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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시평 하권 - 102. 요절한 시인들 본문

문집/소화시평

소화시평 하권 - 102. 요절한 시인들

건방진방랑자 2021. 10. 3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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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 요절한 시인들

 

 

王弇州作文章九命, 其一曰短折, 仍擧古今賢人有文而無壽者四十七人, 余讀而悲之. 嗟夫! 天之生才也不數, 閱千百纔一二, 而有苗而不秀, 秀而不實者, 何哉? 余取我東有文而無壽者十二人, 各選一首而附之.

鄭碏, 北窓之弟, 有詩才, 未弱冠夭. 兒時到金襴窟, 作詩, 爲人所稱賞, 詩曰: ‘人言菩薩着金襴, 住在衝波石竇間. 爲訪眞身了不見, 水紋山氣自成斑.’

李榮極有詩才, 二十三而夭, 贈僧詩曰: ‘疎雲山口艸萋萋, 夜逐香烟渡水西. 醉後高歌答明月, 江花落盡子規啼.’

崔澱, 有才早夭, 號楊浦, 世稱仙才. 九歲時從栗谷自坡州返京, 馬上栗谷呼韻, 崔卽口對: ‘客行何太遲, 不畏溪橋暮. 靑山一片雲, 散作江天雨.’

車殷輅, 五山之兄, 時號奇童, 未冠而夭. 其父軾, 通判黃州時, 年十二, 賦詩送客曰: ‘幾宴寧賓館, 頻登廣遠樓. 一朝雲樹別, 山碧水空流.’

尹繼先, 世稱鬼才, 二十六而夭. 壬辰亂後過撻川戰場, 賦詩曰: ‘古場芳草幾回新, 無限香閨夢裏人. 風雨過來寒食節, 髑髏苔碧又殘春.’

權得仁, 花山人, 權石洲一時齊名, 纔踰七齡而夭. 有詩曰: ‘橫塘十丈藕, 採輯作衣裳. 零落隨流水, 江南昨夜霜.’

鄭起溟, 松江之子, 有才早夭, 自號華谷. 春閨詞: ‘東風吹入莫愁家, 簾幕徐開燕子斜. 睡起調琴香霧濕, 滿庭零落碧桃花.’

沈安世, 號默齋, 十四歲時已成才, 世稱奇才, 年甫十九而夭. 效崔國輔體詩曰: ‘秋雨下西池, 綠荷聲暗動. 蕭蕭半夜寒, 驚起鴛鴦夢.’

鄭星卿, 東溟之弟, 號玉壺子, 未弱冠而夭. 步虛詞: ‘河上仙翁藏室史, 靑牛紫氣滿關門. 一去流沙不知處, 人間只有五千言.’

趙奎祥, 玄洲之孫也, 有詩才, 早夭. 兒時詠鞍峴詩曰: ‘將軍躍馬踏天山, 揮却金鞭掃鐵關. 沙塞卽今無戰伐, 國門安掛伏波鞍.’

申儀華, 春沼之子, 號四雅堂, 才思艷麗, 工於詞賦. 嘗作雪賦, 膾炙人口, 二十六而夭. 雪後吟詩曰: ‘屋後林鴉凍不飛, 晩來瓊屑壓松扉. 應知昨夜山靈死, 多少靑峰盡白衣.’

李弘美, 龍洲趙絅外孫也, 能文章, 十七而夭. 其所著漢都頌, 傳播一世, 八歲時有指半月爲題, 仍呼韻, 弘美卽應聲曰: ‘半缺氷輪影不成, 衆星磊落暮光爭. 鏡分兩端雙飛去, 別有何天一片明.’

! 倘使此輩假之以年, 則其所成就, 何可量也? 而天旣生之, 旋奪其算, 使不得展其才. 鳴呼, 惜哉!

 

 

 

 

해석

王弇州作文章九命, 其一曰短折, 仍擧古今賢人有文而無壽者四十七人, 余讀而悲之.

