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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 격황소서(檄黃巢書)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최치원 - 격황소서(檄黃巢書)

건방진방랑자 2020. 7. 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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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에게 지어 보낸 격문

격황소서(檄黃巢書)

() 나라 말기에 반란을 일으켜 도성을 황소가 점거하자, 도통사로 고병이 출진했고 그의 종사관이었던 최치원은 그를 대신하여 격문(檄文)을 짓게 되었다.

 

최치원(崔致遠)

 

 

시기를 잘 판단하라

廣明二年七月八日, 諸道都統檢校太尉某, 黃巢.

夫守正修常曰: ‘’, 臨危制變曰: ‘’, 智者成之於順時, 愚者敗之於逆理. 然則雖百年繫命, 生死難期, 而萬事主心, 是非可辨.

 

나의 정벌 명분

今我以王師則有征無戰, 軍政則先惠後誅. 將期剋復上京, 固且敷陳大信, 敬承嘉諭, 用戢奸謀.

且汝素是遐甿, 驟爲勍敵, 偶因乘勢, 輒敢亂常. 遂乃包藏禍心, 竊弄神器, 侵凌城闕, 穢黷宮闈, 旣當罪極滔天, 必見敗深塗地.

! 唐虞已降, 苗扈弗賓, 無良無賴之徒, 不義不忠之輩, 爾曹所作, 何代而無. 遠則有劉曜王敦覬覦晉室, 近則有祿山朱泚吠噪皇家. 彼皆或手握強兵, 或身居重任. 叱吒則雷奔電走, 喧呼則霧塞煙橫.

然猶暫逞奸圖, 終殲醜類. 日輪闊輾, 豈縱妖氛, 天綱高懸, 必除兇族.

 

너를 죽이러 온 세상이 도모하고 있다

況汝出自閭閻之末, 起於隴畝之間, 以焚劫爲良謀, 以殺傷爲急務, 有大愆可以擢髮, 無小善可以贖身, 不唯天下之人皆思顯戮, 抑亦地中之鬼已議陰誅. 縱饒假氣遊魂, 早合亡神奪魄, 凡爲人事, 莫若自知. 吾不妄言. 汝須審聽,

 

은혜를 원수로 돌려준 죄

比者我國家德深含垢, 恩重棄瑕, 授爾節旄, 寄爾方鎭, 爾猶自懷鴆毒, 不斂梟聲. 動則齧人, 行唯吠主, 乃至身負玄化, 兵纏紫微, 公侯則犇竄危途, 警蹕則巡遊遠地. 不能早歸德義, 但養頑兇. 斯則聖上於汝有赦罪之恩, 汝則於國有辜恩之罪. 必當死亡無日, 何不畏懼于天. 況周鼎非發問之端, 宮豈偸安之所.

 

너의 극악무도함이 극치에 이르렀다

不知爾意終欲奚爲, 汝不聽乎? 道德經: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又不聽乎? 春秋傳: “天之假助不善, 非祚之也, 厚其凶惡而降之罰.”

今汝藏奸匿暴, 惡積禍盈, 危以自安, 迷以不復, 所謂燕巢幕上, 漫恣騫飛, 魚戲鼎中, 卽看燋爛.

 

실력파 장수들과 널 정벌하러 모였다

緝熙雄略, 糾合諸軍, 猛將雲飛, 勇士雨集, 高旌大旆, 圍將楚塞之風, 戰艦樓船, 塞斷吳江之浪. 陶太尉銳於破敵, 楊司空嚴可稱神. 旁眺八維, 橫行萬里, 旣謂廣張烈火, 爇彼鴻毛, 何殊高擧泰山, 壓其鳥卵. 卽日金神御節, 水伯迎師, 商風助肅殺之威, 晨露滌昏煩之氣. 波濤旣息, 道路卽通, 當解纜於石頭, 孫權後殿, 佇落帆於峴首, 杜預前驅. 收復京都, 剋期旬朔.

