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창고를 새로 만드는 너 아웃!
魯人爲長府.
長府, 藏名. 藏貨財曰府. 爲, 蓋改作之.
閔子騫曰: “仍舊貫, 如之何? 何必改作?”
仍, 因也. 貫, 事也. 王氏曰: “改作, 勞民傷財. 在於得已, 則不如仍舊貫之善.”
子曰: “夫人不言, 言必有中.”
夫, 音扶. 中, 去聲.
○ 言不妄發, 發必當理, 惟有德者能之.
해석
魯人爲長府.
노나라 사람들이 장부(長府)라는 재물창고를 새롭게 짖자,
長府, 藏名.
장부(長府)는 창고의 명칭이다.
藏貨財曰府.
재물을 저장하는 곳을 부(府)라 한다.
爲, 蓋改作之.
위(爲)는 대개 고쳐 짓는 것이다.
閔子騫曰: “仍舊貫, 如之何? 何必改作?”
민자건이 “옛 것대로 하는 게 어떻습니까? 하필 새로 짓습니까?”라고 말했다.
仍, 因也. 貫, 事也.
잉(仍)는 인한다는 뜻이다. 관(貫)은 일이란 뜻이다.
王氏曰: “改作, 勞民傷財.
왕안석(王安石)이 말했다. “개작(改作)은 백성을 힘들게 하고 재물을 손상시킨다.
在於得已, 則不如仍舊貫之善.”
그만 둘 수 있다면 옛 관습의 좋은 것을 따름과 같은 게 없다.”
子曰: “夫人不言, 言必有中.”
공자께서 “이 사람은 말하지 않을지언정 말하면 반드시 적중하는구나.”라고 말씀하셨다.
夫, 音扶. 中, 去聲.
○ 言不妄發, 發必當理,
말을 망령되이 발설하지 않고 발설하면 반드시 이치에 합당하니
惟有德者能之.
오직 덕이 있는 사람만이 그것을 할 수 있다.
○ 말을 하면 반드시 사리에 들어맞는다는 뜻의 언필유중(言必有中)이란 성어가 ‘논어’ ‘선진(先進)’편의 이 장(章)에서 나왔다. 신언(愼言)을 강조했던 공자로부터 제자 민자건은 하는 말이 사리에 들어맞는다고 칭찬을 받았다. 옛것을 허무는 것을 능사(能事)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손(損)이고, 자건은 자(字)이다. 노(魯)나라 사람이며,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으로 과묵(寡默)하면서 온후(溫厚)했다.
노인(魯人)은 노나라 정치를 맡아보는 사람으로, 소공(昭公)을 가리킨다. 위장부(爲長府)는 장부라는 창고를 개축한다는 말이다. 소공은 삼환(三桓)이라 불리는 세 대부를 억누르려고 장부를 확장해서 무기를 비축하려 했다. 민자건은 소공이 결코 삼환을 정벌할 수 없거늘 괜스레 장부를 개축한다면서 백성들을 괴롭힐까 봐 염려했다. 잉(仍)은 ‘그대로 따르다’, 구관(舊貫)은 ‘옛 일’이다. 여지하(如之何)는 ‘어떠할까’, 하필개작(何必改作)은 ‘어찌 반드시 고쳐 지어야 하는가’이다. 단, 정약용은 ‘어찌 반드시 새 화폐를 주조해야 하는가’로 풀이했다. 관(貫)을 ‘일’이 아니라 ‘돈 꿰미’로 본 것이다. 여기서는 통설을 따랐다. 부인(夫人)은 ‘저 사람’이다. 유중(有中)은 적중함이 있다는 말이다.
문화와 제도에는 바꿔야 할 것도 있지만 보존해야 할 것도 있다. 사회적 미덕은 일정 기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것을 갑자기 바꾼다면 우리 발밑을 허무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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