왕엄주가 문장을 잘 짓는 이의 9가지 운명을 썼는데 그 하나가 요절로, 고금의 현인으로 문장을 잘 짓는 이 중 장수하지 못한 이 47명을 거론했고 나는 읽으며 슬픔에 잠겼다.

 

嗟夫! 天之生才也不數, 閱千百纔一二, 而有苗而不秀, 秀而不實者, 何哉?

! 하늘이 재주 있는 이를 낳을 적에 몇 사람 없어 100~1000명에 겨우 1~2명이 보이는데 싹 틔우고서 꽃 피우지 못한 이나 꽃 피우고서 열매 맺지 못한 이가 있는 건 왜인가?

 

余取我東有文而無壽者十二人, 各選一首而附之.

나는 우리나라에 문장을 잘 짓지만 요절한 12명을 선택해 각각 한 수를 가려서 붙여둔다.

 

鄭碏, 北窓之弟, 有詩才, 未弱冠夭.

정작(鄭碏)은 북창(北窓) 정렴(鄭磏)의 아우로 시적 재능이 있었지만 약관도 안 되어 요절했다.

 

兒時到金襴窟, 作詩, 爲人所稱賞, 詩曰: ‘人言菩薩着金襴, 住在衝波石竇間. 爲訪眞身了不見, 水紋山氣自成斑.’

아이일 때 금란굴(金襴窟)에 이르러 시를 지었는데 사람들이 칭찬을 했으니, 그 시는 다음과 같다.

 

人言菩薩着金襴 사람들이 말들하네. ‘보살이 금빛 가사 입고
住在衝波石竇間 파도 부딫치는 바위 동굴 사이에 산다네.’
爲訪眞身了不見 방문하여도 진짜 몸은 끝내 보이지 않고
水紋山氣自成斑 물 무늬와 산 기운만이 절로 얼룩을 이루네.

 

李榮極有詩才, 二十三而夭, 贈僧詩曰: ‘疎雲山口艸萋萋, 夜逐香烟渡水西. 醉後高歌答明月, 江花落盡子規啼.’

이영극(李榮極)은 시적 재능이 있었지만 23살에 요절했으니, 증승(贈僧)이란 시는 다음과 같다.

 

疎雲山口艸萋萋 산 입구엔 드문 구름, 풀은 우거져
夜逐香烟渡水西 밤에 향 연기 따라 물 서쪽으로 건너네.
醉後高歌答明月 취해 노래소리 높으니 밝은 달이 화답하고
江花落盡子規啼 강의 꽃 떨어져 소쩍새 우네.

 

崔澱, 有才早夭, 號楊浦, 世稱仙才.

최전(崔澱)은 재주가 있었지만 요절했으니 호는 양포(楊浦)로 세상에선 신선의 재능이라 일컬어진다.

 

九歲時從栗谷自坡州返京, 馬上栗谷呼韻, 崔卽口對: ‘客行何太遲, 不畏溪橋暮. 靑山一片雲, 散作江天雨.’

9살 때 율곡을 따라 파주로부터 서울로 돌아오는데 말 위의 율곡이 운을 불렀고 최전은 곧바로 입에 나오는 대로 읊었으니 다음과 같다.

 

客行何太遲 不畏溪橋暮 나그네 걸음 어찌 매우 느린 걸까? 시냇가 다리에서 날 저물어도 두렵지 않아서라네.
靑山一片雲 散作江天雨 푸른 산의 한 조각 구름이 흩어져 강엔 비 내리지.

 

車殷輅, 五山之兄, 時號奇童, 未冠而夭.

차은로(車殷輅)는 오산의 형으로 당시 기이한 아이라 불렸지만 약관도 안 되어 요절했다.

 

其父軾, 通判黃州時, 年十二, 賦詩送客曰: ‘幾宴寧賓館, 頻登廣遠樓. 一朝雲樹別, 山碧水空流.’

아버지인 차식(車軾)이 황주에서 통판이었을 적에 나이 12살이었는데 시를 지어 손님을 전송했으니, 그 시는 다음과 같다.

