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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를 읽다 - 18.3 짧은 노래에 담은 노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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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를 읽다 - 18.3 짧은 노래에 담은 노래

건방진방랑자 2022. 10. 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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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한 맛을 내기 위해 사람 말을 인용하다

 

 

1. 중국이나 우리나라에 전하는 오언절구 중 상당수는 근체시가 아니다. 이를 고절구(古絶句)라 한다.

1) 민가(民歌)에 근원을 두고 있는데, 오언절구는 근체시로 이행하던 과정에서 고졸한 맛을 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율격을 따르지 않음.

2) 또 근체시의 율격을 따른 오언절구라도 일부러 고졸한 맛을 풍기기도 함.

3) 정철(鄭澈)제쌍계설운시축(題雙溪雪雲詩軸)라는 시에서 사람의 말을 그대로 끌어다 쓰는 것은 고졸한 맛을 내기 위해서임.

 

 

2. 손필대의 전가(田家)

日暮罷鋤歸 稚子迎門語

날이 저물어 호미질 그만두고 돌아오니 어린 아들이 문에서 맞이하며 얘기하네,

東家不愼牛 齕盡溪邊黍

동쪽 집에서 소를 살피질 않아 시냇가의 기장들을 죄다 뜯어먹었대요.”

 

1) 농촌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 것도 아니고 시의 기교라 할 것도 없음.

2) 그럼에도 저물녘 흙 묻은 손, 아버지 기다리는 아이, 부모에게 칭찬받고 싶은 아이의 마음까지 그림.

 

 

3. 김득신(金得臣)전가(田家)

籬弊翁嗔狗 呼童早閉門

울타리 망가지자 노인은 개에게 화를 내며 아이를 불러 일찍 문 닫게 하고선,

昨夜雪中跡 分明虎過村

지난 밤 눈 속 발자국은 분명 범이 마을을 지나간 게야.”

 

1) 임방(林埅)수촌만록(水村漫錄)에선 손필대(孫必大)의 시와 나란히 들면서 뛰어난 작품이라 평가함.

2) 이여(李畬)는 이 작품이 김득신(金得臣)의 대표작이라 하면서 정경(情景)을 묘사한 것이 핍진하기 때문이라 함.

3) 개가 울타리를 비벼대 울타리가 부서지자 노인은 개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아이에겐 문단속을 시키며 말한다. 위의 시와 마찬가지로 말이 반 이상이나 포함되어 참으로 질박하다.

4) 손필대(孫必大)의 시나 이 시나 이야기가 있는 시가 되었고, 특히 이 시에선 카메라를 움직여 파노라마처럼 그리고 있음.

 

 

 

 

 

 

인용

목차

짧은 노래에 담은 노래1

짧은 노래에 담은 노래2

짧은 노래에 담은 노래3

짧은 노래에 담은 노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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