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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 - 재화택지(在和擇之)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박은 - 재화택지(在和擇之)

건방진방랑자 2019. 2. 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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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 이행에게 화답하다

재화택지(在和擇之)

 

박은(朴誾)

 

 

深秋木落葉侵關 戶牖全輸一面山

縱有盃尊誰共對 已愁風雨欲催寒

天應於我賦窮相 菊亦與人無好顔

撥棄憂懷眞達士 莫敎病眼謾長潸 挹翠軒遺稿卷三

 

 

 

 

 

 

해석

深秋木落葉侵關

심추목락엽침관

깊은 가을 낙엽이 문을 침범해오고,

戶牖全輸一面山

호유전수일면산

창엔 오롯이 한 면의 산이 실려 오네.

縱有盃尊誰共對

종유배존수공대

비록 잔이 있더라도 누구와 함께 마실 것이며

已愁風雨欲催寒

이수풍우욕최한

이미 바람과 비가 추위 재촉할까봐 걱정되네.

天應於我賦窮相

천응어아부궁상

하늘은 응당 나에게 궁상맞은 삶 부여했고

菊亦與人無好顔

국역여인무호안

국화는 또한 사람에게 좋은 얼굴 없어라.

撥棄憂懷眞達士

발기우회진달사

근심스런 회포 없애야 참된 달사이니,

莫敎病眼謾長潸

막교병안만장산

병든 눈으로 하여 부질없이 긴 눈물짓지 마시라. 挹翠軒遺稿卷三

 

 

해설

이 시 역시 이행(李荇)에게 화답하여 준 시이다.

 

가을이 깊어 떨어진 낙엽이 문으로 바람 따라 들어오는데 창을 여니 남산이 문을 통해 다 보인다. 허한 마음을 달래는 데는 술이 제격인데, 술이 있어도 대작하여 마실 사람이 없다. 더구나 이미 비바람이 겨울을 재촉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타고난 팔자를 궁하게 타고난 우리들이라 국화마저도 아름답게 피지 않았다. 하지만 근심 속에 빠져 있어서야 진정한 달사(達士)라 하겠는가? 그러니 더 이상 눈물 흘리지 말자.

 

보통 시에서는 ()’()’ 같은 어조사(語助辭)를 잘 쓰지 않는데, 박은은 3연에서 이러한 어조사를 사용하고 있으며, ‘궁상(窮相)' 또한 시인이 좋아하는 우아한 표현은 아니다. 이것은 아마도 강서시파(江西詩派)에서 이속위아(以俗爲雅, 속된 것을 優雅로 만든다)'라는 이론을 실천한 것으로 보인다.

 

이덕무(李德懋)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에서, “선조조(宣祖朝) 이하에 나온 문장은 볼만한 것이 많다. 시와 문을 겸한 이는 농암(農巖) 김창협(金昌協)이고, 시로는 읍취헌(挹翠軒) 박은(朴誾)을 제일로 친다는 것이 확고한 논평이나,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에 이르러 대가(大家)를 이루었으니, 이는 어느 체제이든 다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섬세하고 화려하여 명가(名家)를 이룬 이는 유하(柳下) 최혜길(崔惠吉)이고 당()을 모방하는 데 고질화된 이는 손곡(蓀谷) 이달(李達)이며, 허난설헌(許蘭雪軒)은 옛사람의 말만 전용한 것이 많으니 유감스럽다. 귀봉(龜峯) 송익필(宋翼弼)은 염락(廉洛)의 풍미를 띤데다 색향(色香)에 신화(神化)를 이룬 분이고, 택당(澤堂) 이식(李植)의 시는 정밀한 데다 식견이 있고 전아(典雅)하여 흔히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宣廟朝以下文章, 多可觀也. 詩文幷均者, 其農岩乎. 詩推挹翠軒爲第一, 是不易之論. 然至淵翁而後, 成大家藪, 葢無軆不有也. 纖麗而成名家者, 其柳下乎. 痼疾於模唐者, 其蓀谷乎. 蘭雪, 全用古人語者多, 是可恨也. 龜峯, 帶濂洛而神化於色香者. 澤堂之詩, 精緻有識且典雅, 不可多得也].”라 하여, 박은(朴誾)의 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88~189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우리 한시를 읽다15

우리 한시를 읽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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