 

지금이라도 뜻을 돌린다면 살려는 드릴게

但以好生惡殺, 上帝深仁, 屈法申恩, 大朝令典. 討官賊者不懷私忿, 諭迷途者固在直言. 飛吾折簡之詞, 解爾倒懸之急, 汝其無成膠柱, 早學見機, 善自爲謀, 過而能改. 若願分茅列土, 開國承家, 免身首之橫分, 得功名之卓立. 無取信於面友, 可傳榮於耳孫. 此非兒女子所知, 實乃大丈夫之事. 早須相報, 無用見疑.

 

막장으로 갈 경우 완전히 아작나갔어

我命戴皇天, 信資白水, 必須言發響應, 不可恩多怨深.

或若狂走所牽, 酣眠未寤, 猶將拒轍, 固欲守株, 則乃批熊拉豹之師, 一麾撲滅, 烏合鴟張之衆, 四散分飛. 身爲齊斧之膏, 骨作戎車之粉, 妻兒被戮, 宗族見誅. 想當燃腹之時, 必恐噬臍不及. 爾須酌量進退, 分別否臧. 與其叛而滅亡, 曷若順而榮貴.

但所望者, 必能致之, 勉尋壯士之規, 立期豹變; 無執愚夫之慮, 坐守狐疑. 某告.

 

 

 

 

 

 

해석

 

시기를 잘 판단하라

 

廣明二年七月八日, 諸道都統檢校太尉某, 黃巢.

광명 278일에, 제도도통검교태위(諸道都統檢校太尉)인 나는 황소(黃巢)에게 고한다.

 

夫守正修常曰: ‘’,

무릇 바른 걸 지키고 떳떳함을 수행하는 걸 ()’라 하고

 

臨危制變曰: ‘’,

위험에 임박해 변통함으로 제어하는 것을 ()’이라 하니,

 

智者成之於順時, 愚者敗之於逆理.

지혜로운 이는 시기에 순응하는 데서 이루고 어리석은 이는 이치를 어기는 데서 패한다.

 

然則雖百年繫命, 生死難期,

그러나 비록 생명은 운명에 메어 있어 살고 죽는 건 기약하기 어렵지만

 

而萬事主心, 是非可辨.

모든 일에서 주장하는 내심(內心)의 시비를 판별할 수 있으리라.

 

 

 

나의 정벌 명분

 

今我以王師則有征無戰,

이제 나는 왕의 군대로 말하자면 정벌(征伐)을 있을지라도 전쟁은 없을 것이고,

 

軍政則先惠後誅.

군사의 정치로 말하자면 은혜를 앞세우고 주벌(誅罰)은 뒤로 할 것이다.

 

將期剋復上京, 固且敷陳大信,

장차 수도상경(上京): ‘천자의 수도를 일컫는다.를 회복하길 기약하고 진실로 또한 큰 믿음을 펴서 진술하며

 

敬承嘉諭, 用戢奸謀.

공경하게 임금의 명가유(嘉諭): ‘아름다운 가르침이란 말로, ‘임금의 명령을 뜻한다을 받들어서고 간사한 꾀를 그치게 하리라.

 

且汝素是遐甿, 驟爲勍敵,

또 네가 본래 시골뜨기로 갑자기 힘센 도적이 되어

 

偶因乘勢, 輒敢亂常.

우연하게 기세를 타서 갑자기 감히 떳떳함을 어지럽혔다.

 

遂乃包藏禍心, 竊弄神器,

마침내 곧 그릇된 마음 품고 남 몰래 임금의 명령신기(神器): 제위(帝位) 승통(承統)을 표시하는 기물로, 옥새와 같은 것이다. 그래서 제위(帝位)’를 뜻하게 되었다.을 기롱했으며

 

侵凌城闕, 穢黷宮闈,

도성을 침범하여 능욕하고 궁실을 더럽혀

 

旣當罪極滔天, 必見敗深塗地.

