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알튀세르 : 맑스주의와 ‘구조주의’
알튀세르의 사상은 모순적인 요소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사고의 영역을 과감하게 넘나들며 극한적으로 사고하려 했던 그 자신의 철학적 삶의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든 모순적 요소를,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사상가의 궤적을, 여기서 충분히 쫓아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초기의 기획 자체부터 내재해 있었으며, 이후 초기의 입장을 전환시키는 계기로 작용하는, 따라서 후기의 사상에 기초를 놓는 요소 정도를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알튀세르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평가는 구조주의와 맑스주의를 접합시키려고 했던 사람이란 것입니다. 사실 알튀세르의 초기 이론에는 스스로 ‘구조주의와의 불장난’이라고 불렀던 요소들이 매우 강하게 드러나며, 이후 이데올로기론으로 사고의 중심을 옮긴 이후에도 라캉의 영향은 결정적인 것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서로간에 매우 강한 긴장관계를 이루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 이 양자를 ‘접합’하려던 시도는 이 긴장과 대립으로 인해 끊임없이 유동하며 모순적인 것이 됩니다.
지금 이 자리는 구조주의 이후 철학적 흐름을 다루는 자리인 만큼 알튀세르에게 내재해 있는 많은 모순적 요소 가운데 이것들로 제한해서 다루는 것은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일단 알튀세르가 가지고 있던 ‘이중적인 기획’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봅시다. 하나는 인식론적 기획으로서 과학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이론적 기획으로서 이데올로기론에 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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