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비우스 히에로니무스 제롬
아타나시우스(Athanasius, c. 293~373)의 27서정경목록 선포와 더불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동시대의 인물이 제롬(Jerome, c.347~419/420, 라틴 풀네임은 Eusebius Hieronymus)이라는 당대까지 가장 유식하고, 수도원의 리더로서 성자적 삶을 영위한 탁월한 성서번역가이다. 그는 아타나시우스의 27서정경의 권위를 수용하고 그것이 기독교세계에 전파되도록 그 체제에 따라 라틴어성서번역을 시도했다. 그는 한때 교황 다마수스(Pope Damasus)의 비서(요새로 말하면 추기경 이상의 지위였다. 382~385)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자신의 학식과 신념에 따라 새로운 개념의 기독교성서를 보편화시킬 수 있었다.
오늘 우리가 알고있는 성서의 모습이나 내용에 관하여 매우 실제적으로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을 꼽으라면 우리는 주저없이 이 제롬이라는 인물을 꼽아야 할 것이다. 제롬이라는 인물이 중세기를 지배했기 때문에 우리는 또다시 제롬에 관해서 르네상스 이후의 가치관에 따라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대로서는 제롬의 노력은 매우 창조적인 것이었다. 그는 소위 ‘라틴 벌게이트판 성서’(Latin Vulgate)의 창시자였다. 벌게이트란 원래 상스럽고 속되다는 의미인데, 당시에는 희랍어에 비하면 라틴어는 통속어였다.
제롬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유고슬라비아 지역의 스트리돈(Stridon)에 사는 매우 부유한 크리스챤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훌륭한 가정교사들로부터 라틴문학의 소양을 몸에 익혔고 12살 때는 로마로 유학을 가서 문법, 수사학, 철학을 배웠고 366년경 그는 교황 리베리우스(Pope Liberius)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그 후 20년간 그는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 여행을 했다. 현재의 독일 트리에르(Trier) 지방의 수도승들로부터 수도사적 삶(monasticism)에 관해 깊은 감명을 받는다. 그리고 이태리의 아킬레이아(Aquileia)에서 루피누스(Rufinus)라는 탁월한 학자를 만나 금욕주의적 사상에 이끌리게 된다. 그리고 그는 동방으로 동방으로 여행을 했는데 워낙 연약한 몸으로 긴 여정을 걸어다니다보니 지치고 허기져서 안티옥에서는 거의 생사의 기로를 헤매도록 심한 몸살과 열병을 앓는다.
375년 봄 어느날 그는 그의 생애의 진로를 결정케 되는 꿈을 꾼다. 그는 주님께서 배석하고 계신 재판정(tribunal)으로 끌려나갔다. 그리고 “이놈, 너는 키케로의 추종자구나!”하고 주님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는다. 신실한 크리스챤이 아니라 BC 1세기의 로마 철학자며 웅변가며 정치가며 로마 공화정의 지지자였던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BC 106~BC 43)의 추종자라고 고소를 당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극심하게 살갗이 다 터지도록 채찍질을 당한다. 제롬은 주님께 맹세한다. “주여! 오 나의 주님이시여! 이제부터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이방인의 문학작품은 읽지도 만지지도 않겠나이다.” 온몸에 피가 흐르고 두 손 모아 비는 가운데 그는 눈을 떴다. 땀이 비오듯 몸을 적셨고 열병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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