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제나라로 가는 안연을 공자가 걱정한 까닭
顔淵東之齊, 孔子有憂色. 子貢下席而問曰: “小子敢問. 回東之齊, 夫子有憂色, 何耶?”
孔子曰: “善哉汝問! 昔者管子有言, 丘甚善之, 曰: ‘褚小者不可以懷大, 綆短者不可以汲深.’ 夫若是者, 以爲命有所成而形有所適也, 夫不可損益. 吾恐回與齊侯言堯ㆍ舜ㆍ黃帝之道, 而重以燧人ㆍ神農之言, 彼將內求於己而不得, 不得則惑, 人惑則死.
且女獨不聞耶? 昔者海鳥止於魯郊, 魯侯御而觴之於廟, 奏九韶以爲樂, 具太牢以爲膳. 鳥乃眩視憂悲, 不敢食一臠, 不敢飮一杯, 三日而死. 此以己養養鳥也, 非以鳥養養鳥也. 夫以鳥養養鳥者, 宜棲之深林, 游之壇陸, 浮之江湖, 食之鰌鰷, 隨行列而止, 逶迤而處. 彼唯人言之惡聞, 奚以夫譊譊爲乎!
咸池九韶之樂, 張之洞庭之野, 鳥聞之而飛, 獸聞之而走, 魚聞之而下入, 人卒聞之, 相與還而觀之. 魚處水而生, 人處水而死, 彼必相與異, 其好惡故異也. 故先聖不一其能, 不同其事. 名止於實, 義設於適, 是之謂條達而福持.”
해석
顔淵東之齊, 孔子有憂色.
안연(顔淵)이 동쪽으로 제나라에 가는데 공자께서 근심하는 낯빛이 있었다.
子貢下席而問曰: “小子敢問. 回東之齊, 夫子有憂色, 何耶?”
자공(子貢)이 자리에서 내려와 “소자(小子)가 감히 여쭙겠으니, 회(回)가 동쪽으로 제나라에 가는데 부자(夫子)께서 근심하는 낯빛이 있는 건 어째서입니까?”라고 물었다.
孔子曰: “善哉汝問!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좋구나! 너의 물음이.
昔者管子有言, 丘甚善之, 曰: ‘褚小者不可以懷大, 綆短者不可以汲深.’
옛적에 관자(管子)의 어떤 말 중 내가 매우 좋아하니 ‘주머니가 작은 것은 큰 걸 담아낼 수 없고 두레박줄이 짧은 것은 깊은 곳을 퍼낼 수 없다.’라는 말이다.
夫若是者, 以爲命有所成而形有所適也, 夫不可損益.
대체로 이와 같은 것은 천명에 성취된 게 있고 타고난 형체에 맞는 게 있다고 여겨지니 덜어내거나 더할 게 없단다.
吾恐回與齊侯言堯ㆍ舜ㆍ黃帝之道, 而重以燧人ㆍ神農之言, 彼將內求於己而不得, 不得則惑, 人惑則死.
나는 회(回)가 제(齊) 나라의 제후와 요(堯)ㆍ순(舜)ㆍ황제(黃帝)의 도를 말하고 수인(燧人)ㆍ신농(神農)의 말을 거듭 말하여 제나라 제후가 장차 내면으론 자기에서 구하여도 얻지 못할 텐데 얻지 못하면 미혹될 것이고 사람이란 미혹되면 남을 죽일 게 걱정되는 거란다.
且女獨不聞耶?
또한 너는 홀로 듣질 못했느냐?
昔者海鳥止於魯郊, 魯侯御而觴之於廟, 奏九韶以爲樂, 具太牢以爲膳.
옛날에 바닷새가 노나라 들판에 머물자 노나라 제후가 영접하여 종묘(宗廟)에서 잔치를 열고 구소(九韶)를 연주하여 즐겁게 해줬으며 태뢰(太牢)【태뢰(太牢): 소·양·돼지 세 짐승의 고기를 모두 쓴 요리. 아주 훌륭한 음식. 양고기와 돼지고기 두 가지만 쓴 음식은 소뢰(小牢)라 함. 「공양전(公羊傳) 환공8년(桓公八年)」】를 갖추어 대접했단다.
鳥乃眩視憂悲, 不敢食一臠, 不敢飮一杯, 三日而死.
새는 곧바로 흘겨 보며 근심하는 빛이 있어 감히 한 점의 고기도 먹지 않았고 감히 한 잔의 물도 마시지 않다가 사흘 만에 죽었지.
此以己養養鳥也, 非以鳥養養鳥也.
이것은 자기 같은 사람을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기른 건 아니란다.
夫以鳥養養鳥者, 宜棲之深林, 游之壇陸, 浮之江湖, 食之鰌鰷, 隨行列而止, 逶迤而處.
대체로 새를 기르는 방식으로 새를 기르는 이는 마땅히 깊은 숲에서 살게 하고 모래톱[壇陸]에서 놀게 하며 강과 호수에서 떠다니게 하고 미꾸라지와 피라미를 먹게 하며 행렬에 따라 살게 하고 느긋하게[逶迤] 살게 하지.
彼唯人言之惡聞, 奚以夫譊譊爲乎!
저 새는 오직 사람의 말도 듣길 싫어하는데 어찌 시끄러운 음악으로 하겠는가?
咸池九韶之樂, 張之洞庭之野, 鳥聞之而飛, 獸聞之而走, 魚聞之而下入, 人卒聞之, 相與還而觀之.
함지(咸池)와 구소(九韶)의 음악을 동정호(洞庭湖)의 들판에서 연주한다면 새는 듣고 날아갈 테고 짐승은 듣고 내뺄 테며 물고기는 듣고 가라앉을 테지만 사람들은 마침내 듣고서 서로 에워싸며 구경할 테지.
魚處水而生, 人處水而死, 彼必相與異, 其好惡故異也.
물고기가 물에 살면 살지만 사람이 물에 살면 죽으니 물고기와 사람은 반드시 서로 다르니 호오(好惡)가 달라서란다.
故先聖不一其能, 不同其事.
그러므로 앞선 성인들은 하나의 능력으로 하지 않았고 일을 같게 하지 않았던 것이지.
名止於實, 義設於適, 是之謂條達而福持.”
명성은 실질에 맞아야 하고 옳음은 맞음에 설정되어야 하니 이것을 일러 ‘조리가 도달하니 복이 유지된다.’고 하는 거란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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