 

幾宴寧賓館 頻登廣遠樓 영빈관에서 몇 번 잔치했던가? 자주 광원루에 올랐지.
一朝雲樹別 山碧水空流 하루 아침에 구름과 나무처럼 헤어지니 산은 푸르고 물은 부질없이 흐르네.

 

尹繼先, 世稱鬼才, 二十六而夭.

윤계선은 세상에 귀신같은 재주라 칭송되었지만 26살에 요절했다.

 

壬辰亂後過撻川戰場, 賦詩曰: ‘古場芳草幾回新, 無限香閨夢裏人. 風雨過來寒食節, 髑髏苔碧又殘春.’

임진왜란 후에 충주 달천(撻川)의 싸움터를 지나며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古場芳草幾回新 옛 전장의 풀 몇 번이나 새로 피었던가?
無限香閨夢裏人 무한한 규방의 꿈 속 사람이여.
風雨過來寒食節 바람과 비가 한식날 지나가고
髑髏苔碧又殘春 해골엔 이끼 끼고 또한 봄은 스러져 가네.

 

權得仁, 花山人, 權石洲一時齊名, 纔踰七齡而夭.

권득인은 안동 화산(花山)사람으로 권석주와 일시에 명성을 나란히 했지만 겨우 7살을 지나고서 요절했다.

 

有詩曰: ‘橫塘十丈藕, 採輯作衣裳. 零落隨流水, 江南昨夜霜.’

그 사람의 시는 다음과 같다.

 

橫塘十丈藕 採輯作衣裳 횡당횡당(橫塘): 남경(南京)의 서남쪽 강구(江口)의 둑[] 이름.10 길이의 연을 캐어 옷 지으려 했는데
零落隨流水 江南昨夜霜 떨어져 흐르는 물 따라가니 어젯밤 강남에 서리 내렸겠지.

 

鄭起溟, 松江之子, 有才早夭, 自號華谷.

정기명(鄭起溟)은 송강의 아들로 재주가 있었지만 요절했으니, 자호를 화곡(華谷)이라 했다.

 

春閨詞: ‘東風吹入莫愁家, 簾幕徐開燕子斜. 睡起調琴香霧濕, 滿庭零落碧桃花.’

춘규사(春閨詞)시는 다음과 같다.

 

東風吹入莫愁家 봄바람이 불어 막수막수(莫愁): 나부는 상고 때 중국 한단(邯鄲)에 살았다는 전설상의 미녀로 아쟁(牙箏)을 잘 탔다. 하루는 그의 남편 왕인(王仁)이 주인으로 모시는 조왕(趙王)이 그녀가 뽕밭에서 뽕을 따고 있는 모습을 보고 탐욕이 생겨 부하를 보내 그녀의 신분을 물어보고 겁탈하려 하자, 맥상상(陌上桑)이란 제목의 노래를 지어 불러 그의 청을 거절하였다 한다.의 집에 들어오니
簾幕徐開燕子斜 주렴이 천천히 열리며 제바 비껴 나네.
睡起調琴香霧濕 자다 일어나 비파 타고 향내 적셔 있고
滿庭零落碧桃花 뜰엔 가득 푸른 복사꽃 져 있네.

 

沈安世, 號默齋, 十四歲時已成才, 世稱奇才, 年甫十九而夭.

심안세(沈安世) 호는 묵재(默齋)14살에 이미 시재를 이루어 세상에서 기이한 재주라 일컬어졌지만 나이가 막 19살이었는데 요절했다.

 

效崔國輔體詩曰: ‘秋雨下西池, 綠荷聲暗動. 蕭蕭半夜寒, 驚起鴛鴦夢.’

효최국보체(效崔國輔體)이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秋雨下西池 綠荷聲暗動 가을비가 서쪽 연못에 내려 푸른 연꽃 소리가 은근히 울리네.
蕭蕭半夜寒 驚起鴛鴦夢 쓸쓸한 차가운 한밤이 원앙의 꿈을 놀라 일으키네.

 

鄭星卿, 東溟之弟, 號玉壺子, 未弱冠而夭.

