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진정한 사랑과 진정한 충성에 대해
子曰: “愛之, 能勿勞乎? 忠焉, 能勿誨乎?”
蘇氏曰: “愛而勿勞, 禽犢之愛也; 忠而勿誨, 婦寺之忠也. 愛而知勞之, 則其爲愛也深矣; 忠而知誨之, 則其爲忠也大矣.”
해석
子曰: “愛之, 能勿勞乎? 忠焉, 能勿誨乎?”
공자께서 “사랑하는데 수고하지 않겠는가? 충성하는데 가르쳐주지 않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蘇氏曰: “愛而勿勞, 禽犢之愛也;
소식(蘇軾)이 말했다. “사랑하는데 수고하지 않는 것은 짐승들의 사랑이다.
忠而勿誨, 婦寺之忠也.
충성하는데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은 아내와 내시의 충성이다.
愛而知勞之, 則其爲愛也深矣;
사랑하면서 그에게 수고롭게 할 줄 안다면 그 사랑됨이 깊은 것이고,
忠而知誨之, 則其爲忠也大矣.”
충성하면서 그를 가르칠 줄 안다면 그 충성됨은 큰 것이다.
○ 북송의 소식(蘇軾)은 ‘사랑하기만 하고 수고롭게 하지 않는다면 금수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으로 생각한다면서 가르쳐 인도하지 않는다면 군주 가까이의 부인이나 환관이 충심을 보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랑하여 그를 수고롭게 만들 줄 안다면 그 사랑은 깊다. 진정으로 생각하면서 그를 깨우쳐줄 줄 안다면 그 충심은 크다[愛而勿勞, 禽犢之愛也; 忠而勿誨, 婦寺之忠也. 愛而知勞之, 則其爲愛也深矣; 忠而知誨之, 則其爲忠也大矣].’고 했다. 이 논리는 ‘논어’ ‘헌문(憲問)’에서 공자가 한 위의 말씀에 근거를 두었다.
능물로호(能勿勞乎)는 수고롭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는 뜻의 반어(反語)이다. 노(勞)를 위로하다의 뜻으로 보기도 하지만 따르지 않는다. 충언(忠焉)은 앞의 애지(愛之)와 대구(對句)다. 능물회호(能勿誨乎)는 깨우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는 뜻으로, 역시 반어(反語)다. 회(誨)는 교회(敎誨)이다.
‘서경’의 ‘무일(無逸, 게으름을 부리지 않음)’편은 주공(周公)이 조카이자 군주인 성왕(成王)에게 안일(安逸)에 빠지지 말라고 경계한 내용이다. “군자는 무일(無逸)을 처소로 삼아야 한다. 먼저 농사짓는 노동의 어려움을 알고 그 다음에 편안함을 취해야 비로소 백성들의 고통을 알게 된다. 그런데 오늘날의 사람들을 보면 부모는 힘써 일하고 농사짓건만 그 자식들은 농사의 어려움을 알지 못하고는 편안함만 취하고 함부로 지껄이며 방탕하고 무례하다[君子所其無逸. 先知稼穡之艱難, 乃逸, 則知小人之依. 相小人, 厥父母勤勞稼穡, 厥子乃不知稼穡之艱難, 乃逸, 乃諺, 旣誕].” 조선 후기의 최한기(崔漢綺)는 제왕(帝王)에게 외천(畏天), 애민(愛民), 수신(修身), 강학(講學), 임현(任賢), 납간(納諫), 박렴(薄斂), 생형(省刑), 거사(去奢), 무일(無逸)의 열 가지를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무일(無逸)이 그 속에 들어 있다.
최근 많은 청소년이 참 노동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듯하다. 그들을 사랑한다면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권유해서 수고롭게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깨우쳐주지 않으면 안 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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