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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미녀인 서시도 똥물을 뒤집어쓴다면
4b-25.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절세미녀인 서자(西子)【서시(西施)를 가리킨다. 서시는 범려가 오왕 부차(夫差)에게 바친 미녀로서 유명하지만, 일반적으로 서시는 특정인을 가리키기보다는 절세미녀의 전설적 상(像)이다】라도 머리에 똥걸레를 쓰고 다니면 사람들이 모두 코를 틀어막고 피해간다. 아무리 추악한 인간이라도 재계목욕(齋戒沐浴)하여 자신을 정결케 하면 하느님[上帝]께 제사를 지낼 수 있다.” 4b-25. 孟子曰: “西子蒙不潔, 則人皆掩鼻而過之. 雖有惡人, 齊戒沐浴, 則可以祀上帝.” |
사실 여기 문장의 콘트라스트를 위하여 ‘악인(惡人)’을 ‘추악한 인간’이라고 번역했으나 실상 이것은 ‘악인’이라고 읽어서는 아니 되고 “오 인’이라고 읽어야 한다. 이것은 미인에 반대되는 추인(醜人)의 개념이며, 용모가 추한 것이지 인격이 악한 것은 아니다. 더구나 옛날에 상제에게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이 대부분 곱추나 신체불구자였다. 그들은 특별한 재능의 소유자로서 제사를 관장했다. 따라서 그러한 고대유습을 배경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순자(荀子)』의 「권학편」에도 ‘아무리 향기로운 난괴의 뿌리라도【‘난과(蘭槐)’의 뿌리는 ‘지(芷)’라고 부르는데 아주 유명한 향신료이다】 그것을 똥물에 담그어 두 면 군자가 가까이 갈 생각을 하지 않고 일반인들도 옷에 잘 생각을 하지 않는다[蘭槐之根是爲芷, 其漸之滫, 君子不近, 庶人不服].’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모두 생긴 그대로의 자질이나 모습이 아무리 아름답고 향기롭다 하더라도 후천적 학습이나 수양을 게을리하면 그 좋은 점이 사악한 환경 속에 매몰되어 버리고 만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맹자가 얼마나 후천적 학습을 중시하는지, 또 인간의 가능성에 대하여 얼마나 보편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성형수술로 개선된 듯이 보이는 아름다움은 실상 본래 모습보다 더 추악한 것이다. 인간의 아름다움은 오직 심성의 수양을 통하여 달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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