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군자의 말과 행실
子曰: “君子恥其言而過其行.”
行, 去聲.
○ 恥者, 不敢盡之意. 過者, 欲有餘之辭.
○ 君子之人, 顧言愼行. 若空出言, 而不能行遍, 是言過其行也. 君子恥心, 小人則否.
해석
子曰: “君子恥其言而過其行.”
공자께서 “군자는 말을 부끄러워하여 삼가고 행실을 말보다 지나치게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行, 去聲.
○ 恥者, 不敢盡之意.
치(恥)는 감히 다하지 않는 뜻이다.
過者, 欲有餘之辭.
과(過)는 남음이 있고자 한다는 말이다.
○ 君子之人, 顧言愼行.
(황소가 말했다) 군자인 사람은 말을 돌아보고 행실을 삼간다.
若空出言, 而不能行遍,
만약 부질없는 말이 나오면 두루 행할 수 없으니,
是言過其行也.
이것이 말이 행실을 지나치는 것이다.
君子恥心, 小人則否.
그래서 군자는 그런 마음을 부끄러워하지만 소인은 아니다.
○ ‘논어’ ‘헌문(憲問)’편의 이 장에서 공자가 한 말은 두 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 ‘중용’에 부족하기 쉬운 것인 행실은 감히 힘쓰지 않을 수 없고 넉넉하기 쉬운 것인 말은 감히 다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주자는 치기언(恥其言)과 과기행(過其行)을 분리해서, 치(恥)란 감히 다하지 못한다는 뜻, 과(過)란 넉넉하게 하고자 한다는 뜻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이(而)가 지(之)로 되어 있는 텍스트가 있다. 그렇다면 공자의 말은 ‘군자는 말이 행동보다 지나침을 부끄러워한다’로 풀이할 수 있다. ‘잠부론(潛夫論)’에도 “공자는 말이 행동보다 지나친 것을 미워했다”고 했다. ‘예기(禮記)’에는 “군자는 말만 있고 덕이 없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덕이 있어도 행실이 없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고 했다. 모두 ‘이인(里仁)’편에서 공자가 ‘옛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내지 않은 것은 실천이 말에 미치지 못함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古者言之不出, 恥躬之不逮也].’라고 한 뜻과 통한다.
‘장자’에 보면, 자공(子貢)이 원헌(原憲)을 만나본 후 자기 말이 행동보다 지나침을 부끄러워했다는 고사가 있다. 원헌은 집을 생풀로 덮고 쑥대 문을 내고 살며 비가 새어 습기가 차는데도 개의치 않고 꼿꼿이 앉아 현악기를 타고는 했다. 자공이 큰 말을 타고 찾아가자 원헌은 명아주 지팡이를 짚고 수척한 모습으로 맞았다. 자공이 “어찌 이리도 병이 드셨소[嘻! 先生何病]”라고 하자 원헌은 “내가 들으니, 재물이 없는 것을 가난이라 하고 배우고도 행하지 못하는 것을 병이라 한다 합디다. 나는 가난할 뿐이지, 병이 든 것은 아니오[憲聞之, 無財謂之貧, 學而不能行謂之病. 今憲貧也, 非病也].”라고 했다. 자공은 몹시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공자는 언행일치(言行一致)와 무실역행(務實力行)을 강조했다. 우리도 늘 말이 행동보다 지나치지 않는가, 맹성(猛省)해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고주 | 신주 |
군자는 말이 행실을 지나치는 것을 부끄러워 한다. | 군자는 말을 감히 다하지 않고 행실은 여유롭게 남겨둔다.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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