이미 마땅히 죄는 하늘에 닿을 정도로 극심하니 반드시 심히 패하여 사라지리라도지(塗地): ‘피 같은 것을 땅에 발라 더럽힌다는 말로, 패배하여 사라진다는 뜻이다..

 

! 唐虞已降, 苗扈弗賓,

! 요순 때로부터 이미 시대가 멀어져 묘()나 호()묘호(苗扈): 고대의 부족인 유묘씨(有苗氏)와 유호씨(有扈氏)를 말한다. 유묘(有苗)는 삼묘(三苗)라고도 하는데, ()에게 복종하지 않자 순이 우()에게 명하여 토벌하게 하였으며, 유호(有扈) 역시 하우(夏禹)에게 반항하다가 우의 아들 계()에게 토벌을 당하였으므로, 후대에 반역자의 대명사로 쓰이게 되었다.가 복종하지 않았으니,

 

無良無賴之徒, 不義不忠之輩,

불량하고 무뢰한 무리들과 불의하고 불추한 무리들인

 

爾曹所作, 何代而無.

너희들이 하는 것이 어느 시대인들 없었으랴.

 

遠則有劉曜王敦覬覦晉室,

멀리는 유요(劉曜)유요(劉曜): 십육국(十六國) 시대의 흉노족 출신으로 한제(漢帝) 유연(劉淵)의 족자(族子)이다. 한제(漢帝) 유찬(劉粲)이 피살된 뒤에 제위(帝位)에 올라 국호를 후조(後趙)로 바꿨는데, 재위 9년 만에 석륵(石勒)에게 포로로 잡혀 이듬해에 죽음을 당하였다.와 왕돈(王敦)왕돈(王敦): 진원제(晉元帝) 때에 시중(侍中)과 대장군(大將軍)에 임명되었는데, 원제가 그의 권세를 억누르려고 하자 반란을 일으켜 원제를 가두고 스스로 승상(丞相)이 되었다. 나중에 무창(武昌)에 주둔하면서 제위(帝位)에 오를 야심을 품고 있던 중에, 명제(明帝)가 그를 토벌하라는 명령을 내리자 재차 반란을 일으켜 항거하다가 돌연 병사(病死)하여 육시(戮屍)를 당하였다.이 있어 진나라를 호시탐탐 엿보았고기유(覬覦): 분수에 넘치는 당치 않는 일을 바란다는 뜻이다.,

 

近則有祿山朱泚吠噪皇家

가까이는 안록산(安祿山)녹산(祿山): 안록산(安祿山)을 가리킨다. 당현종(唐玄宗) 천보(天寶) 14(755) 11월에 어양(漁陽)에서 20만 대군으로 반란을 일으켜 12월에 수도를 함락하고 이듬해 1월에 웅무황제(雄武皇帝)라고 칭하면서 국호를 연()으로 고쳤는데, 아들 경서(慶緖)에게 죽음을 당하였다.과 주차(朱泚)주차(朱泚): 당덕종(唐德宗) 건중(建中) 4(783)에 반란을 일으킨 경원절도사(涇原節度使) 요령언(姚令言)에 의해 황제로 추대되었으나, 이성(李晟)에게 패하여 도망치다가 부장(部將)에게 죽임을 당하였다.가 있어 당나라 황실에 짖어댔다.

 

彼皆或手握強兵, 或身居重任.

저들이 모두 혹은 손으론 강력한 병권을 장악했고 혹은 몸으로 중요한 임무를 맡아

 

叱吒則雷奔電走, 喧呼則霧塞煙橫.

으르렁거리면 우레가 내달리고 번개가 달리듯 했고 떠들면 안개가 막히고 연기가 뒤얽히듯 했다.

 

然猶暫逞奸圖, 終殲醜類.

그러나 잠시 간교한 도모를 다하더라도 마침내 추악한 부류에게 섬멸되었다.

