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음식을 대하는 공자의 모습
食不厭精, 膾不厭細.
食, 音嗣.
○食, 飯也. 精, 鑿也. 牛羊與魚之腥, 聶而切之爲膾. 食精則能養人, 膾麤則能害人. 不厭, 言以是爲善, 非謂必欲如是也.
食饐而餲, 魚餒而肉敗, 不食. 色惡, 不食. 臭惡, 不食. 失飪, 不食. 不時, 不食.
食饐之食, 音嗣. 饐, 於冀反. 餲, 烏邁反. 飪, 而甚反.
○饐, 飯傷熱濕也. 餲, 味變也. 魚爛曰餒. 肉腐曰敗. 色惡臭惡, 未敗而色臭變也. 飪, 烹調生熟之節也. 不時, 五穀不成, 果實未熟之類. 此數者皆足以傷人, 故不食.
割不正, 不食. 不得其醬, 不食.
割肉不方正者不食, 造次不離於正也. 漢陸續之母, 切肉未嘗不方, 斷葱以寸爲度, 蓋其質美, 與此暗合也. 食肉用醬, 各有所宜, 不得則不食, 惡其不備也. 此二者, 無害於人, 但不以嗜味而苟食耳.
○ 馬融曰: “魚膾, 非芥醬不食.”
肉雖多, 不使勝食氣. 惟酒無量, 不及亂.
食, 音嗣. 量, 去聲.
○食以穀爲主, 故不使肉勝食氣. 酒以爲人合歡, 故不爲量, 但以醉爲節而不及亂耳.
程子曰: “不及亂者, 非惟不使亂志, 雖血氣亦不可使亂, 但浹洽而已可也.”
沽酒市脯不食.
沽, 市, 皆買也. 恐不精潔, 或傷人也. 與不嘗康子之藥同意.
○ 皇侃曰: “酒不自作, 則未必淸潔. 脯不自作, 則不知何物之肉.”
不撤薑食.
薑, 通神明, 去穢惡, 故不撤.
不多食.
適可而止, 無貪心也.
祭於公, 不宿肉. 祭肉不出三日. 出三日, 不食之矣.
助祭於公, 所得胙肉, 歸卽頒賜. 不俟經宿者, 不留神惠也. 家之祭肉, 則不過三日, 皆以分賜. 蓋過三日, 則肉必敗, 而人不食之, 是褻鬼神之餘也. 但比君所賜胙, 可少緩耳.
食不語, 寢不言.
答述曰語. 自言曰言.
范氏曰: “聖人存心不他, 當食而食, 當寢而寢, 言語非其時也.”
楊氏曰: “肺爲氣主而聲出焉, 寢食則氣窒而不通, 語言恐傷之也.” 亦通.
雖疏食菜羹, 瓜祭, 必齊如也.
食, 音嗣.
陸氏曰: “魯論瓜作必.”
○ 古人飮食, 每種各出少許, 置之豆閒之地, 以祭先代始爲飮食之人, 不忘本也. 齊, 嚴敬貌. 孔子雖薄物必祭, 其祭必敬, 聖人之誠也.
○ 此一節, 記孔子飮食之節.
謝氏曰: “聖人飮食如此, 非極口腹之欲, 蓋養氣體, 不以傷生, 當如此. 然聖人之所不食, 窮口腹者或反食之, 欲心勝而不暇擇也.”
해석
食不厭精, 膾不厭細.
밥은 정미한 걸 싫어하지 않으셨고 회는 가는 걸 싫어하지 않으셨다.
食, 音嗣.
○食, 飯也. 精, 鑿也.
사(食)는 밥이다. 정(精)은 깎은 것이다.
牛羊與魚之腥, 聶而切之爲膾.
소와 양과 물고기의 날 것을 저며 자른 것이 회가 된다.
食精則能養人, 膾麤則能害人.
밥이 정미하면 사람을 봉양할 수 있고 회가 거칠면 사람을 해칠 수 있다.
不厭, 言以是爲善,
불염(不厭)이란 이것을 좋다고 여긴다는 것이지
非謂必欲如是也.
반드시 이와 같이 하고자 한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食饐而餲, 魚餒而肉敗, 不食. 色惡, 不食. 臭惡, 不食. 失飪, 不食. 不時, 不食.
밥이 쉬고 생선이 상하고 고기가 부패한 것은 드시지 않으셨다. 색이 나쁜 것은 드시지 않으셨고 냄새가 나쁜 것은 드시지 않으셨으며 잘못 익힌 것은 드시지 않으셨고 때가 아닌 것은 드시지 않으셨다.
食饐之食, 音嗣. 饐, 於冀反. 餲, 烏邁反. 飪, 而甚反.
