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공자가 말하지 않았던 네 가지
子不語怪, 力, 亂, 神.
怪異, 勇力, 悖亂之事, 非理之正, 固聖人所不語. 鬼神, 造化之迹, 雖非不正, 然非窮理之至, 有未易明者, 故亦不輕以語人也.
○ 謝氏曰: “聖人語常而不語怪, 語德而不語力, 語治而不語亂, 語人而不語神.”
해석
子不語怪, 力, 亂, 神.
공자께서는 괴이함과 용맹스러움과 혼란스러움과 귀신에 대해선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怪異, 勇力, 悖亂之事,
괴이하고 용맹스러우며 호기로운 것, 어그러지고 혼란스러운 일,
非理之正, 固聖人所不語.
이치의 바름이 아닌 것은 진실로 성인이 말하지 않는 것이다.
鬼神, 造化之迹, 雖非不正,
귀신은 조화의 자취이기에 비록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然非窮理之至, 有未易明者,
궁리의 지극함이 아니면 쉽게 설명할 수가 없기 때문에
故亦不輕以語人也.
또한 가벼이 남에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 謝氏曰: “聖人語常而不語怪,
사량좌가 말했다. “성인은 일상적인 것을 말하지 괴이한 것은 말하지 않고,
語德而不語力, 語治而不語亂,
덕을 말하지 권력을 말하지 않으며, 다스림을 말하지 혼란스러움을 말하지 않고,
語人而不語神.”
사람을 말하지 귀신을 말하지 않는다.”
○ ‘삼국유사’ 기이(紀異)편의 서문에서 일연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성인은 예악(禮樂)으로 나라를 일으키고 인의(仁義)로 가르침을 베풀었으므로 괴력난신(怪力亂神)은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왕이 일어날 때는 반드시 남과 달라야 대변(大變)을 타고 대기(大器)를 쥐어 대업(大業)을 이룰 수 있었다. (중략) 우리 삼국의 시조가 모두 신이하게 출현한 것이 무엇이 괴이한가[大抵古之聖人, 方其禮樂興邦, 仁義設敎, 則怪力亂神, 在所不語. 然而帝王之將興也, 膺符命受圖籙, 必有以異於人者, 然後能乗大變, 握大噐, 成大業也. (中略) 然則三國之始祖, 皆發乎神異, 何足怪㦲]?” 일연 스님은 ‘논어’ 술이(述而)편의 이 장(章)을 인용하되 제왕의 출현 때마다 신이한 일이 보고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子)는 선생이란 뜻인데 여기서는 공자를 가리킨다. 불어(不語)는 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과거 시제로 풀면, 말하지 않았다가 된다. 단,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가볍게 말하거나 억지로 떠들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괴(怪)는 괴이(怪異)의 일, 력(力)은 용력(勇力)의 일, 난(亂)은 패륜(悖倫)이나 혼란(昏亂)의 일, 신(神)은 귀신(鬼神)의 일이되 모두 상식과 윤리를 벗어난 일을 가리킨다.
공자는 은나라의 상제(上帝) 관념, 주나라의 천명(天命) 사상과 예제(禮制)를 계승하되 하늘에 대한 관심을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바꾸었다. 그렇기에 제사도 인간 삶을 인간답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파악했다. ‘논어’ 선진(先進)편에 보면, 계로(季路) 곧 자로(子路)가 귀신 섬기는 일에 대해 묻자, 공자는 “사람 섬기는 일도 제대로 못하는데 어떻게 귀신을 섬길 수 있느냐[未能事人, 焉能事鬼]?”고 반문했다. 죽음에 대해 묻자 “미지생 언지사(未知生, 焉知死)?”라고 반문했다. “사람답게 사는 일도 다 모르는 데 어찌 죽음을 말하겠느냐?”라는 뜻이다. 위령공(衛靈公)편에서 공자는 “사람이 도(道)를 넓히는 것이지 도(道)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人能弘道, 非道弘人].”라고 했다. ‘중용’의 “도(道)는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않다[道不遠人].”는 말과 통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고전 > 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 술이 - 22. 사마상퇴가 공자를 죽이려 하다 (0) | 2021.10.07 |
---|---|
논어 술이 - 21. 사람의 장단점, 모든 게 나의 본보기 (0) | 2021.10.07 |
논어 술이 - 19. 공자, 옛 것을 좋아하여 민첩히 구하는 자라고 천명하다 (0) | 2021.10.07 |
논어 술이 - 18. 공자의 호학, 발분망식(發憤忘食) (0) | 2021.10.07 |
논어 술이 - 17. 공자가 표준어를 쓸 때 (0) | 2021.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