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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하권 - 101. 귀신이 지은 시 본문

문집/소화시평

소화시평 하권 - 101. 귀신이 지은 시

건방진방랑자 2021. 10. 3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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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귀신이 지은 시

 

 

麗朝時有一士人, 訪友飮酒, 日暮還家. 於途中醉卧, 忽聞吟詩一聲曰: “澗水潺湲山寂歷, 客愁迢遞月黃昏.” 驚起視之, 身臥山路, 傍有一古塚, 叢棘環之而已.

始知唐李賀詩所謂秋墳鬼唱鮑家詩, 恨血千年土中碧.’, 非虛語也.

且如鬼李顯郁詩曰: “風驅驚雁落平沙, 水態山光薄暮多. 欲使龍眠移畵裏, 其於漁艇笛聲何.”

朴嵂詩曰: “海棠秋墜花如雪, 城外人家門盡關. 茫茫丘壟獨歸去, 日暮路遠山復山.”

權韐所遇鬼詩樓臺花雨十三天, 磬歇香殘夜闃然. 窓外杜鵑啼有血, 曉山如夢月如烟.’

音韻高絕瀏幽, 自非人間語, 豈鬼神亦自愛其詩, 往往有警作, 則必借人傳世, 以暴其才歟!

 

 

 

 

 

 

해석

麗朝時有一士人, 訪友飮酒,

고려 때 한 선비가 있어 벗을 찾아가 술을 마시고

 

日暮還家.

해질녘에 집으로 돌아갔다.

 

於途中醉卧, 忽聞吟詩一聲曰: “澗水潺湲山寂歷, 客愁迢遞月黃昏.”

길에서 취해 누우니 갑자기 시를 읊조리는 한 소리가 들렸다.

 

澗水潺湲山寂歷 시냇물 졸졸 흐르고 산은 적막하니
客愁迢遞月黃昏 나그네 근심 까마득하고 달빛은 황혼이구나.

 

驚起視之, 身臥山路,

놀라 일어나 보니 몸은 산길에 누워 있고

 

傍有一古塚, 叢棘環之而已.

곁엔 한 옛 무덤이 있는데 가시떨기가 에워싸고 있을 뿐이었다.

 

始知唐李賀詩所謂秋墳鬼唱鮑家詩, 恨血千年土中碧.’,

처음으로 당나라 이하의 시에 말했던 아래와 같은 구절이하(李賀), 추래(秋來)/ 남조(南朝) ()의 시인 포조(鮑照)대호리행(大蒿里行)영원히 한스러운 나의 마음 가져가 돌아가 여우와 토끼의 먼지가 되리[齎我長恨意 歸爲狐兎塵]’라는 구절이 있는데 진실한 감정과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이 구절이 귀신도 감동시켜 읊조리게 한다고 함

 

秋墳鬼唱鮑家詩 가을 무덤 귀신이 포조의 시를 읊조리고
恨血千年土中碧 한스런 피 천년동안 흙 속에서도 푸르네.

 

非虛語也.

헛말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且如鬼李顯郁詩曰: “風驅驚雁落平沙, 水態山光薄暮多. 欲使龍眠移畵裏, 其於漁艇笛聲何.”

또 예를 들면 귀신 이현욱의 시는 다음과 같고

 

風驅驚雁落平沙 바람이 몰아부니 놀란 기러기는 평평한 모래사장에 내려앉고
水態山光薄暮多 물색과 산빛은 저물녘에 짙구나.
欲使龍眠移畵裏 이공린에게 그려보라 하더라도
其於漁艇笛聲何 물고기 배의 젓대소리는 어찌 표현하랴.

 

朴嵂詩曰: “海棠秋墜花如雪, 城外人家門盡關. 茫茫丘壟獨歸去, 日暮路遠山復山.”

귀신 박률의 시는 다음과 같으며

 

海棠秋墜花如雪 해당화 가을에 지니 꽃은 눈 같은데
城外人家門盡關 성 밖 인가의 문은 모두 닫혀 있네.
茫茫丘壟獨歸去 까마득한 언덕 홀로 돌아가려니
日暮路遠山復山 해는 지고 길은 먼데다 산 넘어 산이구나.

 

權韐所遇鬼詩樓臺花雨十三天, 磬歇香殘夜闃然. 窓外杜鵑啼有血, 曉山如夢月如烟.’

또 권겹이 만났던 귀신의 시는 다음과 같으니,

 

樓臺花雨十三天 누대에 꽃비 13일 동안 내리고
磬歇香殘夜闃然 경쇠소리 그치고 향이 사라지자 밤은 고요하네.
窓外杜鵑啼有血 창 밖 두견새 울음엔 피가 있고
曉山如夢月如烟 새벽 산은 꿈인 듯, 달은 안개인 듯.

 

音韻高絕瀏幽, 自非人間語,

소리와 운치가 고상하고 뛰어나며 맑고 그윽해 절로 인간의 말이 아니니,

 

豈鬼神亦自愛其詩, 往往有警作,

아마도 귀신이 또한 스스로 시를 아껴 이따금 놀랄 만한 작품이 있으면

 

則必借人傳世, 以暴其才歟!

반드시 사람에게 의지해 세상에 전하여 재주를 드러낸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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