 

日輪闊輾, 豈縱妖氛,

햇빛이 쨍하고 비추니 어찌 요사한 기운이 방종하겠으며,

 

天綱高懸, 必除兇族.

하늘의 그물이 높이 달려 있으니 반드시 흉악한 종족을 제거하리라.

 

 

 

너를 죽이러 온 세상이 도모하고 있다

 

況汝出自閭閻之末, 起於隴畝之間,

하물며 너는 평민 중에 천한 사람으로 태어났고 농민들 사이에서 일어나

 

以焚劫爲良謀, 以殺傷爲急務,

불 피우고 겁탈하는 것을 좋은 꾀라 여겼고 죽이는 것을 급선무로 여겨

 

有大愆可以擢髮, 無小善可以贖身,

머리카락 뽑을 정도의탁발(擢髮): 머리카락을 뽑는다는 말로, 지극히 많음을 뜻한다. 큰 허물만 있고 몸을 속죄할 만한 작은 선조차 없으니,

 

不唯天下之人皆思顯戮,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너를 죽여 시체를 보이려고현륙(顯戮): 예전에, 죄인을 죽여 그 시체를 여러 사람들에게 보이는 일을 이르던 말이다 생각할 뿐만 아니라,

 

抑亦地中之鬼已議陰誅.

또한 땅속 귀신도 이미 은밀히 죽일 것을 모의할 것이다.

 

縱饒假氣遊魂, 早合亡神奪魄,

가령 기는 빌렸지만 혼은 나갔고 일찍이 마땅히 정신은 사라졌고 넋은 빼앗기리라.

 

凡爲人事, 莫若自知.

일반적으로 사람의 일이란 스스로 아는 것만 못하다.

 

吾不妄言. 汝須審聽,

나는 망언하지 않으니 너는 반드시 살펴 들어라.

 

 

 

은혜를 원수로 돌려준 죄

 

比者我國家德深含垢, 恩重棄瑕,

근래에 우리나라는 덕이 깊어 허물을 품어주고 은혜가 중하여 티조차 잊어줘

 

授爾節旄, 寄爾方鎭,

너에게 칙사의 부신(符信)절모(節旄): 천자(天子)가 칙사에게 부신(符信)으로 주는 깃대를 말한다.을 주고 너에게 절도사의 권한방진(方鎭): 관찰사나 절도사(節度使)가 있는 진영(鎭營)을 가리킨다.을 부여해줬지만

 

爾猶自懷鴆毒, 不斂梟聲.

너는 오히려 스스로 짐독짐독(鴆毒): ()은 광동성(廣東省)에 사는 독조(毒鳥)이고, 짐독이란 짐새의 깃을 술에 감군 독을 말한다. 그러므로 해독(害毒)’이 심한 사람을 비유한 말이다.을 품고서 올빼미 소리효정(梟聲): 올빼미는 예부터 어미새를 잡아먹는다는 잘못된 믿음이 있어 불효조(不孝鳥)’로 알려졌으니, 천자의 은혜를 배반하는 소리를 질러댄다는 말이다.를 거두지 않아

 

動則齧人, 行唯吠主,

움직이면 사람을 물어뜯고 행동하며 오직 주인에게 짖어대네.

 

乃至身負玄化, 兵纏紫微,

곧 몸에 이르러 임금의 교화현화(玄化): 성스러운 덕과 교화를 일컫는다.를 저버리고 병사들은 자미성을 핍박하여

 

公侯則犇竄危途, 警蹕則巡遊遠地.

공후들은 위태로운 길로 요란하게 숨어버리고 물렀거라벽제하며경필(警蹕): 고대 천자가 출입할 때, 지나는 길에 행인을 없게 하는 행위인 벽제(辟除)를 말한다. 먼 지방으로 순행하며 유람하게 되었다.

 

不能早歸德義, 但養頑兇.

