정약용의 철학: 주희와 마테오 리치를 넘어서 새로운 체계로』(백민정, 이학사, 2007)
이 책은 나의 박사학위 논문 「정약용 철학의 형성과 체계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구성한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정약용이 19세기 동아시아에 유행했던 다양한 철학적 경향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한 철학의 집대성자' 였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일반인들이 직접 살펴보기에는 좀 어려운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구성은 정약용의 사상적 특성들을 잘 파악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 책에서는 중국의 주희와 서양의 마테오 리치 사이에서 균형 잡힌 사유 체계를 구성한 정약용의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정약용의 유학 사상에는 일본 고학, 중국 양명학(陽明學), 청대 고증학, 조선 후기 성호학풍 등 다양한 사상적 경향들이 모두 녹아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런 측면들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연구서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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