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묘사하는 이숭인, 시 속으로 들어가는 정도전
赤葉明村逕 淸泉漱石根 | 붉은 잎사귀가 시골길 밝히고 맑은 샘 바위 뿌리를 씻기누나. |
地僻車馬少 山氣自黃昏 | 땅은 궁벽져 수레와 말 없고, 산기운은 절로 어슴푸레하네. |
1) 작은 붓으로 자신이 사는 집을 맑게 그려 시인의 모습을 철저히 격리시킴.
2) 시인의 모습은 철저하게 풍경과 격리되어 있어 보이지 않음.
山中新病起 稚子道衰客 | 산속에서 새로운 병이 생기니 어린 아이 나보고 쇠하였다고 말하네. |
學圃親鋤藥 移家手種松 | 채마밭 기술을 배워 친히 호미질하고 약치고 집을 옮겨 손수 소나무 심었지. |
暮鐘何處寺 野火隔林舂 | 저물녘 종소리 울리니 어느 절인가? 들풀은 수풀 너머에서 활활 타오르네. |
領得幽居味 年來萬事慵 | 은거하는 맛을 깨달았으니, 올핸 만사가 귀찮기만 하구나. |
1) 혁명의 불꽃이 일기 전의 작품으로 은자의 모습이 그려짐.
2) ‘대숲을 보호하려 길을 둘러 내었고, 산을 아껴 누각을 작게 세웠다[護竹開迂徑 憐山起小樓]’라는 구절을 통해서는 자신의 모습을 풍경의 중심에 놓아 은자일 때나 득세했을 때나 자신이 그린 풍경의 주인공이 되려함을 볼 수 있음.
鐵嶺山高似劍鋩 | 철령의 산은 높아 마치 칼끝 같고, |
海天東望正茫茫 | 하늘 저편 해동을 바라보니 아득하기만 하네. |
秋風特地吹雙鬢 | 가을바람이 다만 땅에서 두 귀밑머리에 불어오니, |
驅馬今朝到朔方 | 말 몰아 오늘 아침에 북방에 이르렀지. |
1) 혁명의 꿈을 꾼 이후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긴 창을 든 무장의 모습이 강하게 비침.
2) 고산준령과 망망대해는 정도전의 기상을 드러내는 아우라로 존재함.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