일찍이 덕의로 귀의할 수 없어 다만 완악하고 흉폭함만을 길렀지만

 

斯則聖上於汝有赦罪之恩,

이에 성상께서는 너에게 죄를 사죄하는 은혜가 있었음에도

 

汝則於國有辜恩之罪.

너는 나라에 은혜를 저버린 죄가 있다.

 

必當死亡無日, 何不畏懼于天.

반드시 마땅히 사망함에 얼마 가지 않으리니무일(無日): ‘며칠 남지 않음’, ‘오래가지 않음이란 뜻이다., 어찌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況周鼎非發問之端,

하물며 과거 제왕들주정(周鼎): 하우씨(夏禹氏)가 구주(九州)의 쇠붙이를 모아 주조(鑄造)했다는 구정(九鼎)을 말하는데, (), (), () 시대를 전해 내려오면서 천하를 차지한 제왕 혹은 왕조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보배로 여겨 왔다. 史記 卷12 孝武本紀/ 춘추 시대 초()나라 장왕(莊王)이 주나라 천왕(天王)의 자리에 뜻이 있었는데, 육혼(陸渾)의 부족을 공격하는 길에 주나라 국경에 이르러, 정왕(定王)의 사신에게 주정(周鼎)의 크기와 무게를 물어보았던 고사가 전한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宣公 3에게 물음을 낼 단서조차 아닌데,

 

宮豈偸安之所.

한나라 궁궐이 어찌 네가 구차하게 편안히 할 곳이겠는가.

 

 

 

너의 극악무도함이 극치에 이르렀다

 

不知爾意終欲奚爲, 汝不聽乎?

너의 뜻은 마침내 어찌하려는지 알지 못하겠으니, 너는 듣지 못했는가?

 

道德經: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도덕경(道德經)23장에서 회오리바람은 아침 내내 불지 못하며, 소나기는 종일토록 내리지 않는다라고 했으니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천지도 오히려 오래갈 수 없는데 하물며 사람은 오죽하겠는가.

 

又不聽乎?

또 듣지 못했는가?

 

春秋傳: “天之假助不善,

춘추전(春秋傳)에서 말했다. “하늘이 불선한 이를 가짜로 도와주는 것은

 

非祚之也, 厚其凶惡而降之罰.”

그에게 복을 주는 게 아니라 흉악함을 쌓도록 하여 벌을 내리려 해서다.“

 

今汝藏奸匿暴, 惡積禍盈,

이제 너는 간사함을 품고 포악함을 숨겨 악함을 쌓고 나쁨을 채워가면서도

 

危以自安, 迷以不復,

위험한 것을 스스로 편안히 여기고 미혹된 것을 회복하려 하지 않으니,

 

所謂燕巢幕上, 漫恣騫飛,

이른바 제비는 막사 위에 둥지 틀어 불이 났는데도 방자하게 날아다니고,

 

魚戲鼎中, 卽看燋爛.

물고기가 솥 속에서 장난치는데 곧 삶아진 걸 보리라라는 것이다.

 

 

 

실력파 장수들과 널 정벌하러 모였다

 

緝熙雄略, 糾合諸軍,

나는 웅혼한 계략을 계속하여 밝혔고 여러 군대를 규합했으니,

 

猛將雲飛, 勇士雨集,

용맹한 장수는 구름처럼 날고 용감한 군사는 비처럼 모여

 

高旌大旆, 圍將楚塞之風,

높이 솟은 깃발과 큰 기가 초나라 변방초새(楚塞): 오강(吳江)을 말하며, 당시 고병이 회남절도사였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의 바람을 에워싸고

 

戰艦樓船, 塞斷吳江之浪.

전함과 누선이 오강의 물결을 막아 끓으리라.

 

陶太尉銳於破敵,

나는 진나라 태위인 도간陶太尉: 東晉을 중흥한 명장 陶侃을 가리킨다. 侍中太尉를 역임하고, 荊州 8軍事都督하며, 張昌, 陳敏, 杜曾, 蘇峻, 郭默 등의 반란군을 차례로 격파하여 평정하였다.처럼 적을 격파하는데 날쌔고

 

楊司空嚴可稱神.

