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서랑의 제군들에게 시를 써주다
기중서제군시(寄中書諸君詩)
신숙주(申叔舟)
豆滿春江繞塞山 客來歸夢五雲間
中書醉後應無事 明月梨花不怕寒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豆滿春江繞塞山 두만춘강요새산 | 두만강은 봄이 되어 변방의 산을 휘둘렀는데, |
客來歸夢五雲間 객래귀몽오운간 | 나그네의 돌아갈 꿈, 오색구름【오운(五雲): 오색구름을 말하니, 바로 임금 주변을 뜻한다.】 사이에 있네. |
中書醉後應無事 중서취후응무사 | 중서랑 취한 후에 응당 일 없겠지, |
明月梨花不怕寒 명월리화불파한 | 달 밝은 날 배꽃 보느라 추위 마다 않고 있으리. 『東文選』 卷之二十二 |
해설
이 시는 함경도에 노닐다가 중서(中書)의 여러 사람들에게 보낸 시이다.
이 시에 대해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 권상 59번에서, “보한재 신숙주(申叔舟)ㆍ이락당 신용개ㆍ기재 신광한 조손 세 사람은 모두 문장에 뛰어나 대제학을 지냈으니, 위대한 일이다. 보한재가 일찍이 함경도를 노닐다가 중서 여러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시를 부쳤다. …… 위에 든 여러 시는 당시(唐詩)에 양보할 것이 없다[保閒齋申叔舟·二樂堂用漑·企齋光漢祖孫三人, 皆以文章典文衡, 偉哉! 保閒嘗北遊, 寄中書諸君詩曰 …… 諸詩何讓唐人].”라는 평을 남기고 있다.
정조(正祖)는 『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보한재 신숙주(申叔舟)와 같은 경우는 논설도 잘하고 행동도 잘하였다고 할 만하다. 널리 섭렵한 재주로 국가를 경영하고 백성을 구제하는 문장을 지어 내어 깊은 운용과 막힘없는 조치로 우리 성조(聖祖)를 도와서 다스리는 도구를 마련하였기 때문에 그 문장이 넓으면서도 잡되지 않고 분석적이면서도 정직하여 한 시대의 법도가 환하게 갖추어 전해지게 하였으니, 평생토록 쩔쩔매면서 쓸데없는 데 마음을 쓰는 문필가들과는 다르다. 세상의 고사(故事)에 관심을 가진 자들은 읽어 보지 않으면 안 된다[若保閒齋, 可謂能說能做也. 以其彌綸之才, 發爲經濟之文, 淵乎其運用, 沛乎其注措, 翼我聖祖, 畢張治具, 是故其文博而不雜, 辨而不詭, 一代典章, 賁然可述, 非若操觚家終歲矻矻, 卒用心於無用之地也. 世之留意掌故者, 不可不讀.].”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48~49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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