정성경(鄭星卿)은 동명(東溟)의 동생으로 호는 옥호자(玉壺子)였는데 약관이 안 되어 요절했다.

 

步虛詞: ‘河上仙翁藏室史, 靑牛紫氣滿關門. 一去流沙不知處, 人間只有五千言.’

보허사(步虛詞)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河上仙翁藏室史 황하 가의 신선 늙은이는 도서관 맡았으니
靑牛紫氣滿關門 푸른 소의 자줏빛 기운이 함곡관 문에 가득하네.
一去流沙不知處 한 번 흐르는 모래처럼 떠나 있는 곳 모르지만
人間只有五千言 인간세상엔 다만 오천언만 있다네.

 

趙奎祥, 玄洲之孫也, 有詩才, 早夭.

조규상(趙奎祥)은 현주(玄洲) 조찬한(趙纘韓)의 손자로 시재가 있었지만 요절했다.

 

兒時詠鞍峴詩曰: ‘將軍躍馬踏天山, 揮却金鞭掃鐵關. 沙塞卽今無戰伐, 國門安掛伏波鞍.’

아이일 때 영안현(詠鞍峴)을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將軍躍馬踏天山 장군이 말을 타고 천산을 달려
揮却金鞭掃鐵關 금빛 채찍 휘두르며 철령[鐵關]을 쓸어가네.
沙塞卽今無戰伐 모래벌 변방엔 곧 이제 전쟁이 없어
國門安掛伏波鞍 성문엔 편안히 복파 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의 안장이 걸려있네.

 

申儀華, 春沼之子, 號四雅堂, 才思艷麗, 工於詞賦.

신의화는 춘소(春沼) 신최(申最)의 아들로 호는 사아당(四雅堂)인데 재주와 생각이 요염하고 고와 사부(詞賦)에 기교로웠다.

 

嘗作雪賦, 膾炙人口, 二十六而夭.

일찍이 설부(雪賦)를 지었는데 사람들에게 회자되었고 26살에 요절했다.

 

雪後吟詩曰: ‘屋後林鴉凍不飛, 晩來瓊屑壓松扉. 應知昨夜山靈死, 多少靑峰盡白衣.’

설후음(雪後吟)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屋後林鴉凍不飛 집 뒤 숲 까마귀 얼어 날지 않아
晩來瓊屑壓松扉 저물녘 옥빛 가루가 소나무 사립문을 누르네.
應知昨夜山靈死 응당 알겠으니 지난 밤 산신령이 죽어서
多少靑峰盡白衣 얼마간의 푸른 봉우리가 다 흰 옷인가 보다.

 

李弘美, 龍洲趙絅外孫也, 能文章, 十七而夭.

이홍미는 용주 조경(趙絅)의 외순자로 문장을 잘 지었지만 17살에 요절했다.

 

其所著漢都頌, 傳播一世, 八歲時有指半月爲題, 仍呼韻, 弘美卽應聲曰: ‘半缺氷輪影不成, 衆星磊落暮光爭. 鏡分兩端雙飛去, 別有何天一片明.’

그가 지은 한도송(漢都頌)이 한 세대에 전해졌고 8살 때 반달을 가리키며 주제로 삼고 운자를 부르자 이홍미는 곧바로 소리 나오는 데로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半缺氷輪影不成 반쯤 이그러진 찬 달의 그림자는 이루어지지 않아
衆星磊落暮光爭 뭇 별이 많아서[磊落] 저녁 빛과 다투네.
鏡分兩端雙飛去 거울 나누어져 두 쪽이 되었다가 두 쪽 다 날아갔으니
別有何天一片明 별도로 어느 하늘에서 한 조각 밝아지려나?

 

! 倘使此輩假之以年, 則其所成就, 何可量也?

! 만약 이들에게 수명을 늘려줬다면 성취한 것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而天旣生之, 旋奪其算, 使不得展其才. 鳴呼, 惜哉!

그러나 하늘이 이미 낳게 하고서 목숨을 멋대로 빼앗아 그 재주를 펼 수 없게 했다. ! 서글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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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작가 / 서설

한시사 / 한시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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