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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목차 1. 건빵이 교컴 겨울 수련회에 참석한 까닭? 대화에도 맛이 있다 전주에서 교컴 수련회가 한다는 소식을 들은 후의 반응은? 외로운 사람이여, 그대 통하였느냐 2. 교컴 겨울연수에 대한 기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길을 나서다 교컴도 몰라요, 교실밖교사커뮤니티도 몰라 강의를 맛볼 준비가 되셨나요? 3. 세월호 사건과 인성교육 앎의 유쾌한 여정을 선사해주다 세월호 사건은 인성의 결여 때문에 발생한 것인가? 4. 인성교육이란 이름의 폭력 교육만능주의에 기댄 인성교육 교육은 장기적인 안목을 요하지만, 즉각적인 해결책만을 제시하려 한다 한껏 무르익어가는 분위기 5. 인성교육의 뿌리는 반공교육이다 인성교육은 어떻게 등장했나? 인성교육의 뿌리는 반공교육이다 6. 학교가 사라지면 생길 일들 ‘마을이 학교다’라는 ..
18. 교학상장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던 교컴수련회 이로써 1박 2일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냉철한 이성적인 얘기부터 가슴 뭉클한 삶의 얘기까지, 수많은 말들과 감정들이 나를 훑고 지나갔다.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느낌은 ‘너를 만나 혼란에 빠졌다’는 느낌이었다. 완고한 상은 바르르 무너져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완벽하게 자취를 감춰, 볼품없는 알맹이만 남는다. 자의식을 버리고 해방감을 맛보다 그런데 그 순간에 묘한 감정이 들었다. 벌거벗겨졌기에 창피한 감정이 먼저 들만도 한데, 해방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건 여태껏 여러 가지 관념으로 꽁꽁 감싸며 내 자신의 모습을 내보이지 못한 것에 대한 반감 같은 거였다. 해방감, 난 무엇에 억눌려 있었..
17. 교육에 대한 고민들: 강상희쌤, 최성욱쌤편 ‘교육을 바꾸는 15분’이란 강연은 강의를 준비하느라 부담 갖지 말고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교육을 하며 살아왔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됐을 것이다. 그래서 15분이란 짧은 시간을 설정해놨던 거겠지. 그때 불현듯 ‘만약 내가 저 자리에 선다면 15분 동안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단재학교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며 느꼈던 얘기를 담소 나누듯 풀어냈을 거 같았다. 그게 어떻게 시민성과 관련되어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지만, 여행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아이들을 새롭게 보게 된 것이기에 나눌 만한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아마도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면, 자전거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다. ..
16. 교육에 대한 고민들: 섬쌤, 동글이쌤, 오동선쌤편 첫 번째 강연자는 섬쌤이다. 섬쌤은 만날 때마다 ‘교육의 문제는 교육으로만 접근해선 풀 수 없다’는 말을 했었다. 사회는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만들어지고, 인간도 여러 감정과 관계가 착종되어 형성된다. 그렇기에 사회 속의 인간이 만들어가는 교육은 다양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아직 선생님들이 모두 모이지 않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72일간 북유럽 4개국을 돌아보고 난 소감 섬쌤은 북유럽에 여행을 갔던 이유를 설명하며 “교육은 사회 속에서 존재하고, 문화와 함께 있다”는 말로 시작했는데, 그건 위에서 쭉 얘기했던 의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여러 교육매체에서 북유럽을 교육의 이상향인양 ..
15. 전주한옥마을이 던진 메시지 9시부터 이튿날 강의가 시작된다. 새벽 2시가 넘어서 잤지만, 7시 30분에 일어나니 그렇게 몸이 무겁진 않았다.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강의였다면 몸도 무겁고 마음도 심란했을 텐데, 참석하고 싶어 참석하는 강의이니만치 몸이 먼저 그걸 아는 듯했다. 아침밥을 챙겨먹고 모든 준비를 마치니 어느덧 8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시간의 여유가 있었지만, 그래도 서둘러 집에서 나왔다. ▲ 남천교에서 찍은 전주천의 아침 풍경. 이렇게 이른 아침에 여길 거닐다니, 참 재밌다. 관광지가 아닌 삶의 공간 집에서 한옥마을까지는 걸어서 20분 거리다. 지금은 벽화마을로 유명한 ‘자만마을’이란 곳이 있다.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이 그곳에 있었는데, 모든 산동네들이 그렇듯 서민들의 터전이었다..
14. 다양한 교육적 고민들이 어우러졌던 교컴 뒷풀이 남부시장의 야시장을 보기 위해 다시 한옥마을 거리를 걷는다. 어느덧 어둠은 짙게 내려 그 많던 인파들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난 이런 고즈넉함을 사랑한다. 조명 빛으로 물든 화려한 무대도 좋지만, 그보다 텅 빈 무대의 스산한 외로움이야말로 나 자신을 위한 순간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남부시장에 가니, 이미 야시장은 끝났다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막걸리집에 올라가 모임의 꽃인 뒤풀이를 할 수 있었다. ▲ 막걸리집 치고 이렇게 안주가 부실할 수가 없다. 하지만 여기서 나눈 얘긴 밀도 높은 얘기였다. 어떤 평가를 할 것인가? 교컴쌤들은 일자로 놓인 테이블에 옹기종기 앉았지만, 거기에 모두 다 앉을 수 없어서 우리 8명만 다른 자리에 앉..