○饐, 飯傷熱濕也. 餲, 味變也.
의(饐)는 밥이 열과 습기에 상한 것이다. 애(餲)은 맛이 변한 것이다.
魚爛曰餒. 肉腐曰敗.
생선이 문드러진 것을 뇌(餒)라 하고 고기가 부패한 것을 패(敗)라 한다.
色惡臭惡, 未敗而色臭變也.
색악취악(色惡臭惡)은 부패한 건 아니지만 색과 냄새가 변한 것이다.
飪, 烹調生熟之節也.
임(飪)은 삶고 지져서 음식을 만들고 날 것과 익힌 것의 절도다.
不時, 五穀不成, 果實未熟之類.
불시(不時)란 오곡이 익지 않은 것이고 과실이 미숙한 부류다.
此數者皆足以傷人, 故不食.
이 여러 가지 것들은 모두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먹질 않는다.
割不正, 不食. 不得其醬, 不食.
벤 것이 바르지 않으면【단지 시각적으로 반듯하게 썰었다 안 썰었다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적인 요리 칼질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의 부위를 썰 때에도 각 부위에 맞게 칼질하는 방식이 있고, 그러한 칼질이 올바르게 되지 않으면 못 먹을 부위가 들어갈 수도 있다. ‘정(正)’은 반듯하다는 시각적 문제가 아니라 ‘올바르게 칼질한다’는 요리방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논어한글역주』3권, 197쪽】 드시지 않으셨고 음식에 맞는 장을 얻지 못하면 드시지 않으셨다.
割肉不方正者不食,
고기를 벤 것이 바르지 않은 것을 먹지 않는 것은
造次不離於正也.
잠깐이라도 바름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漢陸續之母, 切肉未嘗不方,
한나라 육속의 어머니는 고기를 벰에 일찍이 바르지 않음이 없었고
斷葱以寸爲度, 蓋其質美,
파를 자를 땐 한 치를 법도 삼았으니 【육속이 억울하게 옥에 갇혀 있는데 그 어미가 들여 민 고기국만 보고도 어머니가 만든 것인 줄 알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감동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後漢書』권81, 「獨行列傳」제71】 대개 자질이 아름다워
與此暗合也.
이와 은연 중에 합치된 것이다.
食肉用醬, 各有所宜,
생선과 고기는 장을 사용함에 각각 마땅한 것이 있으니,
不得則不食, 惡其不備也.
얻질 못하면 먹지 않는 것은 갖춰지지 않음을 미워한 것이다.
此二者, 無害於人,
이 두 가지는 사람을 해치진 않지만
但不以嗜味而苟食耳.
다만 맛을 즐기지만 구차하게 먹진 않았을 뿐이다.
○ 馬融曰: “魚膾, 非芥醬不食.”
마융이 말했다. “생선회는 겨자장이 아니면 먹지 않는다.”
肉雖多, 不使勝食氣. 惟酒無量, 不及亂.
고기가 비록 많더라도 밥 기운을 이기게 하진 않으셨다. 오직 술만은 양이 없었지만 어지러운 데엔 미치지 않으셨다.
食, 音嗣. 量, 去聲.
○食以穀爲主, 故不使肉勝食氣.
밥은 곡식을 주로 삼기 때문에 고기가 밥기운을 이기진 않게 했다.
酒以爲人合歡, 故不爲量,
술은 사람을 기쁘게 하기 때문에 양을 정하진 않았지만
但以醉爲節而不及亂耳.
다만 취함으로 절제를 삼아 어지러워지는 데엔 미치지 않았을 뿐이다.
程子曰: “不及亂者, 非惟不使亂志,
정이천이 말했다. “불급난자(不及亂者)란 오직 뜻을 어지럽게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雖血氣亦不可使亂, 但浹洽而已可也.”
비록 혈기 또한 어지럽게 해서는 안 되니 다만 알맞음에 그치면 괜찮다.”
沽酒市脯不食.
산 술과 포는 드시지 않으셨다.
沽, 市, 皆買也.
고(沽)와 시(市)는 모두 산다는 것이다.
恐不精潔, 或傷人也.
아마도 정미하고 깨끗하지 않아 혹 사람을 상할까 한 것이다.
與不嘗康子之藥同意.
계강자의 맛을 맛보지 않은 것과 같은 뜻이다.
○ 皇侃曰: “酒不自作, 則未必淸潔.
황간이 말했다. “술을 직접 담지 않으면 반드시 청결하지 못하고
脯不自作, 則不知何物之肉.”
포를 직접 만들지 않으면 어떤 동물의 고기인지 알지 못한다.”
不撤薑食.
생강 먹는 것을 멈추지 않으셨다.
薑, 通神明, 去穢惡,
생강은 신명과 통하고 더러움과 악취를 제거하기 때문에
故不撤.
