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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 김굉필이 필재 김종직 선생에게 올린 시를 차운하다
차김대유상필재선생운(次金大猷上畢齋先生韻)④
김일손(金馹孫)
空山花落月如氷 蜀魄聲中哭未能
自是無心人世事 帝鄕何處白雲乘
해석
空山花落月如氷 공산화락월여빙 |
빈 산에 꽃 지고 달은 얼음 같지만 |
蜀魄聲中哭未能 촉백성중곡미능 |
소쩍새 소리 속엔 통곡할 수 없네. |
自是無心人世事 자시무심인세사 |
이로부터 인간사에 무심해져 |
帝鄕何處白雲乘 제향하처백운승 |
상제가 사는 곳 어딘가? 흰 구름 타고 가리. |
해설
이 시는 김굉필이 필재 선생에게 올린 시에 차운한 시이다.
텅 빈 산에 꽃이 지고 달도 얼음처럼 차가운데, 두견새 울음소리를 듣고도 통곡할 수 없다(두견새 울음은 원통하게 죽은 端宗의 울음이요, 이 울음소리를 듣고도 통곡할 수 없다는 것은 당시의 허탈한 상실감을 의미함). 이로부터 세상사에 뜻이 없어져 현실을 등지고, 흰 구름을 타고 제향으로 가고 싶다(흰 구름을 타고 제향으로 간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통곡조차 할 수 없는 시대 상황이라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의미).
『해동잡록』에 그의 생평(生平)이 아래와 같이 간략히 실려 있다.
“본관은 해동(金海)이며 자는 계운(季雲)이요, 호는 탁영자(濯纓子)인데 수로왕(首露王)의 후예다. 점필재(佔畢齋)의 문하에서 수업하였으며, 성종(成宗) 병오년에 사마시에 장원급제하고 같은 해 갑과(甲科)에 올라, 문장과 기절(氣節)로써 세상에 이름이 높았다. 연산 때 무오사화가 일어나자 권경유(權景裕)ㆍ권오복(權五福)과 함께 죽었다. 세상에 간행된 문집이 있다[金海人, 字季雲, 號濯纓子, 首露王之裔. 受業於佔畢齋門下, 我成廟丙午, 中司馬壯元, 登同年甲科, 以文章氣節名世. 燕山戊午史禍起, 與權景裕權五福同死, 有集行于世].”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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