13. 너무도 이론적이어서 아쉬웠던 교컴 토론회 소개를 모두 끝나고 나니 9시가 넘었다. 깊이 있게 토론을 하기엔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 그럴 수는 없었다. 토론시간은 함영기쌤이 진행하셨는데, 한 번에 여러 주제를 던져주고 그 주제 중 자신이 말하고 싶은 주제를 정해 1분 동안 자유롭게 발언을 하면 됐다. ▲ 토론을 하기 위해 책상 배열을 바꾸고 있다. 주제를 듣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다 이 때 던져준 주제는 ‘시민성과 국민성은 어떻게 다른가?’, ‘교사의 인권과 학생의 인권이 충돌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 자체는 관료적 체제인데, 교실에선 민주적인 문화를 꽃피우려 한다. 이걸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시민성 교육을 하려 할 때 교사의 역할은? 시민성교육이 잘 되었을 땐 어떤 결과가 나..
12. 저녁식사와 자기소개 시간 한참 강의를 듣다보니, 허기가 밀려온다. 간식도 넉넉히 준비되어 있고 커피도 맘껏 마실 수 있지만, 무엇보다 때가 되면 곡기를 채워야 ‘호랑이 기운’이 샘솟는다. 6시가 넘어 은진쌤의 강의는 끝났다. 그때 밥을 먹으러 가기 위해 문화관을 나오니, 전주천변엔 노을이 지고 어둠이 찾아오고 있었다. 바로 앞엔 보가 있는데 2011년 추석 때 친구와 맥주를 한 캔씩 따며 미래에 대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던 곳이다. 그 장소를 지금은 교컴쌤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으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 대낮에 들어왔는데, 어느덧 해는 기울어가고 있다. 저렴하면서 맛있는 저녁 식사 시간 전주를 잘 모르는 사람이 계획을 짰다면, 한옥마을 근처로 식당을 잡았을 것이다. 그러면 밀리는 인파에..
11. 인성교육이 아닌 인권교육으로 은진쌤은 새 학기가 시작될 때 “나는 여러분들을 힘으로 통제하거나 억누르려고 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언을 한다고 한다. 그 선언을 외치며 아이들과 함께 하나하나 규칙을 만들어간다고 한다. 그 규칙엔 당연히 자신들이 누려야 할 권리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 지켜야 할 의무가 포함되어 있단다. ▲ 선언을 함으로 만인에게 나의 생각을 널리 알린다. 그리고 생각을 덧붙인다. 학생들에게 선언함으로 나를 다잡다 이 말을 하던 도중 은진쌤은 “선언을 말로 하지 않으면 내가 ‘좋은 사람’인 것처럼 아이들에게 비춰집니다. 그러니 아이들은 수동적인 상태로 남아 그 교사와 함께 하는 동안에만 권리를 주장하고 지키려 하고 그 외엔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거죠. 그러지 않도록 저는 ..
9. 이은진쌤의 인권교육을 기대하며 권재원쌤의 강의는 여러 학문으로 접근하여 파헤쳐 봄으로 ‘인성교육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교육부가 추진하려는 인성교육이 얼마나 비교육적이며, 얼마나 폭력적인 관점에서 출발했는지 아십니까?’라고 문제제기를 우리에게 던져줬다. 그런 흐름을 이은 이은진쌤의 강의는 ‘인성교육의 밑바탕은 인권’이란 사실을 천명함과 동시에 그게 현장에선 어떻게 적용되는지 실제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현장에선 어떤 인성교육을 해야 할까요? 그건 바로 인권교육입니다’라고 방법을 제시해줬다. ▲ 권재원 쌤 강의에 이어 강의를 하니 더욱 부담이 될 것이다. 은진쌤과 첫 만남의 기억 이은진쌤은 작년 여름에 섬쌤이 주도한 모임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초등학교쌤들, 대안학교..
2. 교컴 겨울연수에 대한 기대 준규쌤과의 광화문에서 맛난 만남이 끝나고 어느덧 시간이 하루 이틀이 지나 수련회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당연히 갈 생각이었지만, 정식으로 등록한 것은 아니기에 ‘정말 가도 되는 걸까?’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 전주에 내려 한옥마을을 걸어서 지나간다. 이젠 한복을 입고 여기저기 누비는 사람들을 보는 게 어색하지 않다.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길을 나서다 그래서 모임 당일 아침에 준규쌤께 “오늘 전주에서 하는 교컴연수 갈까 하는데 가도 되나요?”라고 확인 차 문자를 보냈고, 준규쌤은 “물론~ 오세요. 저는 군산공항에 2시 도착. 전주로 이동하면 3시 좀 넘겠네요”라고 답문이 왔다. ‘물론’이란 말에 안도했지만, 문자를 끝까지 읽고선 막막함에 한숨이 절로..
1. 건빵이 교컴 겨울 수련회에 참석한 까닭? 겨울이 끝자락에 걸려 서서히 봄이 다가온다는 사실이 체감으로 느껴지던 2월 20일에, 고향 전주에 다시 내려간다. 이미 2월 둘째 주에 설날이 있어서 전주에 다녀왔으니, 겨우 10일 만에 다시 가는 셈이다. 이건 나에게 있어선 아주 서프라이즈하고, 언빌리버블한 일이다. ▲ 유독 올 겨울엔 한파가 많이 찾아왔고, 남부지방엔 폭설이 내렸다. 설 다음 날 전주에 폭설이 오던 날에. 대화에도 맛이 있다 서울에 둥지를 틀었고 친구들도 거의 대부분이 서울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집 안 행사가 있을 때나 전주에 갈 뿐, 웬만하면 내려가진 않게 되었다. 그런데도 이 날은 내려간 것이니, 당연히 그곳에 ‘숨겨 놓은 애인’이 있거나, ‘황금 두꺼비’가 있거나 하다고 생각할 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