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공자, 옛 것을 좋아하여 민첩히 구하는 자라고 천명하다
子曰: “我非生而知之者, 好古, 敏以求之者也.”
好, 去聲.
○ 生而知之者, 氣質淸明, 義理昭著, 不待學而知也. 敏, 速也, 謂汲汲也.
○ 尹氏曰: “孔子以生知之聖, 每云好學者, 非惟勉人也, 蓋生而可知者義理爾, 若夫禮樂名物, 古今事變, 亦必待學而後有以驗其實也.
해석
子曰: “我非生而知之者, 好古, 敏以求之者也.”
공자께서 “나는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은 아니다. 옛것을 좋아하여 민첩하게 구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셨다.
好, 去聲.
○ 生而知之者, 氣質淸明,
‘생이지지(生而知之)’라는 것은 기질이 청명하고
義理昭著, 不待學而知也.
의리가 밝게 드러나 배움을 기다리지 않아도 아는 것이다.
敏, 速也, 謂汲汲也.
민(敏)은 신속함으로, 급급하다는 말이다.
○ 尹氏曰: “孔子以生知之聖,
윤순(尹淳)이 말했다. “공자는 생이지지(生而知之)의 성인으로
每云好學者, 非惟勉人也,
매번 ‘배우길 좋아한다’고 말한 것은 사람들을 권면하는 것뿐만 아니라,
蓋生而可知者義理爾, 若夫禮樂名物,
대저 나면서부터 아는 것은 의리일 뿐이니, 만약 예악과 사물의 명칭,
古今事變, 亦必待學而後有以驗其實也.
고금의 변화는 또한 반드시 배우길 기다린 후에야 그 실체를 증험할 수 있다.”
○ ‘중용(中庸)’에서는 성현을 세 등급으로 나눴다. 나면서부터 도리를 아는 생지(生知), 배워서 아는 학지(學知), 애써서 아는 곤지(困知)가 그것이다. 생지(生知)는 생이지지(生而知之)의 준말로, 곧 성인의 수준을 가리킨다. 사람들은 공자를 생지(生知)의 성인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논어’ 술이(述而)편의 이 장(章)에서 공자는 자신이 생지(生知)의 성인이 아니라 호고민구(好古敏求)하는 자라고 했다.
첫머리의 아(我)는 일인칭 주어다. 비(非)∼자(者)는 ‘∼한 자가(또는 것이) 아니다’의 뜻을 나타내는 부정문 어법이다. 생이지지(生而知之)의 지(之)는 구체적인 것을 가리키기보다는 어조를 고르는 기능을 한다. 인간으로서 알아야 할 도리를 가리킨다고 보아도 좋다. 호고(好古)는 옛 성인의 가르침에 담긴 올바른 도리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그 말 다음에 짧게 끊어진다. 민이구지(敏以求之)의 민이(敏以)는 이민(以敏)을 도치해 어세를 강화한 것이다. 민(敏)은 민속(敏速)의 뜻이되, 민면(黽勉)이나 급급(汲汲) 등 부지런하게 힘쓴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뒤의 지(之)도 어조를 고르는 기능을 한다. 옛 성인의 가르침에 담긴 도리를 가리킨다고 보아도 좋다. 야(也)는 문장 끝에서 단정의 어조를 나타낸다.
공자는 겸손하게 부정했지만 그는 생지(生知)의 성인이 아닐까? 이 질문은 의미가 없다. 신화 속의 황제(黃帝)는 아주 어려서부터 말을 했고 제곡(帝嚳)은 태어나자마자 자기 이름을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약용은 그런 이야기를 터무니없다고 일축(一蹴)하고 생지(生知)란 예법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어려서부터 장성할 때까지 몸을 닦고 삼가는 행동이 모두 법도에 맞는 것을 가리킨다고 재해석했다. 인류 문화와 관계된 지식은 공자라도 민구(敏求)하려 했을 것이다. ‘논어’를 읽는 일도 호고민구(好古敏求)의 한 방법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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