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 나루에서
양화도(楊花渡)
&
배로 양화를 건너 저녁에 돌아오며 석계의 운에 차운하며
주하양화도 석귀차계운운(舟下楊花渡 夕歸次季雲韻)
신용개(申用漑)
水國秋高木葉飛 沙寒鷗鷺淨毛衣
西風日落吹遊艇 醉後江山滿載歸 『二樂亭集』 卷之六
해석
水國秋高木葉飛 수국추고목엽비 | 물나라 가을 깊어 나뭇잎 흩날리고, |
沙寒鷗鷺淨毛衣 사한구로정모의 | 모래 추워 기러기와 해오라기는 깃털을 고르는데, |
西風日落吹遊艇 서풍일락취유정 | 해가 지니 가을바람이 놀잇배를 불어줘서 |
醉後江山滿載歸 취후강산만재귀 | 취한 뒤라 강산을 한 가득 싣고 돌아오는구나. 『二樂亭集』 卷之六 |
해설
이 시도 사가독서(賜暇讀書)할 때 양화에 배를 띄우고 저녁에 돌아오면서 계운의 시에 차운한 것으로, 가을날의 저녁 풍경을 노래하고 있다.
한강에 가을이 깊어 나뭇잎이 떨어져 날리고 있고, 가을 저녁이라 차가워진 모래 위에는 갈매기와 해오라기가 깃털을 고르고 있다. 가을바람이 해질녘에 놀이하던 배에 불어와 돌아갈 때를 알리니, 배에서 술에 취한 시인은 강산을 가득 배에 싣고서 돌아간다.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 권상 59번에서 이 시에 대해, “보한재 신숙주(申叔舟)ㆍ이락당 신용개ㆍ기재 신광한 조손 세 사람은 모두 문장에 뛰어나 대제학을 지냈으니, 위대한 일이다. …… 이요정의 「양화도」는 ……하니, 이런 작품들이 어찌 당나라 사람에게 양보하겠는가[保閒齋申叔舟·二樂堂用漑·企齋光漢祖孫三人, 皆以文章典文衡, 偉哉! …… 二樂亭楊花渡詩 …… 諸詩何讓唐人].”라 평하고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162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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