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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를 읽다 - 15.2 진정한 벗을 위한 노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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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를 읽다 - 15.2 진정한 벗을 위한 노래

건방진방랑자 2022. 10. 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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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과 이행의 우수에 찬 시

 

 

1. 박은(朴誾)의 성격

1) 고초는 있었지만 훗날 승승장구한 이행과는 달리 박은은 성격이 강직했음.

2) 죽음에 임박해서도 말을 바꾸지 않아 26살의 젊은 나이에 사형을 당함.

3) 이런 성격적인 차이에도 두 사람의 우정은 변하지 않았음.

 

 

2. 박은(朴誾)우중유회택지(雨中有懷擇之)

寒雨不宜菊 小尊知近人 차가운 비는 국화에 어울리지 않으나 작은 술잔은 사람을 가까이 할 줄을 아네.
閉門紅葉落 得句白頭新 문을 닫으니 붉은 낙엽 떨어지고 글귀 얻으니 백발 새로이 난다.
歡憶情親友 愁添寂寞晨 기쁘게 정든 친구 생각하나 근심은 적막한 새벽에 더하다네.
何當靑眼對 一笑見陽春 어찌 마땅히 푸른 눈으로 마주하며 한 번 웃으며 봄볕을 볼까나?

 

1) 을씨년스럽게 비 내리는 날 지기 이행(李荇)을 그리워하며 지어 보냄.

2) 박은(朴誾)은 황정견(黃庭堅)진사도(陳師道) 중국강서시파의 영향을 많이 받음.

3) 성현(成俔)문변文變에서 당시 사람들이 이백의 시는 지나치게 호탕하고, 두보의 시는 지나치게 깊고, 소식의 시는 지나치게 웅장하고, 육유의 시는 지나치게 호방하므로 오직 본받을 것은 황전견과 진사도라고 여겼다[謫仙太蕩 少陵太審 雪堂太雄 劍南太豪 所可法者涪翁也 后山也].”라고 적음.

4) 두보(杜甫)이백(李白)은 호탕하고 웅장하여 배우기에 어렵기에 시법(詩法) 연마를 주장하는 강서시파(江西詩派)를 배우고자 하는 열풍이 15세기 후반에 일어남

5) 강서시파(江西詩派)의 특징: 익숙하고 낡은 것 거부, 다소 난삽하지만 시어와 의경 획득, 주제면에서 인생의 비애와 우울한 사정이 주조 이룸.

6) 박은(朴誾)이행(李荇)의 시는 거센 비가 퍼붓진 않지만 잔뜩 찌푸린 날씨 같음.

7) 최항(崔恒)山谷精粹序내가 이 말(소동파가 황정견을 칭찬한 말)을 외운 지 오래되었는데, 한스럽게도 전집을 눈으로 보질 못했다. 이제 이 선집을 보고 또한 나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으니, 과연 맑고 새로우며 기괴하여 일가의 격조를 이루었다. 읊조리는 나머지에 거의 잠자고 먹는 것을 잊었으니, 처음으로 주옥(珠玉)이 곁에 있으면 내 모습의 더러움을 깨우친다는 말이 나를 속인 게 아님을 알았다. ! 황정견의 시가 몇 세대동안 돌아다니다 마침내 오늘을 기다려 글이 드러났으니, 때를 만나길 어찌 스스로 기다린 것이 아니랴?[愚之誦此言久矣, 恨未得目其全集. 今觀是選, 亦足反隅, 果淸新奇怪, 成一家格轍. 吟渢之餘, 殆忘寢食, 始知所謂珠玉在傍, 覺我形穢者, 不吾欺矣. 於虖! 黃詩之行幾世, 乃竢今日而表章, 其知遇豈非自有期乎?]”라고 말할 정도로 강서시파의 열풍이 대단했음.

 

 

3. 이행(李荇)차중열운(次仲說韻)

佳節昏昏尙掩關 좋은 계절은 저물어가 오히려 문을 닫아걸고,
不堪孤坐背南山 어찌 고독히 앉아 남산을 등지고 있나?
閑愁剛被詩情惱 한가한 근심에 억지로 詩情으로 하여 고뇌케 하니,
病眼微分日影寒 병든 눈에 세미하게 나눠진 햇빛 시리네.
止酒更當嚴舊律 술을 금지했지만 마땅히 옛 禁酒의 규율 고치나,
對花難復作春顔 꽃을 대하며 다시 봄의 얼굴 짓기 어렵구나.
百年生死誰知己 백년의 생사에 누가 知己인가?
回首西風淚獨潸 머리 돌리니 가을바람 불어 홀로 눈물 흩뿌리네.

 

1) 박은(朴誾)은 파직되어 남산의 푸른빛을 마주한다는 뜻의 읍취헌(揖翠軒)에 칩거하고 있었음.

2) 이행(李荇)박은(朴誾)의 처지를 동정하고 눈병으로 햇살조차 희미하다고 함.

3) 주령(酒令)을 만들어 술 마시기를 약조했으니 한 잔 마셔보나 흥은 나지 않는다고 했고 지기와 만나야 풀린다고 함.

 

 

4. 박은(朴誾)재화택지(在和擇之)

深秋木落葉侵關 깊은 가을 낙엽이 문을 침범해오고,
戶牖全輸一面山 창엔 오롯이 한 면의 산이 실려 오네.
縱有盃尊誰共對 비록 잔이 있더라도 누구와 함께 마실 것이며
已愁風雨欲催寒 이미 바람과 비가 추위 재촉할까봐 걱정되네.
天應於我賦窮相 하늘은 응당 나에게 궁상맞은 삶 부여했고
菊亦與人無好顔 국화는 또한 사람에게 좋은 얼굴 없어라.
撥棄憂懷眞達士 근심스런 회포 없애야 참된 달사이니,
莫敎病眼謾長潸 병든 눈으로 하여 부질없이 긴 눈물짓지 마시라.

 

1) 수련(首聯)은 기발하면서도 힘이 있는 표현임.

2) 경련(頸聯)은 명구로 일컬어지며 ()’()’, 그리고 궁상(窮相)’ 같은 것을 씀으로 강서시파(江西詩派)이속위아(以俗爲雅)’의 이론을 실천함.

 

 

5. 박은(朴誾)병안차우인운(病眼次友人韻)

閉眼深居不啓關 눈감고 깊이 은거하며 문 열지 않으니,
翠軒閑却半簾山 읍취헌 한가로워 도리어 반쯤 걷힌 발에 산이로구나.
孤如籠鳥長思侶 외롭기는 새장 속의 새 같으니, 길이 짝을 그리워하고,
癡似秋蠅更怯寒 어리석긴 가을의 파리 같으니, 다시 추위가 겁나네.
豈有顚狂舊時興 어찌 미칠 듯한 예전의 흥이 있으랴?
漸成枯槁老容顔 점점 마르고 나이든 용모와 얼굴이 되어가네.
百年身世誰非寓 백년 신세에 누가 나그네 아니랴.
出處悠悠涕自潸 출세에 그윽하게 눈물이 절로 흐르네.

 

1) 위의 시와 같은 스타일을 엿볼 수 있음.

 

 

 

 

인용

목차

진정한 벗을 위한 노래1

진정한 벗을 위한 노래2

진정한 벗을 위한 노래3

진정한 벗을 위한 노래4

진정한 벗을 위한 노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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