() 나라 양소(楊素)처럼 엄하여 신이라 일컬어질 만하다.

 

旁眺八維, 橫行萬里,

널리 팔방을 돌아보고 만 리를 두루 다녀

 

旣謂廣張烈火, 爇彼鴻毛,

이미 퍼져가는 맹렬한 불이 저 기러기의 털을 태운다할 만하니,

 

何殊高擧泰山, 壓其鳥卵.

어찌 높이 태산을 들어 새알을 누르는 것과 다르겠는가.

 

卽日金神御節, 水伯迎師,

이날엔 가을신금신(金神): 오행(五行)의 금()은 계절상 가을에 해당되므로, 금신이란 가을신을 말한다.이 계절을 제어하며 수신이 군사를 맞이하며

 

商風助肅殺之威,

서풍상풍(商風): ()ㆍ상()ㆍ각()ㆍ치()ㆍ우() 오성(五聲) 중에 상성(商聲)은 금성(金聲)에 해당하며, ()은 또한 서방(西方)으로서 가을에 해당하므로 가을의 서풍을 가리킨다.이 불어 숙살의 위엄숙살(肅殺): 가을기운이 초목을 말라죽게 한다는 말이다.을 도와주고

 

晨露滌昏煩之氣.

새벽이슬이 혼미하고 번거로운 기운을 씻어주니

 

波濤旣息, 道路卽通,

파도는 이미 조용하고 도로는 이미 통하여

 

當解纜於石頭, 孫權後殿,

마땅히 석류에서 닻줄을 풀 적에 손권이 후미부대로 있고

 

佇落帆於峴首, 杜預前驅.

현산(峴山)에 돛을 내릴 적에 두예에 앞에서 몰아준다.

 

收復京都, 剋期旬朔.

그러니 수도를 수복함에 10일이나 한 달이면 기약할 수 있으리라.

 

 

 

지금이라도 뜻을 돌린다면 살려는 드릴게

 

但以好生惡殺, 上帝深仁,

다만 살리길 좋아하고 죽이길 미워하는 건 상제의 깊은 인자함이고

 

屈法申恩, 大朝令典.

법에 굴복하고 은혜를 펴는 것은 크나큰 조정의 아름다운 법이로다.

 

討官賊者不懷私忿,

공공의 적을 토벌하는 사람은 사적인 분함은 품지 않을 것이고,

 

諭迷途者固在直言.

길을 헤매는 이를 깨우치는 사람은 진실로 직언을 하여야 한다.

 

飛吾折簡之詞, 解爾倒懸之急,

나는 짧은 편지절간(折簡): 가운데를 접은 짧은 편지를 말한다.의 말을 날려 너의 거꾸로 달려 있는 위급함을 풀어주려는 것이니,

 

汝其無成膠柱, 早學見機,

너는 고지식하게 말고 일찍이 기미 보는 방법을 배워

 

善自爲謀, 過而能改.

잘 스스로 도모한다면 잘못 있더라도 고칠 수 있으리라.

 

若願分茅列土, 開國承家,

만약 땅을 나누어줘 나라를 개국하고 가업을 계승하여

 

免身首之橫分, 得功名之卓立.

몸과 머리가 댕강 나눠지는 걸 면하고 공명을 우뚝히 세우길 원한다면,

 

無取信於面友, 可傳榮於耳孫.

겉으로만 친한 이면우(面友): 겉으로만 사귄 사람을 말한다.의 믿음을 취하지 않아야 영화로움을 후손이손(耳孫): 현손(玄孫)의 증손(曾孫)이나 현손의 아들을 일컫는 말이다.에 전할 수 있을 것이다.

 

此非兒女子所知, 實乃大丈夫之事.

이것은 아녀자가 알 바가 아니고 실로 대장부의 일이니,

 

早須相報, 無用見疑.

