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많이 듣고 많이 보는 것이 지식을 쌓는 길
子曰: “蓋有不知而作之者, 我無是也.
不知而作, 不知其理而妄作也. 孔子自言未嘗妄作, 蓋亦謙辭, 然亦可見其無所不知也.
多聞擇其善者而從之, 多見而識之, 知之次也.”
識, 音志.
○ 識, 記也. 所從不可不擇, 記則善惡皆當存之, 以備參考. 如此者雖未能實知其理, 亦可以次於知之者也.
해석
子曰: “蓋有不知而作之者, 我無是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대저 알지 못하는데 지어내는 사람이 있는가? 나는 이것이 없다.
不知而作, 不知其理而妄作也.
부지이작(不知而作)은 이치를 알지 못하고서 망령되이 움직이는 것이다.
孔子自言未嘗妄作,
공자는 스스로 ‘일찍이 망령되이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니,
蓋亦謙辭,
대개 또한 겸사이지만
然亦可見其無所不知也.
또한 알지 못하는 게 없다는 것을 볼 수 있다.
多聞擇其善者而從之, 多見而識之, 知之次也.”
많이 듣고 선한 것을 선택하여 따르고, 많이 보고 그것을 기억하는 것이 아는 것의 다음이다.”
識, 音志.
○ 識, 記也.
지(識)는 기억하는 것이다.
所從不可不擇,
소종(所從)은 선택하지 않음이 없는 것이고,
記則善惡皆當存之, 以備參考.
기(記)는 선과 악을 모두 마땅히 보존해두어 참고함을 대비하는 것이다.
如此者雖未能實知其理,
이와 같은 사람은 비록 실제로 이 이치를 알지 못하더라도
亦可以次於知之者也.
또한 아는 사람의 다음 등급일 수 있다.
○ ‘논어’ 술이(述而)편의 이 장(章)에서 공자는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창작하는 짓을 나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천착(穿鑿)해서 글 짓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그리고서 위와 같이 견문(見聞)을 많이 쌓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자의 공부법은 경험론적, 점진적이다.
다문(多聞)은 많이 듣는다는 말이니, 여러 사실을 두루 듣고 공부한다는 말이다. 택기선자(擇其善者)는 좋은 것을 가려내는 일로, 저술로 말하면 산정(刪定)을 가리킨다. 다견(多見)은 많이 본다는 말이니, 여러 사실을 두루 보고 공부한다는 말이다. 지(識)는 기억할 지와 알 식의 두 음과 훈이 있는데, 여기서는 기억할 지이다. 정약용은 기록 지로 읽고, 경전에 대해 자기 견해를 기록하는 일이라고 보았다. 지(知)는 원래부터의 완전한 지식을 말한다. 차(次)는 다음, 버금이란 뜻이다.
‘논어’ 위정(爲政)편에서 공자는 많이 듣고 의심나는 것은 빼놓는 다문궐의(多聞闕疑), 그리고 많이 보고 위태로운 것은 빼놓는 다견궐태(多見闕殆)를 강조했다. 술이(述而)편에서는 선왕의 도를 서술해서 전할 뿐이지 새로 만들어내지는 않는 술이부작(述而不作)과 선왕의 도가 옳음을 믿고 옛것을 애호하는 신이호고(信而好古)를 학문 태도로서 제시했다. 모두 이 章의 뜻과 통한다.
소견다괴(少見多怪)라는 말이 있다. 본 것이 적으면 진리에 대해 의심을 많이 한다는 말이다. 또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의심하고 여름 벌레는 얼음을 의심한다고 한다. 조선 인조 때 장유(張維)는 당시의 옹졸한 지식인들이 자기 견해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일체를 거짓으로 여겨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다문다견(多聞多見)을 통해 지식의 협소화와 권력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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