그만두지 않았다.
不多食.
많이 드시지 않으셨다.
適可而止, 無貪心也.
적절하여 그치는 것은 탐심(貪心)이 없는 것이다.
祭於公, 不宿肉. 祭肉不出三日. 出三日, 不食之矣.
공적 장소에서 제사 지낼 때엔 받은 고기를 밤에 그대로 두지 않으셨다. 집에서 제사 지낸 고기는 사흘을 넘기지 않으셨으니 사흘을 넘기면 먹질 못하게 된다.
助祭於公, 所得胙肉, 歸卽頒賜.
공적 장소에서 제사를 지내고 얻은 고기를 돌아와 곧 나누어줬다.
不俟經宿者, 不留神惠也.
하룻밤을 지내길 기다리지 않은 것은 신의 은혜를 머물게 하지 않은 것이다.
家之祭肉, 則不過三日, 皆以分賜.
집에서 제사 지낸 고기는 3일을 넘기지 않고 모두 나누어줬다.
蓋過三日, 則肉必敗,
대개 3일이 지나면 고기는 반드시 부패하여
而人不食之, 是褻鬼神之餘也.
사람이 먹지 않는 것이니 이것은 귀신이 흠향한 나머지를 더럽히는 것이다.
但比君所賜胙, 可少緩耳.
다만 임금이 하사한 고기에 비하면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을 뿐이다.
食不語, 寢不言.
드실 땐 말씀하지 않으셨고 주무실 땐 혼잣말하지 않으셨다.
答述曰語. 自言曰言.
답하여 진술하는 것을 어(語)라 하고, 스스로 말하는 것을 언(言)이라 한다.
范氏曰: “聖人存心不他, 當食而食,
범조우(范祖禹)가 말했다. “성인이 존심(存心)함에 다른 게 없으니 먹을 땐 먹고
當寢而寢, 言語非其時也.”
잘 땐 자니 말할 때가 아닌 것이다.”
楊氏曰: “肺爲氣主而聲出焉,
양시(楊時)가 말했다. “폐는 숨 쉬는 것을 주로 하여 소리를 내니
寢食則氣窒而不通,
잠자고 먹을 때는 기가 막혀 통하지 않아
語言恐傷之也.” 亦通.
말하면 폐를 상할까 걱정된다.”고 하니 또한 통한다.
雖疏食菜羹, 瓜祭, 必齊如也.
비록 거친 밥과 나물국이더라도 반드시 고시레【우리나라 무당들이 굿을 할 때나, 들에서 음식을 먹을 때나, 남의 집에서 음식을 가져왔을 때, 그 음식의 일부를 조금씩 뗴어 던지면서 “고수레!”하고 외친다. 또 그렇게 하는 행위를 고수레라고 한다. 전언하는 바에 의하면 단군 때에 高矢라는 사람이 백성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에 그에게 감사의 표시로 음식의 일부를 바치는 것이라고 한다. -『논어한글역주』3권, 206쪽】를 했는데 이때는 반드시 엄숙하고 공경한 모습이셨다.
食, 音嗣.
陸氏曰: “魯論瓜作必.”
육덕명(陸德明)이 말했다. “노나라 『논어』에는 과(瓜)가 필(必)로 되어 있다.”
○古人飮食, 每種各出少許,
옛 사람이 음식을 먹을 때는 매번 각종의 음식을 조금쯤 덜어내
置之豆閒之地, 以祭先代始爲飮食之人,
그릇 사이의 땅에 두어 선대에 처음으로 음식을 만든 사람에게 제사 지내
不忘本也.
근본을 잊지 않았다.
齊, 嚴敬貌.
제(齊)는 엄숙하고 공경한 모양이다.
孔子雖薄物必祭,
공자는 비록 하찮은 것이라도 반드시 제사했고
其祭必敬, 聖人之誠也.
제사할 땐 반드시 공경했으니 이것이 성인의 진심이다.
○ 此一節, 記孔子飮食之節.
이곳 한 구절은 공자의 음식에 대한 절도를 기록했다.
謝氏曰: “聖人飮食如此,
사량좌가 말했다. “성인이 마시고 먹는 것이 이와 같으니,
非極口腹之欲, 蓋養氣體,
입과 배의 욕심을 다하려 한 게 아니고 대체로 기와 몸을 보양하여
不以傷生, 當如此.
생을 상하지 않게 함을 마땅히 이와 같이 했다.
然聖人之所不食, 窮口腹者或反食之,
그러나 성인 먹지 않은 것을 입과 배를 다하는 사람들은 혹 도리어 먹으니,
欲心勝而不暇擇也.”
욕심이 이겨 가릴 겨를이 없는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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