일찍이 서로 알려야 할 것이지 의심 당할 필요는 없다.

 

 

 

막장으로 갈 경우 완전히 아작나갔어

 

我命戴皇天, 信資白水,

나의 명령은 천자의 하늘을 이고 믿음은 흰 강에 의지하였으니,

 

必須言發響應, 不可恩多怨深.

반드시 말을 하면 메아리처럼 응할 것이고 은혜는 많고 원한은 깊지 않을 것이다.

 

或若狂走所牽, 酣眠未寤,

만약 미쳐 날뛰는 것에 이끌려서 취하여 잠든 나머지 깨지 못하고서

 

猶將拒轍, 固欲守株,

오히려 장차 사마귀가 수레 막듯 하고 진실로 그루터기 지켜 토끼 잡듯 한다면변통할 줄을 알지 못한 채 요행수만을 바라며 고집하는 것을 말한다. 한 농부가 밭을 갈고 있을 적에 토끼 한 마리가 달아나다가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서 목이 부러져 죽자, 이때부터 일손을 놓고는 그 그루터기만 지켜보며 토끼가 다시 오기를 기다렸으나 토끼는 끝내 다시 오지 않았다는 守株待兔의 고사가 韓非子』 「五蠹에 나온다.,

 

則乃批熊拉豹之師, 一麾撲滅,

곧바로 곰을 잡고 표범 잡는표범처럼 변할 것이요: 周易』 「革卦 上六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君子豹變].”라는 말이 나온다. 어린 표범이 자라면서 털 무늬가 점점 빛나고 윤택해지는 것처럼, 사람이 改過遷善하여 一新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군대가 한 번에 휘둘러 박살내고 없애리니,

 

烏合鴟張之衆, 四散分飛.

까마귀처럼 모이고 솔개처럼 펼쳐지던치장(鴟張): 올배미가 날개를 편 것처럼 사나운 위세를 떨친다는 말이다. 대중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나눠지리라.

 

身爲齊斧之膏, 骨作戎車之粉,

몸은 날카로운 도끼의 기름이 될 것이고 뼈는 전쟁의 수레의 가루가 될 것이며,

 

妻兒被戮, 宗族見誅.

처자식들은 도륙당하고 친척들은 주살 당할 것이다.

 

想當燃腹之時, 必恐噬臍不及.

생각건대, 동탁(董卓)의 배꼽에 불을 피우던연복(燃腹): 한나라 동탁(董卓)이 죽자 군사들이 그의 배꼽에 불을 켰더니, 살의 기름으로 3일 동안이나 탔다고 한다. 시기에 당도하여 반드시 후회할까서제불급(噬臍不及): ‘노루가 배꼽의 사향 때문에 사람에게 잡힌 줄 알고 배꼽을 물어뜯으려 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는 말로, ‘후회하여도 이미 늦었다는 말이다. / 유의어 서제먹급(噬臍莫及) 두렵다.

 

爾須酌量進退, 分別否臧.

너는 반드시 진퇴를 헤아려 좋은 일인지, 아닌지부장(否臧): ()과 악(),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맗나다.를 분별하라.

 

與其叛而滅亡, 曷若順而榮貴.

배반하여 멸망하기보단 어찌 순응하여 영화롭고 귀하게 되는 것만 하겠는가.

 

但所望者, 必能致之,

다만 바라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으리니,

 

勉尋壯士之規, 立期豹變;

장사의 법로 착하게 변하길 서서 기대하길표변(豹變): 표범의 무늬가 뚜렷하고 아름다운 것같이 사람의 성행(性行)이 갑자기 착해지는 것을 말한다. 힘껏 찾아야지,

 

無執愚夫之慮, 坐守狐疑.

어리석은 생각으로 앉아 여우같은 의심만 지키길호의(狐疑): 여우처럼 의심이 많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고집해선 안 된다.

 

某告.

아무개는 고한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문학통사

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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